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기반사회의 도래에 따라 국가의 인적자원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인적자원개발은 직업기술교육의 질에 달려 있으며, 따라서 직업교육의 중요성 또한 새삼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인적자원개발 수준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사회의 직업교육에 대한 편견과 잘못된 인식을 부추기는 정부의 직업교육 정책에 있다고도 생각한다. 최근 실업계 고등학교가 위기에 직면하자 정부는 고육지책으로 운영이 곤 란한 실업계 고등학교를 인문계 고등학교로 전환하는 것을 허용하였고, 4년제 대학에 대하여 실업계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정원 외로 3%씩 선발하도록 하였다. 이것은 단기적인 처방으로 실업계 고등학교에 어느 정도 도움을 주겠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정부가 직업교육을 포기하고 국민들의 직업교육에 대한 편견을 더욱 악화시키는 정책이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가 소망하듯이 재능 있는 학생들이 앞다투어 직업교육을 선택하고, 직업교육을 전공한 사람들이 인문교육을 받은 사람과 똑같이 대접받으며 사는 대안은 없는 것인가? 그러한 대안 중의 하나가 인문교육과 같이 직업교육도 새로운 축을 세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직업교육을 선택한 학생들의 계속교육 통로를 열어 주어 전공을 살리면서 사회에서 대우받고 살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단선형 학제를 유지하면서도 운영의 묘를 살리면 얼마든지 새로운 직업교육의 축을 만들 수 있다. 인문분야는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대학에서 대학원으로 계속교육 체제가 구축되어 있으나, 직업교육 분야에서만은 전문대학에서 그치고 있어 직업교육에 대한 자긍심을 키워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존의 산업대학이 전문대학 졸업생의 계속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하여 태동하였으나, 본래의 목적과는 상관없이 일반대학으로 변모하고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직업교육의 계속교육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전문대학이 단기 고등직업교육기관의 제한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전공심화과정을 기본학제화하고, 전문대학에 별도의 학사과정 전문대학(Senior Vocational College,이하 SVC)제도의 설치가 적극 도입되어야 한다. 이러한 정책을 통하여 '실업(인문)계 고등학교 + 전문대학 + 전공심화과정 또는 SVC + 직업기술전문대학원'으로 이루어지는 직업교육체제 등이 완성되어야 실업계 고교의 붕괴를 막고 국민들의 직업교육에 대한 편견을 바로 잡을 수 있으며, 진정한 전문가가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사회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인력을 양성하는 고비용 저효율의 교육제도에 매여 있을 것인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저비용 고효율의 교육제도 정립은 전문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계속교육체제 구축에 달려 있다. 이제 전문대학은 더 이상 수학능력이 낮은 학생들이 지원하는 '틈새' 대학이 아니다. 재능과 끼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전문 직업능력을 키워주는 산실이자 국가 인적자원개발의 중추기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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