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꾸앙쉐이 VELT프로그램 단장(산동상업직업기술학원 당위서기)]

“한국 전문대학의 가장 부러운 점은 활발한 산학협력입니다. 학내의 실습 공간 역시 중국보다 잘 마련되어 있고요. 하지만, 학생 취업률 면에서는 산업계의 수요가 충분한 중국 전문대학이 더 뛰어난 부분이죠.”

중국 전문대학 총장·부총장 18명이 전문대교협이 주관한 ‘리더십 역량 강화교육’(이하 VELT프로그램)을 위해 3주 일정으로 지난 23일 방한했다. 방한 나흘 째 만난 마꾸앙쉐이 단장(산동상업직업기술학원 당위서기)<사진>에게 중국 전문대학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자 한국 전문대학과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큰 단위의 숫자들로 설명을 시작했다.

“중국에는 한국보다 9배정도 많은 1256개의 전문대학이 있습니다. 이중에 90% 이상은 공립이기 때문에 국가가 직업교육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죠. 규모 면에서는 한국 전문대학과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매년 300만명 가량의 졸업생이 배출되며, 현재 전문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은 900만명 정도입니다. 한국에서는 재학생 수 6000명 이상이면 대형대학이라고 불리지만 중국은 가장 작은 대학이라도 재학생이 1만명을 넘습니다.”

마 단장이 생각하는 한국 전문대학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일까?

“한국 전문대학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으로는 ‘산학협력’을 들 수 있습니다. 3주 연수 일정동안 가장 많이 공부하고 벤치마킹하고 싶은 부분 역시 산학협력이죠. 둘째로는 훌륭한 실습공간입니다. 특히 어제 재능대학을 견학할 때 봤던 비행기 기내를 그대로 본 따놓은 항공운항과 실습실은 인상적이었습니다. 반대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취업률’입니다. 중국만큼 산업계의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지만, 대학의 커리큘럼이 정말 실용적인가에 대해서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중국에도 한국의 교육역량강화사업이나 WCC사업처럼 대학을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느냐고 물었다.

“중국의 교육국에서는 매년 전문대학의 재정상태 및 종합실력을 평가해 상위 100개 대학을 선정합니다. 선정된 대학에게는 중앙정부, 성(省)정부 등에서 대학 당 약 3000만위엔(한화 약 50억원) 가량을 지원합니다. 교육국이 100개 대학을 선정해 발표하는 이유는 다른 대학에 모범이 되는 선도대학의 의미가 큽니다. 선도적 역할을 요구한다는 의미에선 교육역량 강화사업보다는 한국의 WCC사업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한국 전문대학들이 계열별 혹은 학과별 특성화보다는 학생을 많이 모으기 위한 백화점식 학과구성으로 특성화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말하자, 마 단장은 “우리 역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중국 역시 학과가 많아지고 전공이 다양해지면서 전문성을 잃어버리고 있다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소도시나 시골에 자리한 전문대학의 경우 해당 지역의 교육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양적팽창이 불가피한 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부 역시 100개의 우수대학을 선정할 때 3-4개의 과목은 특성화 전공으로 내세워서 신청하게 하는 등 전문대학 각각의 특성화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말미 마 단장은 한국 전문대학과 중국 전문대학이 서로 윈윈(win-win) 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한·중 국제직업전문대학'을 설립하고 제안했다.

“한국학생과 중국학생이 함께 공부하는 한·중 국제직업전문대학을 설립하는 것은 어떨까요? 설립한 후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진도 양국에서 모두 초빙하는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서로에 대한 언어·문화 등의 이해의 폭이 넓어질 뿐만 아니라 두 나라의 산업체에서 각각 원하는 기술개발도 훨씬 활발해 질 것입니다. 장소는 아무래도 한국 기업이 많고 땅값이 저렴한 중국 산동성(省) 지역이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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