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원제한대학 최초 원광대 깜짝 특강

“원불교계 반발 잠재우려는 의도” 분석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 43곳 중 제일 처음으로 원광대를 방문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원불교 재단에서 지난 1946년 설립한 원광대는 4년제 종합대학으로 최근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 학자금 대출제한대학에 동시 선정되는 굴욕을 당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이 장관이 원불교계의 반발을 의식해 이를 잠재우고자 43개 대학 중 가장 먼저 원광대행(行)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 장관은 15일 원광대에 방문해 ‘대한민국의 미래와 대학’을 주제로 특강했다. 이번 특강은 이성택 원광학원 이사장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이 장관은 특강을 통해 “정부 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된 학교들은 이번 조치를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원광대는 개혁의지가 확고한 만큼 재정지원 제한대학 선정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격려했다.

특히 이 장관은 특강에 앞서 정세현 총장 등과 접견하고 “이번 평가 결과에 원광대가 포함된 데 대해 개인적으로도 당황했다”며 “원광대가 이번 일을 통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이 장관의 원광대 특강 일정이 추석 연휴 직후 갑작스럽게 결정됐다는 것이다. 교과부 장관의 대학 특강 일정이 최소 1~2개월 전에 잡히는 것이 관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장관의 원광대 방문은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대학가에선 “원광대가 원불교 재단 대학이라는 점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원광대가 이달 초 재정지원 제한대학, 학자금 대출제한대학에 동시 선정된 직후부터 최근까지 원불교계는 교과부 정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해왔다. 따라서 이 장관도 원불교계의 반발을 더 이상 바라보고 있기만은 어려웠으리란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원불교계의 반발을 우려한 것은 아니다. 원광대가 재정지원 제한대학 43개 중 가장 큰 대학이고 개혁의지가 강해 제일 먼저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광대 관계자도 “이 장관도 원광대가 43개 대학에 속한 것에 대해 놀랐고 격려의 마음을 전하고자 특강 요청을 수락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광대는 재정지원 제한대학, 학자금 대출제한대학 선정으로 내년엔 교육역량강화사업비를 받을 수 없게 됐고 일부 신입생의 학자금 대출에도 제한을 받게 됐다.

정 총장은 최근 성명서를 발표하고 “6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학교는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많이 배출했으나 그간 자기성찰과 검증에 게을렀다”며 “여기에서 좌절하지 않고 이번 사태를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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