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전공제·졸업준비금 문제 등 학교측 미온대처로 상황악화

한국외대 서울캠퍼스와 용인캠퍼스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복수전공제도 등으로 표면화 된 양 캠퍼스 간 갈등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수년전부터 제기되온 갈등이 최근에는 졸업준비금 문제로 양 캠퍼스 총학생회는 물론 학생들 간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학교 측의 미온적인 대처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한국외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복수전공제를 둘러싸고 지난해 말부터 분-본교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용인캠퍼스 학생은 8학기까지 평점 2.5점(11학번 부터는 3.0점)을 넘으면 서울캠퍼스에서 복수전공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용인캠퍼스의 복수전공자 수가 200~300명에 이르면서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전공자들이 수강신청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수년전부터 수업권이 침해받아왔다"고 주장하고있다. 더구나 용인캠퍼스 학생도 이 제도를 이수하면 서울캠퍼스 졸업장이 발급돼  복수전공이 ’학벌세탁‘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수년전부터 제기돼왔다.

여기에다 지난달부터는 졸업준비금 환불논란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졸업대상자들이 졸업준비금을 내면 그에 필요한 졸업앨범, 기념품 제작, 가운 대여, 기타 경비를 충당한다. 그리고 졸업앨범 미촬영자에게 일정 금액을 환불하는 시스템이다. 

복수전공한  용인캠퍼스 학생들이 양 쪽 캠퍼스에서 이중으로 졸업앨범을 촬영하거나 서울캠퍼스에서 촬영해 환불금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다. 환불금을 받지 못한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학내 커뮤니티에 지속적으로 이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이들은 “용인캠퍼스 학생들로 인해 수업권을 침해당하는 상황에서 환불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타나냈다. 

학생들 간 학내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전개되던 논쟁이 최근들어서는 총학생회 간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에서는 “올해부터 전입한 복수전공자들의 졸업준비금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에서 절대 환불할 수 없다”고 공지했다. 용인캠퍼스 총학생회와 졸업준비위원회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용인캠퍼스 졸업준비위원회는 서울캠퍼스 건물에 대자보를 게재하면서 서울캠퍼스를 ‘이문동 캠퍼스’라고 비하하는 문구를 삽입, 파문은 더욱 확대됐다.

서울캠퍼스 학생들은 “왜 남의 학교에다가 대자보를 붙이느냐? 당장 대자보를 떼어 내겠다” 는 등의 격렬한 반응을 나타냈다. 복수전공 문제로 양 캠퍼스 학생들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대자보 문제는 사태를 더욱 악화 시키는 촉매가 됐다.   

양 캠퍼스간 갈등의 근본적 원인을 살펴보면 무엇보다도 학교측의 미온적인 대처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최소연(일본어과 3)씨는 “복수전공제도의 경우 원적 표기만 제대로 해도 갈등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제도의 문제가 양 캠퍼스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재곤(아랍어과 3)씨도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수렴을 한다고 하지만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수년전 부터 학내에서 제기한 대안이나 건의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영학과 행정실에 근무하는 한 학생은 “수년간 잠재돼있던 학내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으나 학교 측이 적절한 대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내 제도 개선을 계속 건의하고 있지만 묵살당하는 상황”이라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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