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반값 아니라도 낮아지는 계기 될 것”

반값 등록금 이슈가 연일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가운데 10일 서울 청계광장에는 3만명이 넘는 학생과 시민들이 모여 '반값 등록금 실현’의 촛불을 들었다.

이날 촛불집회에 모여든 다양한 연령대와 각계각층의 시민들은 “오늘의 집회로 지금 당장 반값 등록금이 실현되지 않더라도 등록금이 조금이나마 낮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 친구 5명과 함께 촛불집회 현장을 찾은 황지수양(이화여고1)은 “높은 등록금으로 고생하는 언니·오빠들에게 힘이 돼주고 싶어서 왔다”며 “아직 대학에 가려면 2~3년 정도 남았지만, 우리도 고액 등록금에 허덕이다 빚쟁이로 사회에 나오고 싶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학부모입니다. 등록금 부담 무겁습니다’라는 메시지를 손수 써온 장영식씨(55)는 “아들이 가톨릭대 1학년에 재학 중인데 등록금만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말했다. 그는 “고3인 둘째까지 대학에 입학하면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할 텐데 아이들에게 시작부터 짐을 안겨주는 것 같아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집회 현장에서 참가자들에게 주먹밥을 만들어 나눠주던 김옥분씨(59·가명)는 “지금의 살인적 등록금 수준이 계속되면 이 부담은 고스란히 내 자식과 손주들의 몫이 될 것”이라며 “반값 등록금까지는 아니더라도 등록금 인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넥타이 부대를 비롯한 직장인들도 퇴근길 발걸음을 멈추고 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회사원 장성호씨(44)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 자체가 살인적 등록금에 대해 사회적으로 깊이 고민해 볼 시기가 됐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시위가 당장 반값 등록금 실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해도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정책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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