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신입생 일부 이전계획에 학생 반발

연세대(총장 김한중)가 2012학년도 입학하는 사회과학대학(사과대) 신입생들을 국제(송도)캠퍼스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해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연세대에 따르면 내년부터 사과대 신입생 중 일부를 국제캠퍼스에서 생활하게 하는 내용이 논의되고 있다. 사과대 측은 기숙사 일체형 캠퍼스인 ‘레지덴셜 칼리지(Residential College)’ 방식의 수업으로 학생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과대 학생회는 지난 25일 ‘사과대 일부 송도 이전 반대’를 주장하며 전면 거부에 나섰다. 학생회가 주도한 반대 서명에는 사과대 전체 학생 1700여명 중 절반이 넘는 900명 가량이 참여했다.

임경지 사과대 학생회장은 “대학 측이 일방적으로 실시한 학부제 실패로 학생들이 고통받은 전례가 있는데 또 독단적으로 (송도 이전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30일 열린 연세대 입학설명회에서 촉발됐다. 당시 입학전형을 설명하던 김동노 입학처장이 “2012년 사과대 일부 학과 신입생들이 국제캠퍼스에서 교양 수업을 듣게 될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단과대학과 대학 본부가 검토 중인 방안이 입학설명회를 통해 외부로 드러난 셈. 하지만 학교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사과대 학생들이 이달 초 김용학 사회과학대학장에게 긴급 면담을 청해 진위를 물었으나 김 학장은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학장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송도 이전을 검토 중임을 인정했다. 그는 “경쟁시대를 맞아 사과대의 정체성을 고찰해보자는 취지”라며 “국제캠퍼스로 일부 학과 과정을 이전하면 본부 지원을 많이 받아 ‘프리미엄 교육’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이런 학교측 구상도 비판했다. 서승규 사과대 부학생회장은 “학교가 신입생들을 기숙사에 몰아넣고 선후배간 관계를 단절시키려 한다. 학생 공동체문화를 사라지게 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사과대 학생회는 단과대학 건물 앞 광장에서 천막농성을 준비하고 있다. 내달 1일에는 사과대 학생총회를 열어 신입생 송도 이전 반대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당초 국제캠퍼스 설립을 추진하면서 신입생이 1학년 때는 국제캠퍼스에서, 전공이 결정되는 2학년 때부터 신촌캠퍼스에서 생활하는 방안을 내놨으나 반대에 부딪치자 이를 철회했었다.

이연희 인턴기자 bluepress@un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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