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 줄었지만 주요 대학 쏠림 여전
대학기본역량진단 여파는 없어 보여
코로나 유행 재확산세로 방역 만전

오지희 영상기자

[한국대학신문 우지수 기자] 이른 아침부터 코엑스 1층 A홀 앞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코로나19 이후 3년만에 열린 2023학년도 수시 대학입학정보박람회를 찾은 학부모와 학생들이었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대입 정보를 얻기 위한 수험생의 발걸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2023학년도 수시 박람회를 20일 개최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대입 정보를 얻기 위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박람회 현장을 찾았다.

행사 개막 5시간 전인 오전 5시경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는 학부모 A씨는 “자녀가 가고 싶은 대학에 갈 수 있을지 상담받고 싶어 생활기록부를 가지고 왔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날 상담을 받은 학생들은 대체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상담이었다”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2019년 열린 수시 박람회에 비해 방문 인원은 눈에 띄게 줄었지만 여전히 주요 대학 상담 부스에는 인원이 몰렸다. 반면 지역대학은 한산해 희비가 엇갈렸다.

■ 코로나19 이후 첫 수시박람회…3년전과 달라진 점은 =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이후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린 수시박람회다. 올해 수시박람회의 첫날 오전 방문 인원은 2900여 명. 지난 2019년 수시박람회의 7400여 명과 비교하면 현저히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수도권 주요 대학들의 상담 부스를 보면 인원 감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상담 받길 원하는 학생들이 몰려 상담 예약이 금방 차 전체 방문객 인원 감소에 대한 체감도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가톨릭대 입학팀 관계자는 “인원이 줄었다곤 생각했는데 이렇게 차이가 날 줄은 몰랐다”며 놀란 반응을 보였다.

지방대학은 상황이 달랐다. 줄어든 인원 사이에서도 특정 대학으로 인원이 쏠리는 현상이 생기자 상담받는 학생이 더 감소했다. 한 지방대학 관계자는 “3년 전에는 올해보다 부스가 훨씬 컸는데 작아진 부스를 감안하더라도 상담받는 인원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3년만에 열린 박람회임에도 참가 인원이 줄어든 이유로 참가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 외에도 △팬데믹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줄어든 야외행사 참가 △최근 다시 확산세를 보이는 코로나19  등을 이유로 꼽았다.

입시박람회에 꾸준히 참가해 상담을 진행해 오고 있는 교수 B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참가인원이 줄어들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복합적인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올해 들어 전국 지자체 혹은 각 고등학교에서 자체 입시설명회를 많이 열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기간 동안 입시상담에 대한 갈증이 늘긴 했지만 자체 해결하는 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이미 상담을 받은 학생들은 이 행사에 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고 인원 감소 이유를 분석하기도 했다.

■ 주요 대학 쏠림 현상 여전, 대학기본역량진단 미선정 영향은 미미 = 수시 원서를 제출하는 학생들에게 지원대학의 대학기본역량진단 미선정 여부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도 관심사 중 하나다. 대학기본역량진단 미선정 대학에서 상담을 받고 나온 학생들은 대체로 이러한 사실에 대해 잘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인식했을 경우 대학 선택에 변화가 있겠냐는 기자의 질문에 크게 영향받지 않을 것 같다고 답한 학생들이 대다수였다.

대학기본역량진단에 미선정된 대학 관계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평가 결과가 수시박람회 입시 상담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추후 원서접수기간이 왔을 때 입시서류를 제출할 학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학부모와 학생들이 미선정 학교를 우선 배제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를 덧붙였다.

서울·수도권 주요 대학은 인원 쏠림 현상은 올해에도 여전했다. 이른 대기 마감과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은 여전히 수도권 대학에 관심이 집중되는 양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해줬다. 

■ 코로나 재확산 촉각…열화상 카메라 설치 등 방역 대응 강화 = 코로나19 이후 처음 열린 행사인 만큼 이전과는 달라진 점들이 눈에 띄었다. 주최 측은 방역 지침에 따라 △열화상 카메라 △에어샤워 △전시장 환기 시스템 △행사 수 전시장 전체 방역 등을 제공했고 음식물 섭취 금지나 장내 벤치 제거 등 여러 제한 사항도 지시했다. 이에 대기 공간이 사라져 학생, 학부모들이 바닥에 앉아서 대기하는 상황도 빈번하게 일어났다.

개별 부스에서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대비해 비말차단 가림막 설치, 손소독제 비치, 마스크 착용 상담 등 민감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담 테이블에 비말차단 가림막을 설치한 학교는 11개 학교에 불과해 아쉬운 점도 눈에 띄었다. 상담을 마치고 나온 학부모 C씨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는데 다른 대학들도 상담 테이블에 가림막을 놔 주면 안심이 더 되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대해 대학 담당자는 “서류를 보고 자세하게 상담할 때 가림막이 방해가 되기도 한다”면서도 “가림막을 설치하고도 원활하게 상담하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박람회에 참가한 학생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충청남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단체로 방문했다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개인적으로 찾아보는 입시 정보보다 더 심층적인 정보와 팁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며 “교수들에게 물어보기 껄끄러운 부분은 재학생들에게 물어볼 수 있어 한결 편했다”고 전했다. 진로 탐색을 위해 박람회에 왔다는 중학교 3학년 학생은 “이렇게 많은 대학교가 있는지 몰랐고 박람회 현장에 와서 진학하고 싶은 대학도 생겼다”며 “대입 준비를 위한 상담은 받지 않았지만 3년 후 대입을 준비할 때 다시 와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재방문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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