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주민, 유치운동 점화

서울시립대가 서울의 마지막 남은 대단위 ‘황금’부지로 알려진 마곡지구(서울 강서구 소재)로의 캠퍼스 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지대는 대학이 뻗어나가기 위한 최고의 입지를 자랑하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어 이전이 현실화되면 서울시립대의 위상이 수직상승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마곡지구 인근 주민들 대환영속 이전·유치운동 점화 = 이런 사실은 민주당 김성호 의원(서울 강서을)이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알려지게 됐다. 김성호 의원은 지난 23일 지역구인 강서을지구당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강서구 마곡지구에 서울시립대 이전 계획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이 계획의 실현을 위해 시립대 관계자들과 30여차례 회동을 가졌으며, 시립대측도 이 방안에 대해 적극 지지의사를 밝혔다”며 “시립대측이 서울시쪽에 이전 의사를 이미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전의 본격적 추진을 위해 자신이 직접 위원장이 되는 서울시립대 유치위원회를 구성, 이날 사무총장에 현 지구당 사무국장을 임명하고, 대학 이전유치를 실무적으로 총괄 담당할 수 있는 전문 인사를 기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역구 주민들의 유치환영 여론을 서울시측에 전달하기 위해 강서구 일대 주민들로부터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 지역 주민들도 시립대 이전유치에 반색을 표하고 있다. 이 지역 아파트 부녀회장 연합단체인 강서구아파트네트워크 등은 시립대 유치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서명운동을 함께 주도해 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강서구는 서울시 총 인구의 5.1%인 53만여명이 거주해 25개구 중 4위지만 구내에 1개의 신과대학만이 있는 실정이다. ◇시립대, "대학발전 위해 이전 절실, 하지만 공론화 단계 아니다” = 시립대측은 마곡지구 이전을 원하고 있다는 내심을 강하게 나타내면서도 이전 여부가 전적으로 서울시의 결정에 달려있는데다 마곡지구 개발계획이 아직은 불투명한 까닭에 김 의원의 이런 ‘앞서나간’ 행보에 염려를 나타냈다. 또 이전 문제 협의를 위해 30여차례 만났다는 김 의원의 언급에 대해서도 “그런 바 없다”고 부인했다. 서울시립대 원윤희 기획발전처장은 마곡지구 이전에 대해 “새 총장이 부임한지 겨우 한달여가 지난 시점인 만큼 아직까지 캠퍼스 이전 문제를 포함한 발전계획에 대해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며 확대 해석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대학 장기발전계획을 위한 팀 구성이 이제야 마무리됐고, 이 팀은 마곡으로의 이전 뿐 아니라 모든 가능성을 놓고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며 마곡지구 이전도 타진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 발 더 나아가 “서울시와 구두협의가 있었다”며 “더 이상의 조치를 취하려면 서울시쪽 반응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말해 서울시의 응답 수준에 따라 이전문제가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새로 취임한 총장님이 선거 당시 마곡지구 이전 의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며 “총장님을 포함, 많은 사람들이 마곡으로의 이전이 현실화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시립대는 1918년 ‘경성공립농업학교’로 개교해 1987년 종합대학인 현재의 ‘서울시립대학교’로 승격, 현재 전임교원수 3백37명, 직원 2백7명, 학생 8천9백92명이 소속돼 있으며 대학가에서는 그동안 견실하게 발전해온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8만여평 규모의 협소한 현 캠퍼스 부지가 대학발전에 제약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캠퍼스 이전을 포함한 다양한 논의들이 입길에 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곡지구 잠재가치 예측불가, “대학발전 위한 최적지”평 = “마곡지구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최대의 잠재가치를 가진 땅.”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마곡지구를 이렇게 평가했다. 이 부지의 향후 가치가 한마디로 예측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김포공항 주변에 위치한 마곡지구는 여의도의 1.3배에 달하는 1백19만평으로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둔 서울의 마지막 최대 미개발지였다. 그러나 지하철 9호선 개통 등 새 변수가 생기면서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난개발을 막기 위해 종합 개발계획을 조기에 수립”하기로 방침을 선회했다. 이 지역은 김포 및 인천공항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관문에 위치할 뿐 아니라, 지하철 5호선이 지나고 9호선이 곧 개통된다. 또 신공항 고속도로와 공항철도는 물론 경인운하까지 연결돼 도로·철도·항로·해로를 아우르는 교통의 요지로 부동산 값도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주변에는 국제교류센터, 외국인숙박단지 등이 들어설 전망이며, 인접한 발산지구는 국민임대주택 등 4천여가구가 들어오기로 돼 있다. 불과 20~30여분 거리의 김포·고양·파주시에는 파주·교하신도시, 금촌·풍동지구, 일산2지구, 행신2지구 등 각종 택지개발과 한국국제전시장, 출판문화단지 등 대규모 개발산업이 잇따를 계획이어서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도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산학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이며 인근 상암동에 건설될 예정인 첨단 과학도시와 연계한 프로그램 등의 추진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마곡지구 개발이 김포 및 인천공항은 물론 북한과 가까운 서울의 서북쪽에 위치한 지역특성으로 인해 통일과 국제화 시대에 서울의 현관으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의 서부거점 지역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통일 시대를 대비한 전략 도시로 육성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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