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부 사립대도 시니어 과정 "검토 중"

미국과 일본의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만학 열풍이 국내로 확산될 지 주목된다. 전세계 주요 대학들이 저출산 영향으로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정년퇴직한 고령자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들도 신입생 감소를 우려하고 있어 조만간 '시니어'에 대한 대학들의 문호 확대가 기대된다. 12일자 아시히신문에 따르면, 도쿄경제대학은 14일부터 지난해 10월 개설한 '시니어대학원' 입학원서를 접수한다. 응시자격은 대학 졸업 후 30년이 지난 사람으로 주요 타깃은 단카이세대다. 대학원은 보통 2년 과정에 36학점을 따야 하지만 시니어대학원은 4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입학시험은 다음달 실시할 예정이나 학력시험 없이 면접과 보고서 제출로 대체할 계획이다. 이 대학은 2002년부터 정규과정과는 별도로 대학원에 '시니어연구생' 과정을 설치해 운영중이다. 이 과정은 문화센터 성격의 공개강좌와 달리 젊은 학생들과 같은 책상에 앉아 똑같이 배우도록 하고 있다. 석사학위를 주지 않고 기간도 6개월이나 1년으로 비교적 단기로 운영된다. 그러자 나이든 연구생들에게서 '석사학위를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고 학교측은 이에 응해 대학원을 신설했다. 시니어연구생으로 내년에 시니어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인 일본 휴렛패커드의 현직 부장인 N씨(56)는 "그 동안의 업무경험을 정리하고 싶다"며 지원동기를 밝혔다. 일본 대학들이 최근 정년퇴직자들에게 눈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저출산에 따른 신입생 감소 영향 때문이다. 일본은 내년에 대학ㆍ단과대학 정원과 전체 지원자 숫자가 같은 '전원 입학시대'를 맞았지만 많은 대학의 정원은 미달이다. 지난해 6월 모 사립대학은 정원을 채우지 못해 도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어 대학들 사이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뉴스위크는 다음주호(19일자)를 통해 미국의 베이비부머(베이비붐 세대·42∼60세)들이 2년제 공립대학인 커뮤니티 칼리지(community college)를 통해 ‘인생 제2막’을 열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국 전역에 걸쳐 퍼져 있는 커뮤니티 칼리지는 고교졸업장 이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2년 과정을 가르친 뒤 준학사학위(associate degree)를 수여하는 대학으로 주요 재원이 주민들의 세금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학비가 저렴하다. 베이비부머들이 커뮤니티 칼리지를 선호하는 것은 입학하기가 쉬울 뿐 아니라 지역 내 회사들과 산학 협동이 잘 이뤄지고 있어 재취업을 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 전역에 있는 커뮤니티 칼리지는 약 1200개에 이른다. 커뮤니티 칼리지 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100만 명 정도의 베이비부머가 커뮤니티 칼리지에 등록해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수는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 국내 대학가에 따르면, 현재 70만명선인 대입 학생수는 2030년 38만명 수준으로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대학 관계자는 "저출산 영향에 따른 학생수 감소에 따른 영향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이미 일부 사립대들이 시니어대학 개설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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