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 7개대 경쟁률 상승곡선, 고려대만 3.72대 1 ‘하락’
치열한 막판 눈치 작전 전개…불수능·교차지원 경쟁률 상승 ‘견인’

[한국대학신문 장혜승 기자] 학령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서울권 최상위권 주요대학의 정시 경쟁률이 상승곡선을 그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대·서강대·한양대·성균관대·연세대·서울대 등 대다수 최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올랐다. 이 가운데 중앙대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일 입시기관들에 따르면 서울권 최상위권 대학으로 분류되는 7개 주요 대학의 평균 경쟁률은 5.52대 1로 전년도 같은 기준 4.93대 1과 비교해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2학년도 대입 정시전형 원서접수 마감을 앞두고 서울 주요 대학 지원자들 사이에 막판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진 결과물이다.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중앙대는 가·나·다군 1496명 모집에 1만 5692명이 지원해 10.67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전년도 8.78대 1보다 상승한 수치다. 특히 가장 많은 수험생을 모집한 다군에서는 430명 모집에 1만 492명이 지원하며 24.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다른 주요대학도 수치에 다소 차이가 있을 뿐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서강대는 나군 일반전형 모집정원 621명에 3315명이 지원해 5.34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전년도 3.81대 1보다 크게 상승했다. 한양대도 1259명 모집에 6216명이 지원해 4.9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년도 4.81대 1대비 경쟁률이 올랐다. 성균관대도 가, 나군 일반전형 모집정원 1498명에 7128명이 지원해 4.7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며 전년도 4.25대 1보다 상승했다. 

앞서 지난 1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서울대와 연세대도 각각 4.13대 1과 4.7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대비 큰 폭으로 경쟁률이 높아졌다. 지난해 서울대 정시모집 경쟁률은 3.82대 1, 연세대는 3.9대 1이었다. 

고려대는 최상위권 주요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경쟁률이 다소 낮아진 사례다. 1690명을 모집한 고려대는 6290명의 지원자를 받아 3.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3.85대 1 보다 다소 낮은 수치다. 

이처럼 일부 예외사례가 있긴 하지만, 대다수 주요대학의 정시 경쟁률이 오른 것은 의외의 결과다. 학령인구 감소와 더불어 정부 정책에 따라 정시모집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한 첫 해이기 때문이다. 지원자 풀이 줄어든 반면, 모집인원은 늘려야 하는 등 경쟁률 하락 요인이 즐비했음에도 도리어 최상위 대학들의 경쟁률은 높아졌다. 이는 주요대학을 향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예년보다 더욱 뜨거웠음을 의미한다. 

수험생들의 높은 관심은 막판 치열하게 전개된 ‘눈치 작전’을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고려대의 경우 마감 전 오후 2시 일반전형 경쟁률은 1.76대 1, 최종 마감 경쟁률은 3.72대 1로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대도 사정은 비슷했다. 마감 전 오후 3시 일반전형 경쟁률은 2.04대 1, 최종 마감 경쟁률은 4.13대 1로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연세대 역시 서울대와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다. 마감 전 오후 2시 일반전형 경쟁률은 1.71대 1, 최종 마감 경쟁률은 4.76대 1로 약 2.8배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업계에서는 이처럼 뜨거워진 눈치작전의 요인으로 △불수능 논란 △사상 첫 문·이과 통합시험으로 인한 교차지원 활성화 등을 지목했다. 수험생들이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아지면서 눈치를 보는 사례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모집인원 증가와 약학과 신설 등 수험생들의 합격 기대심리 상승으로 따른 상향지원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최상위 주요대학의 경쟁률이 전년 대비 상승한 원인에 대해 “2022 수능은 불수능이었기에 합격 당락에 대한 변별력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상위권 수험생 입장에서 볼 때 소신 지원이 늘어나는 현상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상위권 대학에 합격하고자 하는 이른바 눈치파 수험생들이나 거품 지원자도 경쟁률 상승에 기여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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