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48개 대학, 등록금 인상 최고 상한치 적용

◁ 영국 대학생들의 등록금 인상 반대 시위 현장

영국 대학들이 내년 9월부터 등록금을 현재 3배 수준인 연간 9000파운드(1520만원)까지 인상할 방침인 가운데 각 대학이 등록금을 인상하는 대신 저소득층 입학생을 대폭 늘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대학 감독기관인 ‘공정한 기회 보장기구(Offa)’가 영국 내 123개 대학 중 80개 대학에 특정 교육과정의 수업료를 연간 등록금 상한액인 9000파운드까지 올릴 수 있도록 승인했다.

현재까지 총 48개 대학이 모든 과목에 대해 최고 학비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부는 등록금을 9000파운드로 인상하려면 소외계층 학생들을 더 많이 입학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등록금을 낮춘다고 밝힌 대학은 한 곳도 없었다.

이에 따라 내년 영국 대학의 연간 평균 학비는 8393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는 앞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대학 지원금을 줄이는 대신 대학들이 연간 등록금을 현재 3배 수준인 최대 9000파운드까지 올릴 수 있도록 허용해줬다.

이에 대해 영국 대학생들은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Offa의 이 같은 발표가 알려지면서 정부가 최대치로 등록금을 올리려는 대학의 수를 실제보다 적게 추산, 대학 입학 정원이 수천 명 줄어들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내년 예상 평균 학비 8393파운드는 당초 영국 정부가 예측했던 것보다 900파운드나 많은 것”이라며 “이는 정부가 연간 20억 파운드에 달하는 대학 지원금의 재원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로, 결국 학생 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영국 대학들이 등록금 인상을 허용하는 대신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입학을 대폭 늘릴 전망이다.

Offa는 123개 대학 중 80개 대학에 특정 교육과정의 수업료를 연간 등록금 상한액인 9000파운드까지 받을 수 있도록 승인하는 대신 소외계층 학생들을 더 많이 입학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2배 수준의 연간 6000 파운드 이상으로 등록금을 인상하려는 각 대학은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입학 문호를 대폭 개방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저소득층 학생들은 학비가 적게 드는 공립학교 출신들이 대부분이며 공립 출신들은 사립학교 졸업생에 비해 명문대 진학 시 차별을 받아 왔다.

사립학교는 정원이 적어 맞춤식 교육이 가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많아 명문대 합격률이 공립학교보다 절대적으로 높다.

옥스퍼드대는 향후 5년 이내 공립학교의 저소득층 학생들의 숫자를 50% 이상 늘려 총학생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현재 6%에서 9%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케임브리지대도 저소득층 입학생 숫자를 현재 80명에서 103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 런던정경대(LSE)도 2017년까지 진학률이 좋지 않은 공립학교 출신 입학생을 현재 257명에서 400명까지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각 대학은 성적 위주의 선발에서 탈피, 학생들의 발전가능성을 평가하는 특별전형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를 두고 중산층 학생들의 문호가 상대적으로 좁아져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옥스퍼드대 관계자는 “공립학교 출신 중에도 부유층이 상당하며 사립학교가 장학금으로 저소득층 학생을 유치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학교를 분류하는 기준 자체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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