[인터뷰] 나가타 토요오미 리츠메이칸대학 총장

최근 일본 언론과 많은 전문가들은 일본 사립대학들이 위기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급속도로 진행된 저출산 현상으로 학생수가 줄면서 등록금으로 재정을 충당해야 하는 사립대학들, 그 중에서도 도쿄 외부에 위치한 사립대학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지방의 사립대학' 중에서도 전통 있는 명문대학으로 손꼽히는 리츠메이칸대학의 나가타 토요오미 총장이 지난 8일 동서대에서 열린 세계대학 총장회의에 참석차 부산을 방문했다. 나가타 총장을 만나 일본 사립대학이 안고 있는 재정 문제 등에 대해 들었다. - 일본 사립대학의 현실은 어떤가. 일본 고등교육에서는 국립대학이 사립대학보다 우선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립대학이 일본 고등교육의 주류라는 것은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국립대학을 발전시키는 것이 다른 대학들과 함께 발전시키는 것보다 쉽고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은 지금 변화하고 있다. 일본 사립대학은 젊은 세대의 50%를 배출해 내고 있다. 이 점을 미루어 보면 사립대학도 일본 사회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을 예로 들겠다. 한강의 기적이 서울대 출신만으로 가능했다고 생각하나? 당연히 그렇지 않다. 일본의 성장에 있어서도 도쿄대 출신만이 기여한 것은 아니다. 일본의 성장은 와세다대학, 게이오대학, 리츠메이칸대학과 같은 훌륭한 사립대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또 이들 대학은 국립대학과의 경쟁에 있어 최근 들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 국립대 법인화를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지난 2004년 국립대학들이 전면 법인화되면서 정부의 지원이 줄어들고 있다. 경쟁에 있어 유리한 입장에 있었던 국립대학들의 조건이 사립대학들과 비슷해지고 있다. 결국 일본 내 국립대학과 사립대학 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내의 경쟁만은 아니다. 일본 대학들에 있어서 경쟁 대상은 이제 더 이상 일본 내 대학들만은 아니게 됐다. 국제화는 각 국가의 대학들을 경쟁하게 만든다. 일본 사립대학들은 이제 일본 내 국립대학을 넘어서 미국이나 영국 등의 명문대학들과의 경쟁에 나서야 한다." - 최근 들어 일본 사립대학들이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적어도 우리 대학에서는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지 않다. 정확히 말해 재정난을 호소하는 것은 일부 사립대학이라고 본다. 또 일본 사립대학들만이 학생난이나 재정난을 호소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는 3천개의 대학이 있고, 그 대학 중에서 파산하는 일부 대학이 있다. 유럽은 어떤가? 유럽 역시 일부 엘리트 대학만이 건재하고 있다. 마찬가지다. 일본에서도 일부 사립대학들이 파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정이 튼튼한 사립대학의 경우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 리츠메이칸대학의 경우 도쿄 밖에 위치한 이른바 지방대학이다. 특별히 지방 사립대학으로서의 생존전략이 있다면. "대학의 효과적인 생존전략은 딱 한 가지다.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대학이 되면 된다. 모든 편의시설이 집중된 도쿄에 위치하지 않은 리츠메이칸대학에는 분명 불편한 점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도쿄에 위치하지 않기 때문에 가진 장점도 있다. 리츠메이칸학원에는 리츠메이칸대학과 함께 리츠메이칸아시아태평양대학이 있다. 이 대학은 도쿄에 위치하지 않은 대신 아시아 대륙과 가장 가까운 규슈에 자리하고 있다. 아시아 대륙과 가깝기 때문에 아시아의 어느 나라든 오갈 수 있다. 그 점을 착안해 아시아에 대한 지역학을 중심으로 대학을 운영한다. 스리랑카인을 이 대학 부총장(몬테 카삼 부총장)으로 삼은 것도 그 때문이다. 관건은 '대학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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