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현장’ 이모저모

6.10 항쟁 24주년을 맞아 지난 10일 열린 대규모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는 3만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모여들었다. 집회 현장에서 만났던 따뜻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모았다.

■ “등록금 부담 덜어주지 못해 미안해” = 이날 촛불집회 현장에서 각종 사회단체들은 주먹밥, 생수 등을 무료 지원하며 대학생들을 응원. 특히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학부모 모임은 “등록금 부담을 덜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500개의 사과를 나눠줘 눈길. 이들은 “반값 등록금 실현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사과를 반으로 쪼개먹자”고 제안하기도.

■ 커플티 입고 시위나선 ‘부부 대학생’ = 촛불집회에는 고교생·임산부·외국인·장애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총집결. 특히 한 대학생 부부는 나란히 같은 옷을 입고 시위에 참가해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독차지. 이들은 “우리 둘 다 대학에 다니고 있어 등록금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현 정부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주길 바란다”고 강조.

■ “오늘은 MB 제적의 날” = 촛불집회 사회를 맡은 조우리 고려대 총학생회장은 “오늘은 MB 제적의 날”이라는 발언으로 시민들의 환호를 받기도. 조 회장은 “이 대통령은 이제 취임 4년차로 대학으로 치면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는 중”이라며 “그런데 MB정부의 업무수행평가는 30점, 국정운영 지지율은 24%로 F학점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오늘 집회의 부제는 ‘MB 제적의 날’”이라고 선언. 조 회장의 발언이 끝나자 시민들은 박수와 환호성으로 동의를 표시.

■ “아들에게 민주화 현장 보여주고파” = 마포구 주민 손석주씨(45)는 촛불집회 내내 열 한 살짜리 아들을 무등태우고 있어 눈길. 손씨는 “아들에게 민주화의 현장을 보다 생생하게 보여주고 싶었다”며 “24년 전의 6월 10일과 오늘이 얼마나 다른지, 이게 어떤 의미인지 아들도 알았으면 좋겠다”고 전언.

■ 촛불집회 현장 ‘말·말·말’ = 몇몇 시민들은 자신만의 개성이 넘치는 문구가 적힌 전단지, 피켓, 플래카드 등을 들고 촛불집회 현장에 나오기도. 서강대 동문들의 ‘나는 선배다’, 대학생 새내기를 포함해 자녀가 셋인 가장의 ‘산아 제한할 걸 잘못했어! 미친개는 때려잡으면 되지만 미친 등록금은 어이할꼬?’, 한 대학생의 ‘예수천국 명박지옥’, 인하대 학생들의 ‘등록금 인하’ 등의 구호에 집회 참석자들이 열열히 호응.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