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가 지난 1일 전문대학의 교육과정을 산업계의 요구에 맞게 개편할 목적으로 도입한 ‘산업수요 맞춤형 교육과정 지원 사업’ 선정대학 5개교를 발표했다.

선정된 부천·백석문화·동의과학·계명문화·대구산업정보대학 등 5개교는 “학령인구가 줄어들고 대학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학 및 학과 생존에 관한 고민이 컸다”며 “이번 선정계기로 학과의 경쟁력을 높이고 취업을 높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하지만 2년이라는 지원기간 및 과정이수형 자격증 도입에 대해서는 대학마다 다른 의견을 보였다.

유사한 사업에 대해 추진 중 = 부천대학 전자과는 ‘반도체 장비 운영 엔지니어’ 양성을 목표로 반도체산업SC 및 동부하이텍, 페어차일드코리아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SC란 인적자원 개발을 위해 산업계가 주도하는 사업자단체들이 구성한 협의체다. 인력 수급 및 교육훈련과 수요분석을 실시하며, 국가직무능력표준(NCS)를 개발해 표준화 된 직무능력을 갖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성홍석 전자과학과장은 “실사단이 와서 반도체 분야는 산업 수요 맞춤형 교육과정이 정말로 필요한 사업이라는 평가를 들었다”며 “전자과가 특별히 내세울 강점이 없다는 내부 의견이 나와, 동부하이텍과 공동 교보재 개발 등 유사한 내용의 산학협력을 계획하고 있었던 점이 사업선정에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반겼다.

동의과학대학 컴퓨터응용기계계열은 ‘기계·금형 산업 맞춤형 전문기술인력 양성’을 목표로 잡고 기계산업SC, 부산·경남 금형공업협동조합과 부산시 기계공업협동조합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형국 컴퓨터응용기계계열교수는 “그동안 산업체 전문가나 겸임교원을 자주 채용하면서 산학밀착도를 높여왔고 이렇게 맺어진 인연을 그대로 사업에 활용했다”며 “산업체에서도 기꺼이 교보재 연구 및 현장실습 지원 등을 돕겠다고 나섰다”고 말했다.

계명문화대학은 섬유산업SC와 지역 섬유업체들이 대부분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대구패션산업연구원과 컨소시엄을 맺었다. 대학은 이번 과정을 통해 학생들을 패턴메이킹, 패션디자인, 패션유통기획 등 3가지 분야의 전문가로 양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경혜 패션디자인과 교수는 “산업체에서 사용하는 패턴캐드나 텍스프로 10.0처럼 산업계가 많이 쓰고 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실습을 진행할 것”이라며 “기존의 전공의 교육과정을 어떻게 개편하는 것에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인서비스 계열에서 선정된 대구산업정보대는 한국피부미용능력개발협회와 컨소시엄을 맺고 사업에 지원했다. 학생들을 메디컬 스킨케어 전문가와 호텔·리조트 피부미용 전문가로 양성할 예정이다.

김정숙 피부건강관리과 학과장은 “사업 공고 전에 학내 자체적으로 대학 특성과 사업 평가를 실시해 1억 4천의 사업비를 받는 등 산업수요에 맞춘 교육과정 개발에 집중하고 있었다” 며 “해외 의료관광, 미용관광 등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문가를 원하는 수요도 함께 높아져 관련 산업체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려 한다”고 말했다.

백석문화대학은 스마트폰 콘텐츠 인력양성을 목표로 잡고 한국소프트웨어기술진흥협회(이하 소프트웨어 협회)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김경희 인터넷정보학부장은 “소프트웨어협회는 다른 대학의 컨소시엄에서 담당하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에 관한 조언뿐만 아니라, 단기 소프트웨어 교육과정 개발 및 교보재 개발에도 능하다”며 “협회의 교보재 및 교과과정 개발능력을 대학의 수업연한인 2년에 맞춰 만드는 것이 큰 숙제”라고 말했다.

교수님도 변하고 공부해야 할 것 = 사업에 선정되어 예산을 지원받는 대학들은 산업체 밀착형 교보재 개발과 함께 기존 교수들의 연수 부분을 강조한 점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장경혜 계명문화대학 교수는 “현장 전문가인 겸임교수들이 강의를 하는 동안 사업지원비를 이용해 기존 교수들은 연수를 통해 현장중심의 교과과정을 가르칠 준비가 된다”며 “2년이 지나도 계속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업인원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이형국 동의과학대학 교수는 “반별 당 수업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도 많고 생각도 많이 했지만 비용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며 “반 당 수업인원이 줄어들면서 수업의 질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격증 제도는 신중히 접근해야 = 선정된 대학들은 이번 사업이 과정이수형 자격증제도와 연결된다는 점에 흥미를 느끼면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또한 사업기간이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선정된 한 대학은 “과정이수형 자격증 제도는 합리적인 제도임에 분명하지만, 졸업생들의 역량이 확인된 후에 도입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에 시범도입하기 보다는 심사숙고하고 잘 다듬은 다음에 도입해야 자격증의 위상과 전문대학의 위상이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업지원기간에 대한 아쉬움도 나왔다.

김정숙 대구산업정보대학 교수는 “2년의 지원기간으로는 현재의 커리큘럼을 ‘환골탈태’시키기에는 부족하다”며 “졸업생이 나오고 완전히 정착하기 위해서는 3년 이상의 지원기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사업기간 및 예산은 지금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교과부 전문대학과 오응석 사무관은 “전문대학의 수업연한이 2년이 많기 때문에 2년간 지원하는 것”이라며 “2년이 자나서 높아진 수업의 질 및 취업률 상승을 목격하게 되면 다음에는 대학 스스로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선정된 5개 대학은 6월 중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컨설팅을 받은 후 최종 사업계획 및 세부사항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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