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경 전 교과부 차관의 발제가 끝난 뒤 이어진 토론에서 토론자들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김창경 전 교과부 차관의 발제가 끝난 뒤 이어진 토론에서 토론자들이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사진= 한명섭 기자)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로 인한 교육환경 변화는 전에 없던 새로운 모습의 변화라는 점에서 기존의 대응 방식이 아닌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과정 설계 방식을 완전히 뒤집고 교수자는 지식 전달자가 아닌 학습의 가치와 방법을 학생 스스로 깨닫게 하는 ‘코치’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13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열린 ‘제3회 혁신 Webinar 컨퍼런스’ 토론 참석자들은 포스트코로나시대의 대학 교육이 추구해야 하는 전략을 제안했다.

강현석 경북대 교수는 교육과정 설계 방식부터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엇을 가르칠지 먼저 정하는 것이 아닌 학생이 무엇을 배우길 원하는지 파악하는 데서 교육과정 설계가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 후 학생이 원하는 교육을 어떻게 배워야 하는지 그것을 배우기 위해 학생에게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파악하는 과정을 거친다.

강현석 경북대 교수
강현석 경북대 교수

또한 수업 설계의 초반 단계에서 먼저 평가 방식을 정해 교육 목표와 평가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백워드 설계’ 방법도 제시했다. 이러한 방식은 모두 수업설계의 시각이 ‘교수자’ 중심이었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 입장에서 진행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지금까지 대학 교육은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내용을 선정한 뒤 평가를 하는 ‘어떤 과목을 어떻게 가르칠까’를 생각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왔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으로는 교육과정 혁신은 불가능하다. 이를 거꾸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학에서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토론자들은 기존의 학문적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아닌 역량을 길러주는 곳이 미래형 대학이라고 전망했다.

강 교수는 “지식의 패러다임 지식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상황에서 결국 탐구의 혁신이 필요하다. 탐구를 혁신하려면 사고방식의 혁신이 필요하다. 통찰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대학 교육에서는 ‘통찰’을 가르치는 교과목이 부족하다”며 통찰력과 같은 사고방식 혁신의 역량을 강조했다.

발제를 맡았던 김창경 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한양대 과학기술정책학과 교수)은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기술을 동원할 것인지와 같은 아이디어를 내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서 일자리가 없다고 난리다. 그래서 창업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기술창업은 3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이야기다. 이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창업을 하는 때”라고 밝혔다.

정성화 대구한의대 교수는 이를 위해 교수자의 역할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미래의 교수자는 왜 학습이 필요한지를 깨닫게 해주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학생이 깨닫도록 ‘코칭’하는 역할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지도하고 조언하는 사람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화 대구한의대 교수
정성화 대구한의대 교수

정 교수는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교수자는 미래 교육환경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의 학위라든가 평가체계는 유효하겠지만 학위를 취득하는 것이 유일한 학습방식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졸업장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모두 공감할 것이다. 그보다는 자격과정이나 직무교육 프로그램과 같이 학습자가 필요로 하는 역량을 키우는 학습 솔루션이 제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 내용이 변화하는 만큼 학습자의 성과를 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 방식도 개발돼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 교수는 “학생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와 방식이 필요할 것”이라며 “미래 고등교육의 변화는 학습자 개인의 교육적 수요에 대해 교육내용과 방식 평가 교육환경이 결정되는 구조다. 결국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은 교육과정 설계와 평가 구조의 도입이라는 시도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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