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길대, 하버드 MBA 졸업생 추적조사-NYT 보도

미국 하버드대와 같이 좋은 학교의 경영학석사(MBA) 코스를 마치는 것이 과연 성공 보증 수표로 통하고 있을까. 지난 11일 뉴욕타임스가 이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신문에 따르면, 캐나다 몬트리올 맥길대 헨리 민츠버그 경영학 교수는 1990년에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19명의 ‘졸업 후 행로’를 추적 조사했다.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이 중 10명은 완전히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명이 보여 준 실적 역시 의문스러운 것이었고, 단지 5명만 이른바 '잘나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츠버그 교수는 “기업에서는 현장 경험이 중요한 것이지 번쩍거리는 학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며 “MBA 과정은 경영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을 잘못된 방식으로 훈련시켜 잘못된 결과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학교 교실에서는 성공적인 경영자를 만들 수 없는 것인데 MBA 과정은 마치 그럴 수 있는 것처럼 가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MBA 이수자들이 진출해 거둔 실제 기업 경영 능력도 좋지 않게 나타났다. 페이스대 루빈 비즈니스 스쿨은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482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MBA 출신이 CEO를 맡은 곳은 162개에 그쳤다. 연구를 맡은 아론 고테스만 교수는 “경영 성적표도 비(非) MBA 출신 쪽이 오히려 나았다”며 “명문 경영대학원을 나오지 않은 CEO가 더 치열하게 노력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희소성이 감소하면서 ‘MBA=여섯 자리(수십만 달러) 연봉’이라는 공식도 위태로워졌다. 파이낸셜 타임스 ‘MBA 프로그램 평가’에서 올해 1위를 기록한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의 경우 MBA 이수에 따른 연봉 인상 폭은 2004년 182%에서 올해 139%로 급감했고, 하버드대는 150%에서 123%, 스탠포드대는 138%에서 128%로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신문은 "MBA 과정이 무조건 낭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한 조사 결과 63%의 MBA 졸업생들이 ‘투자 대비 성취감’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으며 명문 MBA 출신은 초기 연봉 설정 시 다른 대학원 출신에 비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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