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단과의 결별 등 여러 가지 학내외 문제가 정리된만큼 이제는 대학 내실화에 역점을 둘 방침입니다"

11일로 총장추대 1백일을 맞는 강만길 상지대 총장은 대학 내실화를 위해 전공분야의 전문지식은 물론 남북화해와 평화통일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인간육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한다.

상지대는 최근 '상지비전 GENS21'이라는 대학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 캠퍼스 종합 정보 시스템 구축 및 지역연대의 종합프로그램을 마련해 중부권 최고대학으로 발돋움을 서두르고 있다.

강 총장을 만나 상지대 내실화와 특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총장추대 1백일이 지났다. 특별한 감회라면.

"대학에서 정년을 다하고 2년 뒤 갑자기 총장직을 제의받고 망설임도 없지않았으나 40년 동안의 교단생활을 마무리하고 마지막으로 봉사한다는 심정으로 총장을 맡았다.

전임 김찬국 총장, 한완상 총장께서 대학 발전을 위해 많은 업적을 남겨, 사실 부담스러운 점도 있었 다. 그러나 그 분들의 업적을 바탕으로 훌륭한 대학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일념으로 지난 3개월을 보낸 것 같다.

대학에 직접 와보니 당초 생각보다 많이 안정됐고 발전 가능성도 크다는 것을 느꼈다"

-. 90년대 중반 학내 민주화 이후 대학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와 발전을 가지고 온 줄 안다.

"상지대는 교수와 학생들이 주인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국내 대학 중 가장 민주적으로, 가장 투명하게 운영되는 대학이다. 최근 교육부에서 등록금 책정·심의 과정에 학부모와 학생대표를 참여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우리 대학의 경우 이미 그렇게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 구재단과의 관계 등으로 대학 내 잡음도 많았지만 이런 문제가 정리돼 가면서 질서도 잡혀가는 단계다. 대학의 운영과 경영에 있어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이제는 대학으로서 그 본연의 내실을 다져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 대학발전을 위해 어떤 부문에 역점을 둘 계획인가.

"지방문화 발전의 모체는 그 지역의 대학이며 따라서 지방대는 지방문화의 중심지가 돼야한다. 우선 지방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대학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며 이와 더불어 세계적인 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학문의 방향 역시 세계적 추세로 가야하며 21세기는 20세기 민족사와 크게 다르다. 20세기가 식민지, 분단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평화로운 통일시대를 맞이하는 시대다.

따라서 기성세대와는 다른 민족문제를 평화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인간육성이 교육의 기초가 돼야하며 이는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높은 지식과 기술을 갖추는데서 시작된다.

평화통일, 환경문제, 민주주의 등 3가지 교육에 중점을 두고 이에 맞는 커리큐럼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며 관련학과 개설을 적극 추진, 전문가 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 구재단과 관선이사 체제로 갈등의 골이 깊었는데.

"대학재단은 공공자산이지 사학 개인 소유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학도 기업과 마찬가지로 소유와 운영이 분리돼야하며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전문경영인도 도입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설립자만이 대학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설립자는 사회환원 차원에서 대학을 설립한 것이며 학원을 사유시하는 것은 학문의 취지에도 어긋난다.

기업가들과는 달리 재단 사학 설립자는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는 것이다.

이제 상지대는 구재단과의 관계정리로 주인없는 대학이 이니라 모두가 주인인 대학, 가장 민주적인 대학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다"

-. 대학발전을 위한 중장기 계획과 특성화 방안은.

"앞서 말했듯이 당분간 대학의 내실화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교육 공간확보가 급선무다. 올해 한의과대, 남학생 기숙사, 자연과학대 등 3개 건물을 신축할 계획이다.

교육 내적 측면에서는 지방대의 특성을 살려나갈 계획이다. 강원지역의 경우 남북접경지역인만큼 평화통일과 관련된 학문을 특성화를 시켜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21세기는 환경문제가 최우선이라는 인식하에 환경을 중심으로 정보화와 한의학 분야 등을 특성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대학의 비전 '상지 GENS21'은 Glocalization, Environment, Network, Sangji의 함축어로 환경친화주의, 세계속의 지역대학 등을 뜻한다"

-. 지역사회와 연대는 어떻게 가져갈 계획인가.

"상지대는 원주시민들의 대학이 되어야 하 만큼 지역의 선구적인 대학으로 성장하겠다. 전임총장들이 이런 기반들을 확고히 구축해 놔 그 바탕 위에서 조금만 노력하면 좋은 결과를 거둘 것으로 본다.

좁게는 원주 시민사회가 넓게는 전체 시민사회가 우리대학을 자기 대학으로 알고 아끼고 도와주는 일이 중요하며 우리대학 역시 원주사회를 위해 봉사해야 할 것이다.

2백여명의 교수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은 얼마든지 많다. 구체적인 사업은 차츰 세워나갈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총장님의 교육철학이라면.

"지금 가르치는 학생은 우리와 같은 세대가 아니고 다음세대를 살아 가야할 사람들이다. 따라서 기성세대가 기준이 되는 교육은 곤란하다. 기성세대와 같은 가치관으로 키워야 된다는 발상은 상당히 위험하다.

올바른 민족관과 세계관을 가진 사람으로 우리와는 다른, 미래지향적인 사람들로 키워야 한다. 냉전과 분단보다는 화해와 통일을 담당할 수 있는 인간을 육성 해야 한다"

<만난사람 김광언 편집국장 정리 최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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