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서 ‘제3회 대학혁신지원사업 Webinar 컨퍼런스’ 개최
대학 환경 변화, 위기 의식에 공감대...대학 혁신 필요성 한목소리
참석자들 "대학 교육, 학생 중심으로 재편돼야"
문제 발견 능력, 통찰력 등 변화하는 시대 역량 기르는 교육 중요성 강조
“대학 혁신의 전제 조건은 최소한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 만큼의 재정” 의견도

[한국대학신문 허지은 기자] 기술 발전과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으로 미래 대학으로의 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대학 교육이 현재 위기에 직면했음을 인정했다. 대학 교육이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사고를 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며 학생의 성장을 격려하는 역할을 자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고등교육의 혁신은 재정적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화상으로 개회사를 하고 있는 김석수 대학혁신지원사업총괄협의회 회장.
화상으로 개회사를 하고 있는 김석수 대학혁신지원사업총괄협의회 회장.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위원회와 본지가 주최·주관하고 교육부, 한국연구재단이 후원하는 ‘제3회 대학혁신지원사업 웨비나 컨퍼런스’가 13일 호텔인터불고 대구에서 진행됐다.

이날 컨퍼런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 기술을 위시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대학교육 패러다임 전환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김석수 대학혁신지원사업총괄협의회 회장(부산대 기획처장)은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전 세계 주요국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많은 대안을 준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갑작스러운 현상은 이러한 변화를 더욱 가속화했다. 이미 비대면 원격강의와 같은 에듀테크의 발전을 예상했지만 코로나19로 변화가 앞당겨지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이 가중됐다”며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환경에 대응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또한 우리의 임무”라고 말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 Ⅰ유형협의회 대구·경북·강원권 회장교인 영남대의 최외출 총장은 “학생 수 감소로 대학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혁신을 포함한 성장을 이룩하기 위해 대학들은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급변하는 사회변화에 고등교육이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향을 정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제  강연을 하고 있는 김창경 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한양대 교수)
주제 강연을 하고 있는 김창경 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한양대 교수)

‘코로나19 이후 고등교육의 미래 환경과 전망’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창경 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한양대 교수)은 기존 대학의 교육 방식과 내용을 위협하는 과학기술 발전의 현 상황을 전하며 “몇몇 인공지능(AI) 전문가에 의해 50년의 학문 분야가 와해되는 시대”라고 발언했다.

반면 안종배 국제미래학회장(한세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은 ‘미래사회 트렌드와 대학 교육혁신’에 대해 강연하며 “변화 속에서도 대학은 미래 혁신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최적의 기관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낙관적인 전망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논의에서 전문가들은 대학 교육의 지향점을 학문 내용의 전달이 아닌 미래 역량을 기르는 데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차관은 현 상황에서 미래대학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문제를 발견하고 질문을 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면서 “학문과 지식을 가르쳤던 기존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종배 국제미래학회장(한세대 교수)
안종배 국제미래학회장(한세대 교수)

강현석 경북대 교수는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상황에서는 탐구의 혁신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통찰 능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대학 교육에서는 ‘통찰’을 가르치는 교과목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한 컨퍼런스 참석자들은 대학 교육의 내용과 과정을 ‘학습자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회장은 학습자 중심의 교육과정 개편이 혁신의 중점 사항이라고 말하며 ‘SMART 방식’ 교수법 모델을 제시했다. 이는 △S(Self-collabo) 학생 스스로 자기주도 학습과 협업할 수 있게 하는 교수법 △M(Motivated) 문제·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되는 동기부여 식 학생 중심 교육 △A(Adaptive) 학생 중심으로 진행되는 전공 맞춤형 교육 △R(Resource free) 다양한 교육자원을 이용해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 콘텐츠들을 활용하는 교육 △T(Technology Embeded) 스마트 ICT를 활용한 양방향 교육 등이다.

강 교수는 교육과정 설계 방식부터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처럼 교수자의 입장에서 무엇을 가르칠지를 정하는 게 아니라 학생의 입장에서 배우길 원하는 것이 교육과정 설계의 첫 단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성화 대구한의대 교수는 교육 혁신을 위해 교수자의 역할 변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미래의 교수자는 왜 학습이 필요한지를 깨닫게 해주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학생이 깨닫도록 ‘코칭’하는 역할이다.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지도하고 조언하는 사람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했다.

윤성호 금오공대 교수는 “교육현장에서 새로운 교육법을 도입할 자세한 방법과 그 실효성을 평가할 수 있는 평가시스템이 개발돼야 한다”며 “각 대학의 현실에 맞는 새로운 교수법을 만들어 확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실적인 이야기도 나왔다. 재정 투입이 있어야 변화가 가능하지만 현재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의 투자는 매우 미미하다는 비판이다. “대학 혁신의 전제 조건은 최소한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 만큼의 재정”이라는 게 김병주 영남대 교수의 주장이다.

김 교수는 또 “국제적 수준에 미치지 못할 정도의 낮은 우리나라의 학생 1인당 공교육비로 어떻게 미래사회에 대비할지 의문이다. 우리나라 초·중등교육에 대한 정부 지원금은 OECD 평균을 웃돈다. 그러나 대학교육에 대한 투자는 오히려 계속 하락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초등학교 교육 여건보다 못한 수준에서 대학 교육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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