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교육부 제공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신청접수 현황’ 자료 분석
올해 신청 전문대 37개교(59.6%)…연합 12건, 단독 8건, 통합 4건
“지원율 급증, 지방전문대 활성화 사업 ‘몫’…최소 2곳 지정 필요”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사진=한국대학신문DB)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사진=한국대학신문DB)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올해 교육부 ‘글로컬대학30’ 2기 지정대학 신청접수가 지난 22일까지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전국 전문대 절반 이상이 이번 사업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문대 10곳 중 3곳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신청률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대학들이 올해 사업에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지난해 전문대 신청이 저조했던 배경에 ‘국립대·대형사립대’ 위주로 사업이 설계됐다는 지적이 있었고, 실제 결과에서도 ‘국립대 7곳, 대형사립대 3곳’만 선정됐다는 점을 비춰볼 때, 올해에는 직업교육을 선도할 전문대가 몇 곳이나 선정될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본지가 교육부를 통해 받은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신청접수 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 22일까지 접수한 ‘예비지정 신청 전문대학 수’는 총 37개교(59.6%)다. 지난해 사업을 신청한 전문대학 수가 총 18개교(28.6%)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두 배를 넘겨 19개교가 더 신청했고 이를 비율로 환산하면 약 31%포인트가량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단독·통합·연합 등 유형별 현황을 살펴보면, 단독으로 신청한 전문대학은 총 8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를 포함한 통합 유형으로 신청한 건수는 총 4건으로, 이 가운데 ‘국립대+공립전문대’ 경우가 1건(4개교), ‘사립대+전문대’가 3건(6개교) 등으로 확인됐다. 전문대학 참여하는 연합 유형 신청 건수는 가장 많은 총 12건으로, ‘사립대+전문대’가 6건(19개교), ‘사립전문대+공립전문대’가 4건(15개교), ‘초광역권 전문대’가 2건(5개교) 등으로 파악됐다.

글로컬대학은 교육부가 비수도권 대학들을 육성하기 위해 자율적 혁신 계획과 파급·확산 경쟁력이 있는 대학을 지정해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대형 국고 사업이다. 총 30개교 내외를 지정할 계획인 가운데 지난해 10개교를 우선 지정한 바 있고, 올해 10개교 내외를 이어서 선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다음 달 중으로 15~20곳의 예비 지정대학을 발표하고, 이르면 7월 10곳 내외로 본 지정대학을 선정할 계획이다.

■ “올해 전문대 최소 2곳…‘K-전문대’ 확산할 계기 마련돼야” = 지난해 글로컬대학 선정 결과를 보면, 전문대로선 경북도립대가 유일하게 본 지정대학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국립대인 안동대에 통폐합하는 조건이라는 점에서, 글로컬대학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게 될 전문대는 사실상 여전히 단 한 곳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결과 발표 이후, 교육계에선 “교육부에서 직업교육에 대한 혁신 의지가 약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꼴”이라며 “교육부의 정책 설계상 전문대 홀대 기조가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 과정에서도 그대로 작용한 것”이란 지적이 빗발쳤다.

반면 정부·정치권에선 지난해 전문대 신청률 자체가 저조했고, 지원 대학 수 자체가 적으니 본 지정에 포함되는 대학이 나올 경우도 자연스럽게 낮은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글로컬대학 사업에 대한 자문 역할을 맡은 한 교육계 관계자는 “글로컬(glocal) 중 글로벌(global)·로컬(local)을 비교할 때, 해당 사업 취지는 로컬에 더 많은 비중을 둔다”며 “글로벌 연구 중심 대학(일반대)을 선정하는 게 아니고, 지역 거점 역할을 하는 대학이 꼭 일반대여야만 된다는 법도 없다. 전문대도 충분한 자격과 능력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계에선 그간 지적됐던 전문대 신청률이 올해 대폭 늘어난 만큼 글로컬대학 2기 명단에는 전문대가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교육부가 글로컬대학을 운영하기 위한 예산으로 현재 지역전문대에 지원되는 ‘지방 전문대학 활성화 사업’을 흡수하는 만큼, 이른바 ‘전문대 몫’이 있어야 한다는 논리에도 점차 무게가 실린다.

영남권 한 대학 관계자는 “통폐합 조건이 아닌 ‘단독·연합’ 형태로 각각 1개교씩 최소 2곳은 2기 글로컬대학 명단에 들어가야 한다”며 “지난해 국립대 신청 대학 25개교 중 7개교가 본 지정에 들었다. 합격률이 무려 28%다. 일반사립대도 64개교 중 3개교(4.6%)가 지정됐다. 고등·직업교육 간 균형을 고려한다면 올해 전문대 37개교 중 최소 2곳은 나와야 한다는 게 결코 무리한 이야기가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 고위공무원 출신 한 대학 관계자도 “지방 전문대학 활성화 사업 예산을 (글로컬대학에) 갖다 쓰기 때문에 이를 전부 다 일반대에 줄 수는 없는 문제”라며 “교육부 내에서도 이 부분을 전혀 무시 안 할 수는 없을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는 전문대를 뽑아줄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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