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의결사항, 총장은 “이사회 보고 후 실행”

KAIST가 혁신비상위원회(혁신위)의 의결사항 시행 여부를 놓고 갈등을 겪는 가운데, 대학본부 입학처 홈페이지(admission.kaist.ac.kr)에 등록금제도 개선 등을 홍보하는 공고문이 올라와 내부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KAIST에 따르면, 이 대학 입학처는 최근 홈페이지에 ‘2012학년도 KAIST 이렇게 달라집니다’란 제하의 공고문<사진>을 띄웠다. 세부적으로는 △재학생 등록금제도 개선 △전 과목 영어강의 탄력 운영 △새내기 지원프로그램(상담·멘토링·튜터링 등) 활성화 △브릿지 프로그램(Bridge Program) 강화 등을 약속하는 내용이다.

이 가운데 재학생 등록금제도 개선이나 영어강의 탄력 운영은 모두 혁신위 의결사항이다. 서남표 총장은 이에 대해 ‘이사회 보고 후 실행’ 입장을 내세우고 있어, ‘즉각 실행’을 주장하는 교수협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학처가 이 같은 공지를 통해 예비 신입생에게 제도 개선을 약속해 내부 논란이 일고 있다. 한 KAIST 교수는 “이사회 보고 후 실행하겠다고 하더니, 왜 입학처에서 확정된 것처럼 공지를 하느냐”고 말했다.

교내 학생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한 학생은 “입학처에 들어가 보니 팝업창이 재미있다”며 “만약 총장님이 (혁신위 의결사항을 즉각 실행하겠다는)합의서를 어기시면 입학 희망자까지 우롱한 게 되겠다”고 비꼬았다.

심지어는 서남표 총장이 2012학년 입학생부터 개선된 제도를 적용하고, 재학생은 현 제도를 유지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자연과학대학의 한 교수는 “입학처 홈페이지에 올라왔으면 2012학년부터 제도개선을 시행하겠다는 것 아니냐”라며 “기존 재학생들에겐 개선된 제도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 같다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회준 입학처장은 “제도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해 그렇게 공고한 것”이라며 “만약 개선된 제도를 시행한다면 재학생까지 다 포함하지, 2012학년 신입생만을 대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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