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이태선 밴드’ 리더에서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 교수로 변신
‘메타버스 스쿨’ 프로젝트 참여…음악 수업은 오프라인으로만 가능하다는 편견 깨
학생이 직접 만든 콘텐츠로 저작권료 받는 경험 통해 저작권 인식 높이는 효과 ‘톡톡’

이태선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 실용음악 전공 교수. 사진=백두산 기자
이태선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 실용음악 전공 교수. (사진=백두산 기자)

[한국대학신문 백두산 기자] 옥슨 80, 개그콘서트…. 최근에 성인이 된 학생들에게 이 단어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물으면 10명 중 9명은 모를 것이다. 옥슨 80은 TBC 젊은이의 가요제 금상을 받은 건국대 록밴드로, 홍서범이란 가수를 전국에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개그콘서트는 KBS를 대표했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 20년 넘게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두 단어 사이에 유일한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숭실대학교 글로벌미래교육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이태선 교수가 몸을 담고 있었다는 점이다. 옥슨 80은 이 교수가 본격적으로 음악을 하게 된 뿌리라 할 수 있고, 개그콘서트는 이태선 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였던 그를 전국민에게 알린 프로그램이다.

이 교수는 이제 밴드의 리더에서 벗어나 한 명의 교수로서 후배이자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미래교육원의 ‘메타버스 스쿨’과 ‘K컬처아카데미’ 프로젝트에 주축으로 참여해 제자들이 K-컬처 제작자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그는 “앞서 선후배 음악인들이 노력한 것을 발판 삼아 후배 음악인들이 지금보다 더 글로벌 하게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며 “대중문화를 따라가는 사람이 아닌 대중문화를 이끌 수 있는 음악인을 양성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옥슨 80의 기타리스트, 이태선 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를 벗어나 이제는 실용음악을 가르치고 있는 그를 만나 근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이태선 밴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홍서범 씨와 옥슨 80이라는 건국대 록밴드로 시작해 1980년 제3회 TBC 젊은이의 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음악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KBS 관현악단에 들어가 1995년까지 활동했고, 그 사이 이태선 밴드란 팀으로 활동의 폭을 넓혀갔다. 1999년 개그콘서트 파일럿 방송부터 프로그램을 하차한 2019년까지 20년 넘게 현장음악을 담당했다. 학생을 가르친 지는 좀 오래됐다. 부산예대, 홍익대, 세한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쳤고, 2017년부터는 숭실대에서 전임 교수로서 제자를 양성하고 있다.”

- 현재 글로벌미래교육원에서는 무슨 강의를 하고 있나.
“아무래도 계속 연주를 해왔기 때문에 합주 실기나 퍼포먼스, 노래, 연주 등 음악과 관련된 수업 위주로 담당하고 있다. 기타를 오랫동안 다뤄왔던 만큼 전공실기와 연주, 편곡, 화성악, 분석법 등을 가르친다. 실기를 중심으로 가르치지만 여기를 졸업하고 나갈 때 한 명의 연주자가 될 수 있도록 실무적인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다.
시니어를 위한 강의도 진행 중이다. 30대 후반부터 많으면 50대까지 음악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여건상 할 수 없었던 사람들을 위한 직장인 밴드 강의도 개설했다. 글로벌미래교육원이 평생교육기관인 만큼 어린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뒤늦게 학업에 뜻을 둔 사람들을 위해서도 문을 열어뒀다. 직장인 밴드와 같은 특별 과정은 생활이 좀 안정된 분들이 편하게 와서 공부할 수 있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태선 교수.
이태선 교수.

- 최근 글로벌미래교육원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고 있는가.
“예전처럼 도제식 교육을 제공하기보다는 종합예술인 양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옛날에는 영화를 두고 종합 예술의 결정체라고 말하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영화뿐만 아니라 음원이나 뮤직비디오 이런 것들도 하나의 문화로서 향유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글로벌미래교육원은 옛날처럼 실용음악과 관현악 이런 식으로 나누지 않고 K-컬처라는 하나의 단어 안에 모든 콘텐츠를 집약함으로써 하나의 큰 콘텐츠를 만들어 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전략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삼화 교수와 메타버스와 게임을 활용한 수업을 고민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음악 수업은 오프라인에서만 강의가 가능하다는 편견을 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메타버스와 게임, 실용음악의 조합은 상상이 안 된다. 무슨 의미인가.
“최근 많은 대학들이 입학식이나 축제 등을 메타버스 플랫폼상에서 진행해 이슈가 된 적이 있다. 그러나 모든 학사운영을 완벽하게 메타버스 상에서 진행하는 대학은 아직 없다. 그런 의미에서 숭실대 글로벌미래교육원은 대한민국 최초로 메타버스 스쿨을 구축해 미래교육의 선도적인 입지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메타버스와 게임, 실용음악의 조합도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온라인 게임 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아바타를 활용해 온라인상에서 현실감 있는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타버스 스쿨은 가상의 공간 위에 구축한 또 하나의 숭실대로, 현실세계의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들을 디지털 학교 내에서도 동일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특히 기존의 사이버대학에서 이뤄지는 영상 중심의 원격교육 방식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이 메타버스 스쿨 안에서 자신의 아바타를 생성하고 현실에서의 학교 생활과 동일한 모든 경험들을 체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모든 것을 메타버스 상에서 해결하자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을 구분함으로써 강의가 중심이 되는 것은 온라인으로, 프로젝트 수업이나 창작활동이 필요한 수업은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게 되면 교내의 공간을 보다 쾌적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최근 저작권이 강화되고 있다. 음악이야말로 저작권에 대해 가장 민감한 분야이지 않은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친한 교수와 제자들이 음악저작권협회에 참여해 개선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이 음악을 하는 후배들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이익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그 이전에 학생들을 가르치는 수업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다. 실용음악 전공의 경우 작곡이나 편곡, 연주, 노래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창작을 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어 학생들이 직접 음원을 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실제로 우리 학생들이 발표한 음원을 통해 학생 개개인이 많은 돈은 아니지만 저작권료를 받아보는 경험을 함으로써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을 다루는 업체와 협약을 맺고 수업에서 만든 콘텐츠를 오픈마켓에서 NFT(대체불가토큰)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드는 협의도 진행하고 있다.”

- 글로벌미래교육원의 장점은.
“서울에 위치해 있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장점이다. 우리나라는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적 환경이 서울에 집중돼 있다. 이런 환경을 자주 접하는 게 중요한데 그런 부분에 있어 숭실대는 굉장히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음악을 하는 제자들에게 홍대가 가깝다는 것은 굉장한 이점이다.
타 지역에서 쉽게 찾기 힘든 라이브 클럽도 많이 있고, 버스킹도 여러 장소에서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런 문화를 거부감 없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음악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과 소통하는 수단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 부분에서 많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지역에서 음악을 한다는 것은 축복이다. 또한 오래된 역사만큼 이곳을 거쳐간 선배들도 많다. 현재 필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들을 통해 다양한 현장의 경험을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도 많아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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