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여학생을 성추행한 고려대 의대 남학생들을 출교 조치해야한다는 학내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단순히 처벌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3일 유지영 고려대 부총학생회장(정치외교학과 4)은 “현재 알려진 사실이 모두 진실이라면 가해 학생들을 엄중히 처벌해야겠지만 우선 신중해야 한다”며 “대학 당국은 처벌 자체를 넘어 어떻게 하면 이 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을 지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해 학생들에게 반성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고려대 이현주씨(언론학부 4)는 “성범죄 관련 기록이 남는 것으로 이미 어느 정도 사회적인 처벌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며 “출교 조치는 가해 학생들의 사회 진출을 전면 차단하는 일이다. 따끔하게 징계는 하되 사회에서 매장되지 않도록 처벌 수위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환씨(경영학과 3)도 “가해 학생들에게 자숙할 기회를 준 뒤 진심으로 반성한다면 복귀할 수 있는 길을 남겨줘야 한다”며 “다만 비슷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일정 수준 이상의 징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고려대 의대 남학생 3명은 지난달 21일 경기도 가평으로 학과 동아리 단합대회를 떠났다 만취한 동료 여학생 A씨를 성추행했다. 3일 오전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상당수 고려대 재학생들은 “가해 학생들을 출교 조치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현희·박준범·박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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