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대담] 이길여 경원대 총장 “글로벌 명문대로 키우겠다”
[심층대담] 이길여 경원대 총장 “글로벌 명문대로 키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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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교육과학기술부가 가천의대와 경원대의 통합을 승인하면서 입학정원만 3984명으로 수도권 3위에 달하는 매머드급 대학이 탄생했다. 14개 단과대학과 72개 학과 체제로 운영될 통합 대학은 이른바 ‘신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의대·약대·한의대·바이오 분야를 모두 갖추게 된다.

통합을 이끈 이길여 경원대 총장 겸 가천의대 설립자는 “통합 가천대에 나의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와 함께 “통합대학의 발전을 위해 1000억원을 내놓겠다”는 투자계획도 함께 내놓았다. 이 총장을 만나 통합의 이유와 배경을 자세히 들어봤다.

- 통합을 추진한 이유는 무엇인가?
“저출산 여파로 인해 2018년 이후에는 고교 졸업자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도 많은 대학이 학생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해마다 신입생 충원율도 떨어지는 추세다. 가까운 일본만 봐도 벌써 많은 대학이 학생을 채우지 못해 도태됐으며, 우리나라 전문대학에 해당하는 2, 3년제 단기대학 상당수가 문을 닫았다. 이 때문에 우리는 수년 전부터 자발적 구조개혁을 준비해 왔다. 2005년 가천의대와 가천길대학을 가천의과학대로 통합했고, 2006년 경원대와 경원전문대학을 경원대로 통합했다. 이번 통합 역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됐다. 경원대는 인문학과 공학·예술 분야 등이 강한 반면 의·생명 부문은 약하다. 가천의과학대는 의학·약학·보건 등 의료생명 부문은 뛰어나지만 종합대로 발전하기엔 한계가 있다. 통합으로 두 대학의 강점은 더욱 강하게, 약점은 상호 보완할 수 있다.”

- 통합을 통해 의대·한의대·약대·바이오 등 메디컬과 바이오 분야 전공을 모두 갖추게 됐다.
“세계적으로 의대가 없는 명문대학은 없다. 또한 생명과학 분야는 21세기 핵심 유망분야다. 통합대학은 의학전문대학원과 한의대·약대를 모두 보유하게 되며, 양·한방 공동 연구기반도 마련된다. 특히 인천에는 가천길병원과 더불어 뇌과학연구소, 암·당뇨 연구원, 약학대학, 한방병원, 바이오연구단지 등이 있어 메디컬 관련 학과들은 의료생명 클러스터를 형성하게 된다. 관련 인프라를 바탕으로 의·과학 및 생명 분야의 특성화를 이룬다면 연구역량과 대학역량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본다.”

- 대표학과만 발전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는데
“우리 목적은 대표학과의 육성과 함께 인문학·사회과학·공학·생명과학·예술 분야를 함께 교육하는 ‘글로벌 캠퍼스’에 있다. 메디컬과 바이오 분야가 우리 대학의 ‘신성장동력’이 돼 앞에서 끌고 나가면, 나머지 학문 분야도 힘을 얻어 10년 후 국내 일류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분야의 융합교육도 가능해진다. 의료와 관광을 묶는 글로벌헬스케어경영학과와 바이오나노학부, 소프트웨어 설계·경영학과는 이미 융합을 통한 특성화 학과로 인정받았으며 앞으로 더욱 발전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 글로벌 경쟁력 강화방안은
“영어 몰입교육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단순히 공인 영어점수만 요구하는 영어교육이 아니다. 국내 최초로 하와이에 기숙사를 완비해 연간 300명의 학생이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 연수를 하도록 하면서, 하와이주립대학에서 학점도 딸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어학은 물론 다양한 외국문화를 배우도록 하자는 취지다. 이와 함께 매년 200명 규모의 학생을 중국 산둥대·지린대 등 8개 대학에 교환 및 파견 학생으로 보내는 등 다양한 국제교류를 통해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이다.”

- 성남과 인천에 두 개의 캠퍼스를 갖게 된다. 캠퍼스 운영계획은
“경원캠퍼스(성남)는 종합대학의 교육 프로그램에 충실하면서 인문학·사회과학·공학·생명과학·예술 분야의 교육을 집중적으로 담당하는 ‘글로벌 캠퍼스’로 육성할 계획이다. 인천캠퍼스는 의학·약학·보건 분야 등 ‘메디컬 캠퍼스’로 특화할 것이다. 가천길재단 산하에는 가천의대·길병원 외에 ‘BRC’라는 바이오 연구단지(Bio Research Complex) 개발사업을 전개하는 기업이 있다. BRC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20만㎡(6만 평) 대지를 확보하고, 현재 BT·IT·NT 연구단지를 만들고 있다. BRC사업이 성공하면, 우리 대학은 신약 연구와 의료기기를 개발해 첨단 의료서비스 등을 연구하는 첨단 메디컬 단지를 보유하게 된다.”

 

“5년 내에 국내 15대 사학, 10년 내에 10대 사학으로 만들겠다. 통합 가천대학교는 입학생 기준 수도권 3위 대학으로 올라서, 학부와 대학원생을 포함할 경우 2만여명의 학생을 가진 ‘수도권 매머드 대학’이 된다. 이를 발판으로 대학의 내실을 강화한다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명문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가천의대와 경원대, 길병원의 역량이 만나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세계수준의 명문대학으로 발전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연세대만 봐도 연희전문대학과 세브란스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에 명문대학으로 발전하지 않았나?”

-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상당한 투자가 필요할 것 같다
“10대 명문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절대적이다. 이를 위해 가천길재단은 해마다 200억원씩 5년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형편이 어려운 학생 등을 위해 100억원 규모의 장학재단도 설립한다. 또한 2012년까지 교수 120명을 신규 임용해 통합 대학의 교육역량과 연구역량 강화를 꾀할 예정이다. 모든 것이 통합 가천대의 10대 사학 도약을 위한 힘이 될 것이다.”

- 통합 대학의 교명을 ‘가천’으로 정했는데
“가천(嘉泉)은 정신문화연구원 초대원장이신 故(고) 류승국 박사님이 가천길재단 산하 의료재단과 대학의 발전을 위해 헌사한 ‘嘉會合禮 壽世仁泉’(참 아름다운 마음으로 바른 삶 이루게 하고 마르지 않는 생명으로 온누리를 건강하게 한다)중 嘉(아름다울가) 泉(샘천) 두 자를 딴 것으로 내 호이기도 하다. 통합 가천대가 글로벌 대학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내 전부를 바치겠다는 다짐으로 봐도 좋다. 외국인과 대화를 나눠봐도 ‘경원’이라는 이름보다는 ‘가천’이란 이름을 훨씬 더 쉽게 발음하고 오래 기억한다. 가천대학교는 교명에 담겨 있는 뜻과 같이 끝임 없는 혁신과 아름다운 변화를 통해 진정한 글로벌 명문으로 도약할 것이다.”

- 통합대학이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대학이 되려면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교직원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학생에 대한 교직원들의 열정과 애정이 대학의 발전을 결정한다. 항상 교직원들에게 ‘내 자식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왜 ‘제자들은 눈에 넣어도 안 아프다’라는 말은 없는지 묻는다. 내 자식에게 다니게 하고 싶은 대학이라면 모든 학생들이 다니고 싶은 대학이 된다. 교직원들이 지금껏 가천의대와 경원대가 발전을 위해 쏟은 열정과 애정을 통합대학에 쏟는다면 반드시 다니고 싶은 대학으로 발전할 수 있다. ”

- 마지막으로 통합대학의 비전을 말해 달라.
“이번 통합은 단순한 물리적인 통합이 아니다. 두 대학이 그동안 일궈온 성과를 바탕으로 역량을 결집하는 ‘제2의 창학’이다. 이미 주요대학 입시관계자 및 진학상담교사들이 발전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학으로 통합 가천대를 꼽을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잘 운영되고 있는 대학을 왜 통합해 사서 고생 하느냐’라는 사람도 있었다.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면 통합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내 이름을 걸고 최고의 명문대학을 만들기 위해 통합을 추진한 것이다. 가천대로의 통합은 완성이 아니라 글로벌대학으로 도약을 위한 진행일 뿐이다.”

 

 

이길여 총장은…
전북 군산 출신으로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후 일본 니혼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78년에 여의사 최초로 전 재산을 털어 의료법인 길의료재단을 설립했다. 1991년 가천문화재단, 1994년 가천학원(가천의대·가천길대학·신명여고)을 설립했으며, 1998년 경원학원(경원대·경원전문대학)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2005년 가천의대·가천길대학 통합에 이어 2006년 경원대·경원전문대학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00년부터 경원대 총장을 맡고 있으며, 2002년엔 가천길재단 회장으로 취임했다.


대담 = 박성태 발행인
사진 = 한명섭 기자
정리 = 조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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