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부산대·가톨릭대 등 아웃소싱

등록금 문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는 가운데 일부 대학은 셔틀버스 요금까지 내게 해 학생들의 부담을 늘리고 있다.

14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부산대·가톨릭대 등이 학생들에게 버스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성균관대와 가톨릭대는 버스 요금으로 현금 300원씩을 내야 한다. 부산대는 지하철역에서 캠퍼스까지는 450원, 캠퍼스 내에서는 350원을 내고 버스를 이용한다. 아웃소싱 방식의 이들 대학 학생들이 내는 요금은 운전기사 인건비와 버스 수리비 등으로 사용된다.

◀무료로 운영되는 연세대 셔틀버스.

1회 300원은 적은 돈이지만 1년간 버스를 이용하는 학생들의 돈을 합치면 억 단위의 금액이 된다. 성균관대의 경우 운전기사 7명의 1년 수입이 약 4천만원으로, 어림잡아 연간 2억 8천만원을 학생들이 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른 대학들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성균관대생 최원석씨(중어중문학과4)는 “천만원 가까운 등록금을 내는데 별도의 버스 요금을 내야하고, 천원짜리를 내면 거스름돈도 주지 않는다”며 “신입생 때 셔틀버스 요금을 내야 한다는 공지도 없었다. 학생들이 낸 요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공개가 안 돼 왜 요금을 내야 하는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부산대 졸업생 김인아씨(26)는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외부업체가 버스 요금을 올리려고 시도했다가 학생들이 반발해 올리지 않았다.버스를 무료로 타면 좋은데, 등록금이 오르는 요인으로 작용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서비스 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정수범 부산대 학원자주화추진위원장은 “지난해부터 버스업체 측이 기름값이 올랐다는 이유로 요금을 인상하려 하고 있다”며 “등교시간 배차 간격을 줄이는 등 서비스 면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들 대학은 예산상의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학교 직영으로 전환하더라도 결국 지원 예산이 학생 등록금에서 충당된다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수익이 나지 않고, 학교 직영으로 바꿀 경우 정규직 직원 7명을 채용해야 한다. 직영 전환이나 무료화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관계자는 “학교 직영이 되더라도 관련 지원 예산이 등록금에서 충당돼 결국 등록금 인상 요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른 대학들은 대부분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어 대비된다. 외부업체 직원을 고용해 버스 운영을 하더라도 예산을 학교 측이 부담하는 것이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버스 요금으로 각각 연간 2억원과 1억 8천만원 가량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또 연세대는 올해 차량 3대를 교비로 구입, 차량 관리와 안전 강화에 학교 측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

학생 복지를 위해 셔틀버스 운영을 직영 전환이나 무료화로 바꾼 대학들도 많다. 학교 직영으로 스쿨버스를 운영하는 삼육대는 버스 10대를 보유하고 있다. 권오성 삼육대 수송팀장은 “2003년 당시 전임 총장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감안, 복지 차원 서비스를 하자고 주장해 8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과기대와 서울여대는 각각 2003년과 2008년 버스 요금을 무료로 바꿨다. 전미현 서울여대 총학생회장은 “원래 요금 200원을 냈지만 학생총회에서 무료화를 요구해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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