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적 문제로 집회 적극 참가 못하고 속앓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등록금 논쟁이 한창인 가운데 석ㆍ박사 과정을 밟는 대학원생들도 등록금 문제가 절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일 대학 등록금 문제로 시끄럽지만 정부와 여당 그리고 교육과학기술부는 논의만 지속할 뿐 아직 분명한 대안을 내놓고 있지 않다.

30일 교과부 대학장학과 관계자에 따르면 “등록금 부담 경감에 관한 지원방향과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대학만이다 혹은 대학원까지 포함한다고 단정 지어서 말할 단계는 아니다. 국회,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수강 과목과 수업 시수는 적지만 학부생들보다 높은 학비를 내는 대학원생들은 학교에 남아 교수가 되거나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기까지 어려움이 많다.

건국대 대학원생 전(32)씨는 “대학 학부생들은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강경하게 대응하지만 대학원생들은 교수들과의 개인적인 친밀도가 높고 마찰을 일으키려 하지 않기 때문에 쉬쉬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전문적인 학문과 연구 활동 등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등록금 장벽은 만만치가 않다. 또한 요즘은 취업하지 못한 학생들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도 일반적인 사례다. 선택에 의한 진학이든 아니든 대학원생들도 등록금은 낮춰야 한다는 공통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명지대 대학원을 졸업한 전모(30)씨도 “대학원 등록금은 부담인 게 사실”이라며 “사회에 진출했지만 매달 학자금 대출을 갚는 처지라 힘이 든다”며 등록금 부담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대학 정보 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의 올해 주요 대학 평균 등록금 서울대 대학원 787만1800원으로 학부(628만8100원)보다 159만원 정도 비쌌다. 사립대의 경우는 더 심하다. 연세대와 성균관대, 이대와 한양대 대학원 등록금은 1100만원이 넘는다. 당연히 대학원생의 학자금 대출 비율도 높을 수밖에 없다.

성대는 지난 3월 대학원생들이 높은 등록금 탓에 학업과 생계를 위협받는 등 교육권을 침해받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 했지만 기각됐다. 사립대는 국가기관이 아니란 이유에서다. 이렇듯 높은 등록금을 문제로 느끼는 대학원생들의 부담감은 훨씬 크지만 그동안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표출되지 않았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덕원 연구원은 “대학원생들은 수업과 연구, 프로젝트를 교수와 함께 수행해 개인 활동을 할 수 없다”며 “학부에 비해 숫자도 적고 등록금에 대한 통로가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반값 등록금 논의가 대학원을 포함해 폭넓게 다뤄질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성균관대 성재호 기획조정처장도 “정부와 여당, 교과부간의 합의가 안된 상황에서 대학원생들에게까지 혜택을 주겠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대학 입장에서 같이 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긍정적으로 고민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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