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증·후원금 모으는 새 병세 극적 호전

연세대 학생들이 백혈병에 걸린 두 살배기 동문 자녀를 돕기 위해 힘을 모으자 1년 넘게 투병해오던 아기의 병세가 기적처럼 호전돼 훈훈한 화제를 낳고 있다.

이 대학 정보산업공학과 98학번 김진우씨의 딸 래아의 병명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비정상 세포가 백혈구 생산을 방해하는 암의 한 종류다. 래아는 돌을 갓 넘긴 1살 때부터 항암치료를 8번이나 받고 골수 이식 수술까지 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총학생회의 래아 돕기 웹자보 캡처 사진.

치료가 계속됐지만 래아의 암세포는 전체의 20%에 육박했고, 독한 항암제 탓에 막 자라나던 머리카락도 모두 빠져버렸다. 김씨는 아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하루 종일 래아를 돌보고 있지만 부인 혼자의 수입으로는 엄청난 병원비를 감당해내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이런 딱한 소식이 김씨의 후배를 통해 모교에 알려지자 총학생회가 래아 돕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총학생회는 지난달 20일부터 학생회관에 함을 설치해 헌혈증을 모으고 래아 앞으로 된 후원 계좌도 학내에 알려 모금에 나섰다.

총학생회는 연세대 재학생 커뮤니티 ‘세연넷’(http://www.seiyon.net/)에 웹자보를 게재해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래아의 아버지는 98학번 김진우 학우다. 여러 차례에 걸친 (래아의) 수술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다”며 “래아를 위해 헌혈증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웹자보에는 헌혈증을 모으는 함의 위치와 래아 명의의 계좌도 함께 표시됐다.

그러는 사이에 래아에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수술 효과가 뒤늦게 나타나 암세포가 갑자기 0%에 가깝게 줄어든 것이다.

골수 이식 수술을 하면 보통 한 달 이내에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데, 래아의 경우 수술 후 두 달이 넘은 시점에서 갑자기 상태가 호전됐다. 절망적 상황에 민간요법 치료까지 생각했던 김씨는 암세포들이 마저 사라져 래아가 완쾌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총학생회 관계자는 “선배를 위한 학우들의 모아진 마음이 래아에게 전해진 것 같다”며 기뻐했다. 총학생회는 곧 래아가 입원해 있는 서울삼성병원을 방문해 그간 모은 헌혈증과 계좌를 통해 모금한 돈을 전달할 계획이다.

김씨도 “후배들의 순수한 마음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암세포와 싸워 래아가 건강을 찾을 수 있도록 힘내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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