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률 향상 요구, 5백30여명 한달간 수업거부

경희대 의대 학생들 전원이 인턴·레지던트 수급률 향상, 고덕병원 개원 등을 요구하며 지난 11월 29일부터 한 달 넘게 수업 거부를 하고 있다. 5백30여명의 학생들은 요구안이 관철될 때까지 수업거부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최악의 경우 단체 유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태는 의과대학 학생들이 졸업한 후 인턴·레지던트로 채용될 때 모교 병원인 경희의료원에서 채용이 저조하고 경희대가 제2병원으로 신축하고 있는 고덕병원 개원이 장기간 연장되면서 일어났다. 현재 경희대의 모교 출신 인턴 수급률은 49%정도. 이는 가톨릭대 370%, 성균관대 202%, 고려대 128% 등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레지던트 수급률 역시 56%로 가톨릭대 325%, 성균관대 276%, 연세대 159%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 또 경희대가 제2병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현재 신축하고 있는 서울 고덕병원은 지난 1992년 공사를 시작한 이후 공사가 계속 지연되면서 12년이 지나도록 완공이 되지 않고 있다. 현재 본관 공사는 90% 공정율을 보이고 있지만 별관은 토목공사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대 학생들은 지난 달 말부터 수업 거부에 들어가 캠퍼스 피켓 행진을 하는가하면 학부모에게 편지 보내기, 본관 점거, 단체 헌혈, 장례식 퍼포먼스 등을 진행하며 학교 측의 조속한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김연정 양(의학1)은 “2001년 이번과 유사한 이유로 2백여일 동안 수업을 거부한 전례가 있지만 예전과 같이 학교 측을 믿고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학교 측에서 인턴·레지던트 수급율, 고덕 병원 개원 일정, 경희의료원 재투자 등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는 것을 보고 이번 사태를 마무리 지을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희경 의대 학장은 "인턴·레지던트의 졸업생 채용률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며 "신설된 대학이나 조그만 대학병원은 자체 수급이 가능하지만 1백20여명의 인원을 채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안 학장은 또 "사회적 요인, 병원장 선임 등 고덕병원 개원에 다소 문제가 있었지만 지난 달 병원장을 선임하는 등 현재 고덕병원 개원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고덕 병원이 내년 중으로 개원되면 8백20여개의 침상이 늘어나 인턴, 레지던트 채용률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의대 교수들은 다음달 7일 의대 전체 교수회의를 갖고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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