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학과 교원 임용 두드러져 … 지방대는 인근거주 요구도

최근 각 대학들이 교육의 질 제고를 위해 신규 교원채용을 활성화하고 있는 가운데 교수채용 공고를 보면 대학의 비전, 경쟁력 제고 방안 등까지 살필 수 있어 흥미롭다. 교수를 확충한다는 것은 대학이 해당 학과(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몇몇 대학들은 이색적인 채용 조건들을 내걸고 학교에 보다 적합한 교수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 ‘간호학과’ 교수채용 두드러져 = 18일 대학가에 따르면 전국 대학에서 지난 1학기 교수채용이 가장 활발히 이뤄졌던 분야는 간호학과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경일대·충남대 등 4개 대학, 5월에는 나사렛대·전남대·영진전문대학 등 8개 대학, 6월에는 연세대·우송대·을지대·청주대·한림성심대학 등 13개 대학, 7월에는 신성대학·주성대학 등 6개 대학이 간호학과 교수채용 공고를 냈다. 불과 4개월 동안 30개가 넘는 대학에서 간호학과 교수채용을 실시한 것이다.

이처럼 대학가에서 간호학과 교수채용이 활발한 이유는 최근 간호·보건계열 학과들이 수험생들에게 ‘취업 보증수표’로 인식돼 인기를 끌면서 해당 분야를 집중 육성하려는 대학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간호학과는 각 대학 입시에서 매년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는 최고의 인기학과로 손꼽힌다.

서울 한 대학 입학처장은 “올해만도 10개 대학이 간호학과를 신설했고 70여개 대학이 간호학과의 정원을 늘렸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간호학과 육성에 뛰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간호학과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생각하고 있는 대학들이 많은 만큼 해당 분야에서의 교수 채용도 당분간은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신성대학 기획관리실 관계자는 “우리 대학에서 간호과는 학교 차원에서 ‘명품학과’로 키우려고 공을 들이고 있는 학과”라며 “이에 따라 현재 2명의 교수를 추가 채용하기 위한 공고를 내고 관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 신설학과 교수채용도 ‘활발’ = 본격적인 입시철을 앞두고 2012학년도에 신설될 학과의 교수채용에 나선 대학들도 있다. 초당대·경인여자대학 등이 대표적이다.

초당대는 2012학년도에 항공계열을 신설할 예정으로 지난달 14일 해당 전공 교수채용 공고를 냈다. 초당대 항공계열은 항공운항학과·항공정비학과·항공운항서비스학과 등 3개 학과로 구성되며 오는 10월까지 각 학과별로 1~2명씩의 교수를 우선 충원한다.

초당대 교무처 관계자는 “항공계열 교수를 4년 내에 16명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올해 채용되는 교수들은 교과과정 기획, 실습실 조성 등 학과 신설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인여대는 기업브랜드학과 신설을 앞두고 해당 학과 교수를 상시채용하고 있다. 기업브랜드학과는 기업이 자신의 브랜드를 학과명으로 걸고 학생 선발부터 교육까지 직접적으로 관여해 졸업 후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학과다. 현재 쟈끄데상쥬헤어과·IT브랜드학과 등의 신설이 확정된 상태다.

맹보학 경인여대 산학협력처장은 “기업에서 제안서를 제출해 채택되면 기업브랜드학과 내에 해당 기업의 이름으로 학과를 개설한다”며 “제안서를 상시 받고 있기 때문에 교수채용도 상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교과부가 지난 4월 대학의 산학협력 활동 촉진을 위한 대학 교원인사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한 뒤 산업체 경력자들을 교수로 채용하는 대학들도 늘고 있다. 전남대는 이달 1일자로 11명의 산학취업전담교수를 임용했다. 이들은 전직 국방홍보원장, 전남테크노파크센터장, 국립산림과학원 산업정책연구실장, 대기업 부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 대학별 이색 채용 조건도 ‘눈길’ = 각 대학의 개성이 드러나는 이색적인 교수채용 조건들도 있다. 특히 일부 지방대들은 교수채용 공고 시 임용 후 학교 인근 지역에 거주할 것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교수들이 수도권 등 타 지역에 거주할 경우 교육·연구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지방대들은 신학기 수업 시간표를 짤 때 교수들이 “서울의 집에 가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돼 오후에는 일찍 학교를 나서야 한다”, “금요일에는 서울에 있는 본가(本家)에 가야한다”는 등의 이유로 오후·금요일 수업을 기피해 애를 먹고 있다. 지난 1학기 경주대·관동대·대불대·중부대 등에서 전 학과 가운데 5개 이상이 금요일 수업을 개설하지 않아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었다.

이에 따라 신성대학·대경대학 등은 최근 교수채용 공고를 내며 ‘인근지역 거주’를 필수·우대 조건으로 명시했다. 신성대학 기획관리실 관계자는 “임용 결정시 당진군 거주를 필수 조건으로 한다. 위반 시에는 임용이 취소될 수도 있다”며 “교수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세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국제대는 최근 전국 최초로 ‘자기제안 연봉교수제’를 실시키로 해 화제가 됐다. 이 제도는 일정 기간 동안 스스로 달성할 목표를 제안하고 임용 후 성과에 따라 연봉을 받는 제도다. 자기제안 연봉교수의 모집 분야는 27개 전 학과와 교양과정으로 대학 측은 조만간 채용공고를 내 교수를 선발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부산교대는 교수채용 지원 시 이력서, 지원서, 연구실적 목록 등이 담긴 USB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고 협성대는 지원자들이 낸 연구실적물을 반환한다. 협성대 교무처 관계자는 “타 대학들은 교수채용 시 연구실적물을 원본으로 제출 받고 다시 돌려주지 않는다. 그러나 채용 과정이 완료된 후 연구실적물을 돌려주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지원자 배려 차원이라고 본다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현희·김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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