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고사를 도입하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다. 적성고사는 고교 과정에서의 개념과 원리 이해도를 평가하는 필답형 시험이다. 올해 6개 대학이 도입하는 등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학들이 기존 논술이나 면접 전형에서 탈피하고 있는 것. 대학 관계자들은 학생들의 논술 전형 준비부담 완화, 다양한 적성을 지난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적성고사를 도입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같은 학교라도 캠퍼스에 따라 도입여부가 상반되는 현상도 보인다.

■ 올해 6개 대학 도입 등 증가 추세 확연 = 올해 대학 수시모집 전형에서 적성고사를 실시하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논술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지난해 47개에서 41개 대학으로 감소한 반면, 적성고사를 실시하는 대학들은 18개 대학에서 22개 대학으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 도입한 대학은 단국대 천안캠퍼스, 성결대, 중앙대 안성캠퍼스, 한국과학기술교대,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경북대 등 총 6개 대학이다. 광운대와 경성대는 올해 적성고사를 폐지했다.

해당 대학 관계자들은 논술과 면접전형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 완화, 다양한 적성과 소질을 지닌 학생 선발 등을 도입 이유로 들었다.

정성주 단국대 입학과 주임은 “고등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이 논술과 면접 전형 준비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의견들이 많았다”며 “논술과 면접 전형은 대학마다 방식이 상당히 다른 반면, 적성고사는 상대적으로 유형이 비슷하다. 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소질을 지닌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적성고사를 올해 처음 도입했다”고 말했다.

경기대는 지난해까지 수시 1차에서만 실시하던 적성고사를 수시 2차까지 확대 실시할 예정이다. 이광호 경기대 입학처장은 “논술이나 면접 전형에 비해 적성고사의 점수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며 “내신이 조금 낮은 학생들도 적성고사에서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이 적성고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각 대학의 전형 별 배점기준에 따라 상황이 다르지만 보통 적성고사에서 2~3문제를 더 맞출 경우 내신 1등급 정도 만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내신성적이 조금 낮더라도 만회할 기회가 있고 대학 입장에서는 다양한 소질을 지닌 학생들의 지원이 확대돼, 적성고사 도입은 앞으로도 증가할 전망이다.

■ 본교와 분교 등 캠퍼스에 따라 도입 여부 달라 = 적성고사 증가 추세와는 별도로 같은 대학이라도 캠퍼스에 따라 적성고사 도입여부가 확연히 갈리는 모습도 보인다. 본교나 제1캠퍼스로 분류되는 캠퍼스는 적성고사를 도입하지 않았고, 분교나 제2 캠퍼스로 분류되는 캠퍼스는 적성고사를 도입했다.

고려대(서울, 세종), 단국대(죽전, 천안), 을지대(대전, 성남), 중앙대(서울, 안성), 한국외대(서울, 용인), 한양대(서울, 에리카)의 경우를 살펴보면 이 현상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해당 대학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캠퍼스 간 입시정책의 차이라고 밝혔다. 즉, 수험생 유치전략이 다르기 때문에 적성고사 도입에 차이가 있다는 것.

A대학 관계자는 “입시전형 개발은 캠퍼스 간 독자적으로 하고 있다”며 “캠퍼스마다 유치하려는 신입생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B대학 입학처장도 “본교 혹은 제1캠퍼스의 경우 상위권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 논술이나 면접 전형 방침을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방침이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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