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 확진자 수도권 밀집ㆍ20대 중심
각 대학 자체 조사 나서기, 방역 강화 대응
교육부, 확진자 파악 및 100개 대학 방역현황 조사

서울예술대학교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학 내 설치한 시설물. (사진=한국대학신문 DB)
서울예술대학교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대학 내 설치한 시설물. (사진=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이하은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4년제 대학 4곳 가운데 3곳이 올해 1학기 전체를 원격수업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대학생 확진자가 속속 나오면서 감염 발생 위험이 커졌다고 판단해서다. 각 대학은 자체 조사에 나서는 한편 방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학생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도 확진자를 파악하는 동시에 대학 방역 점검에 나서면서 코로나19 확산에 주의를 기울이는 상황이다. 

■ 대학 75%, 1학기 문 닫는다 =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사립 및 국공립 4년제 대학 193개교를 조사한 결과 75.1%에 해당하는 145곳이 사실상 1학기 내내 원격수업을 유지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12일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상당수 대학들이 실험ㆍ실습수업을 중심으로 대면수업을 시작했으나, 황금연휴 때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지역 감염이 확산되자 추이를 지켜보기로 한 것이다.

사총협에 따르면 4년제 대학 71곳(36.8%)은 1학기 전체 원격수업을 확정했고, 74곳(38.3%)은 코로나 안정 시까지 원격수업을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안정화되는 듯 했으나, 재확산되면서 대학가에서는 1학기 내 코로나가 완전히 안정화되기는 어려워졌다고 보는 것이다. 

코로나 안정 시까지 원격수업을 하겠다고 발표한 대학들도 사실상 여름 방학 이전에 대면수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총협이 7일 조사할 때만 해도 1학기 전체 원격수업을 한다는 대학은 135곳(69.9%)이었는데,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이 확인된 이후 10곳이 추가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5월 중순 이후 대면수업을 시작한다는 대학들은 44곳에서 34곳으로 줄었다.

■ 대학 내 불안감 확산…비대면수업 요구 = 특히 클럽 방문으로 인한 확진자들이 수도권에 밀집했다는 점, 확진자가 20대에 집중됐다는 점 때문에 수도권 소재 대규모 대학들에서 대면수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는 13일 기준 111명으로 집계됐다. 

13일 강원도 원주, 충남 공주시에 거주하는 대학생 및 육군학생군사학교 학생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앞서 11일에는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대학생이, 10일에는 경희대 학생이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각 대학은 확진자를 파악하는 동시에 방역관리에 힘쓰고 있다. 서강대 등 일부 학교는 이태원 소재 클럽을 방문한 학생을 대상으로 출입을 막고, “지난달 24일~이달 5일 이태원 소재 클럽을 방문한 교직원과 학생은 출근과 외출을 자제하라”고 공지했다.

원격수업과 대면수업을 병행하는 고려대는 학교 정문에 발열 검사소를 설치하고, 학생들의 체온을 체크한 뒤 발열 증상이 없으면 스티커를 부착해 출입을 허용했다. 그런데도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교내 음식점을 방문해 8일 소독이 진행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소수 강의만 대면수업을 실시하는 한국외대와 차의과학대 등의 총학생회는 “모든 강의를 비대면으로 진행하라”며 “대면수업을 무리하게 강행하면 안 된다”고 요구하고 있다.

동강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학술정보원을 방역하고 있다.
동강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학술정보원을 방역하고 있다.

■ 교육부, 확진자 파악과 동시에 대학 방역 점검 = 교육부는 이태원 클럽 방문자를 신속히 파악하는 동시에 대학의 방역 상황 점검에 나섰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이태원 유흥업소를 방문했거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교직원이 있다면 발열 등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지체 말고 가까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빨리 검사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이어 “해당 시설에 방문한 사실 또는 확진자 접촉 사실을 숨기고 진단검사를 받지 않는 등 방역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는 사례가 발견된다면 향후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히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방역당국은 대학의 대면수업에 대해 ‘가급적이면 지양할 것’을 권고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총괄반장은 “대학 판단에 따라 부득이하게 대면수업을 하면 마스크 착용, 강의실 내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엄격히 준수하는 조치가 취해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또한, 교육부는 △대학 소재지 △대학 규모 △대면수업 시작 대학 등을 기준으로 100개 대학의 방역 점검에 나선다. 

점검대상은 일반대학 60개교, 전문대학 40개교다. 방역지침 준수 여부를 비롯해 △사전 발열 검사 실시 여부 △기숙사 등 다중이용시설 관리 상황이 집중 점검될 예정이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점검 대상 대학은 △가천대 △건국대 △건양대 △경기대 △경북대 △경성대 △경희대 △계명대 △고려대 △공주대 △광운대 △광주대 △국민대 △가톨릭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대구예대 △대구한의대 △동국대 △동덕여대 △동아대 △동의대 △목원대 △목포대 △배재대 △백석대 △부경대 △부산대 △부산외대 △상명대 △상지대 △서울과기대 △서울대 △서울신학대 △성균관대 △세종대 △세한대 △숙명여대 △숭실대 △신한대 △안동대 △연세대 △우석대 △우송대 △을지대 △이화여대 △전북대 △조선대 △중앙대 △중원대 △창원대 △청주대 △충남대 △충북대 △한국외대 △한라대 △한양대 △호원대 △홍익대(이상 일반대학) 등과 △강원도립대 △거제대 △경남정보대 △경복대 △경북도립대 △광주보건대 △국제대 △기독간호대 △대구보건대 △대전과기대 △동아보건대 △동원과기대 △동의과학대 △마산대 △명지전문대 △백석문화대 △부천대 △삼육보건대 △수성대 △순천제일대 △신성대 △연성대 △연암대 △영진전문대 △울산과학대 △원광보건대 △유한대 △인덕대 △인천재능대 △인하공전 △전남도립대 △조선간호대 △진주보건대 △충남도립대 △충북도립대 △충북보건과학대 △한국복지대 △한국영상대 △한림성심대 △한양여대(이상 전문대학) 등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대학이 실험·실습과목 등을 제한적으로 대면수업으로 운영함에 따라 대학가에 지역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권역별로 13일부터 29일까지 대학 방역 관리현황을 현장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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