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장 인터뷰


연세대 인근 북카페의 문이 열리며 키 큰 중년 신사가 들어왔다. 50에 가까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동안에 호리호리한 체구의 최효찬<사진> 자녀경영연구소장. 연세대 미디어아트연구소 전임연구원도 맡고 있는 그는 <5백년 명문가의 자녀교육>, <메모의 기술> 등 자녀교육·자기계발·미디어 분야의 책 15권을 써냈다. 대부분이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가 됐다.


교육 관련 인기 도서를 다수 펴낸 최 소장이지만 교육학을 전공하지는 않았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해 신문방송학 석사와 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땄다. 그렇다고 학문의 외길을 걸은 것은 아니다. 그는 16년간 경향신문 기자로 일했다. 5년 전부터 직장을 박차고 나와 집필과 연구·강의에 몰두하고 있다.


“오히려 다양한 전공과 현장 경험 때문에 제 책이 많은 공감을 살 수 있었다고 봐요. 경제학자는 경제학 베스트셀러를 쓸 수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지 않나요? (웃음)”


자녀교육과 대학 강단에 걸친 커리어를 지닌 그는 요즘 우리사회의 교육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교육이 지식 전달에만 힘써 타인에 대한 배려나 바람직한 인간관계 등 덕목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최근 논란이 됐던 지하철 패륜, 교사 희롱 사건 등도 이런 인성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위해 가정에서는 아버지가, 사회에서는 대학과 교수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에게 적자생존의 사회에서 살아남는 기술을 알려주는 사람은 아버지예요. 어머니의 사랑과 함께 아버지의 이런 역할이 조화를 이뤄야 올바른 인성이 형성될 수 있죠. 대학도 마찬가지죠. 4년째 강단에 서며 느낀 점은 학생과 교수 사이가 너무 멀다는 겁니다. 제가 기꺼이 상담해주겠다고 해도 주저하더군요. 교수들이 지식 전달과 권위 유지에만 신경쓰면 인성교육을 놓치게 됩니다.”


최 소장은 미국·영국의 명문 사립학교를 예로 들었다. 그는 “성실도나 협동심에 점수를 매길 정도로 인성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우리 대학들도 인성교육에 학점을 부여하고, 모든 수업의 강의평가에 인성교육이 잘 이뤄졌는지 여부를 묻는 항목을 넣는 등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소장은 지금도 집필과 연구에 힘 쏟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연구서 <하이퍼리얼 제국주의>(가제)와 아동서 <명문가의 공부습관>(가제)을 출간하기 때문이다. 저서 50권 집필이 목표라는 그는 여전히 꿈이 많다.

“다산 정약용이 저술한 500권의 1/10이라도 쓰자는 개인적 다짐이에요. 시나 소설로 등단하고 싶은 마음도 있죠. 해외 여러 도시에 몇 개월씩 머무르며 책을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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