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 서울대학교는 줄어드는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을 교원의 사외이사 기부금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이날 오전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준환 서울대 발전재단 상임이사는 “학생연구원에 지원하던 예산 규모가 1921억 원에서 1644억 원으로 268억 원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공계과 인문사회계 대학원 등 소속 학생들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교육과 연구 환경 조성을 위해 재원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도 R&D 예산을 올해 대비 16.6%, 약 5조 2000억 원 감축한 25조 9000억 원으로 편성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도 내년도 R&D 예산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서울대는 ‘제16조 겸직교원의 의무 및 복무관리’ 조항에 따라 전임교원들이 사외이사 겸직 허가 이후 받게 되는 일정 금액 이상 수입에 대해 기부금을 납입하도록 하고 있다. 출연금은 연 2000만 원 초과 금액의 15%다. 현재는 기부금을 ‘학사장학금(선한인재장학금)’으로 적립해 학생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향후 이를 연구장학금 예산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누적된 기부금은 연간 10억 원, 총 50억 원가량으로 삭감된 예산 규모인 268억 원에는 한참 못 미친다.

부족한 예산에 대해 강병철 서울대 연구처장은 “한꺼번에 268억 원을 지원할 예산 마련은 쉽지 않다”면서도 “인건비 풀에서 일부를 모으고, 이는 교수들의 양보가 필요한 부분으로 협의를 통해 재정이 많이 있는 교수들에게 설득해서 양보를 받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상임이사는 “해외의 경우 경제가 악화되면 국가가 먼저 연구 예산을 푼다”면서 “궁극적으로는 R&D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