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종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 “수요자 위해 ‘자율경영’으로”
김영종 동국대 경주캠퍼스 총장 “수요자 위해 ‘자율경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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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와의 분리경영 성공적 연착륙
'국제화' 위해 방학 동안 발로 뛰어
지방캠 첫 ACE사업 선정 등 '희망'

‘캠퍼스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한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대학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국대 경주캠은 올해 초부터 서울 본교와 인사·재정까지 분리하는 실험에 나섰다. 외부의 관심 뿐 아니라 내부 구성원들의 우려도 있었지만 빠르게 ‘연착륙’하고 있다. 자율경영 선언 이후 곧바로 지방캠퍼스 중 처음으로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지원사업과 교육역량강화사업에 동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둬 자신감이 붙었다.

지난 3월 새로운 경주캠의 초대 총장이 된 김영종 총장은 자율경영 체제 전환을 ‘수요자 맞춤형 교육’의 노력임을 강조했다. 제반 환경과 상황이 전혀 다른 서울 본교와 같이 해서는 경주캠 상황에 걸맞은 행정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행정고시 출신답게 이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방자치제’에 비유했다. 구체적 활동에도 나섰다. 총장 취임과 함께 국제화를 목표로 내건 그는 지난 여름방학 발로 뛰며 글로벌교육의 계기를 마련했다.

- 방학 동안 직접 발로 뛰며 국제화 성과를 거뒀다.
“여름방학에 열심히 뛰었다. 필리핀 앤더런대, 인도 티벳불교논리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새크라멘토와 학술교류협정을 맺었다. 캘리포니아주립대의 경우 내년 1학기부터 2+2 복수학위제를 시행하게 됐다. 2년은 본교에서, 2년은 미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마련한 의의가 있다. 특히 학비가 저렴한 주립대를 전략적으로 선택해 미국 사립대에서 1년 공부할 돈으로 2년 공부할 수 있도록 한 게 장점이다. 양쪽 대학의 커리큘럼을 연속성 있게 맞췄고, 경주캠에서 등록금 감면 장학금을 받는 학생이 해외에서 별도 비용을 부담하지 않게 하는 등 신경을 썼다. 지방에 위치한 대학이지만 이런 국제화교육 제도가 우수학생들을 유치하는 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 협정을 맺은 해외대학과 특별한 사연이 있다고 들었는데.
“앤더런대는 그간의 해외봉사활동이 맺어준 인연이다. 수년 전부터 필리핀 마닐라 외곽지역의 불우한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는 등 마을 정화사업활동을 펼쳐왔다. 현지인들이 고마움을 느껴 ‘동국의 거리’를 지정하는 등 교류관계가 깊었다. 이번에 봉사활동 가있는 학생들을 격려하러 들렀다 앤더런대와 MOU를 체결했다. 영어권 소재 대학이라 학생들의 어학연수, 교환학생 파견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인도 다람살라에도 우리 학생과 교수들이 무료 의료봉사를 가고, 불교 종립대학의 연이 닿아 티벳불교논리대와 MOU를 맺을 수 있었다.”

- 화제를 바꿔보자. 자율경영 체제의 실질적 초대 총장이 됐다.
“내부 구성원들도 오랫동안 독자적 자율경영을 원해왔다. 본교와 지리적으로 너무 많이 떨어져 있고 교육·연구환경도 차이가 워낙 많이 나기 때문이다. 경주캠 의사 결정을 서울 본교에서 하면 대응능력이나 현장감각, 타이밍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캠퍼스 자율경영 체제로 경주캠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의미가 크다. 최근 본·분교 통합 흐름도 있는데 우리 대학은 거리가 너무 멀어 반대로 분리경영 방침을 정했다. 비유하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 나뉘는 지방자치제 같은 것이다. 대학행정도 그렇게 해야 수요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지 않겠는가.”

- 실제로 본교와 분리운영해보니 애로점도 있을 텐데.
“홀로서기인 자율경영이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예전에는 캠퍼스 경영 예산을 구할 방법이 없으면 본교에 부탁하거나 의존하기도 했다. 재정적 문제 뿐 아니라 사회적 네트워크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지원을 받았다. 이런 부분에서 책임감이 높아졌다. 전보다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더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고 긴축재정 같은 방법은 쓰지 않는다. 지방에 위치했다고 해서 갑자기 교직원 보수를 낮추는 것은 이치에 안 맞는다. 예산을 잘 운용하면 감당할 수 있고, 사기 진작 차원에서 비슷한 보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자율경영 전환 후 곧바로 ACE사업·교육역량강화사업에 동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두 사업의 동시선정은 지방캠퍼스로는 처음이다. 특히 ACE사업 선정은 ‘잘 가르치는 대학’이란 타이틀을 얻은 것으로 대학의 교육역량에 관한 최고의 찬사라 할 수 있다. 교육중심대학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우리 대학의 장기적 비전과도 부합한다. 우리 ACE사업의 핵심은 교양교육 하모니(HARMONY)전략과 교수-학습지원의 셀프(S.E.L.F)전략이다. 학생들이 창의적 사고와 독창적 문제해결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조화로운 인재상을 추구하는 자기주도적 학습 지원’으로 요약된다. 궁극적으로 신입생들이 오고 싶고 재학생들이 희망을 갖고 학업에 열중할 수 있으며 졸업생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대학을 만들고자 한다.”

- 사업 선정의 비결과 의의는 무엇인지.
“자율경영 체제 전환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ACE사업 선정방식은 수도권과 지방을 분리해 평가한다. 아무래도 수도권과 지방의 대학 여건 차이가 있어서다. 이 때문에 본교와 합쳐 평가받으면 양쪽이 모두 불리했다. 그간 본교와 동일한 관리·경영시스템을 유지해온 경주캠의 기본 역량도 우수하지만, 분리한 발상 자체가 ACE사업과 맞아떨어졌다. ACE사업 계획서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도 한몫 했다. 교육역량강화사업이 과거 실적 중심인 데 반해 ACE사업은 앞으로의 계획을 많이 본다. 구성원들이 심혈을 기울여 교육계획을 세운 게 주효했고, 사업 선정 뿐 아니라 앞으로의 대학 발전방향의 구체적 밑그림까지 그리는 효과가 있었다.”

▲ 박성태 본지 발행인(오른쪽)과 대담 중인 김영종 총장.

- 불교 종립대학, 문화도시 경주, 경북 원자력클러스터를 감안한 특성화 방향이 뚜렷한데.
“불교·에너지·바이오 같은 특성화 분야는 전략적으로 재정 지원을 해주고 있다. 국내 유수 대학들과 겨룰 수 있도록 예산과 시스템을 정비했다. 특히 국내 최초의 에너지 관련 단과대학인 에너지·환경대학은 분야 유명 전문가들을 특채로 교수진으로 영입하는 등 교육 수준 자체가 높고 대형 프로젝트도 많이 수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비전2020’을 통해 불교분야 세계 최고, 에너지분야 국내 최고, 바이오분야 영남권 최고를 목표로 학제 개편 등 융복합 특성화에 주력해나갈 방침이다.”

- 선(禪)센터 건립 등 불교 국제화를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불교 종립대학과 문화관광도시 경주의 특성에 걸맞게 캠퍼스 내에 선센터를 지어 불교 명상에 관심 있는 내·외국인들을 끌어들이려 한다. 특히 선센터에는 부처님의 사리를 모실 수 있게 됐다. 인도를 방문했을 때 달라이 라마를 찾아뵙고 선센터 건립의 의의와 포교활동 계획을 말했더니 달라이 라마께서 보관 중인 부처님 진신사리를 내어줘 감사하게 받았다. 우리 대학을 위해서도 한국 불교를 위해서도 명예로운 일이다. 불교의 가르침을 세계화하고 명상의 오묘함을 널리 알리는 크나큰 계기가 될 것이다.”

- 최근 본격화된 부실대학 퇴출 논의의 주요 타깃이 지방대가 된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전체적으로 대학교육의 수요-공급 구조 자체가 잘못돼 있다. 현재의 문제라기보다는 그간 ‘설립준칙주의’로 대학을 과잉 공급한 정부 정책의 잘못이 있다. 그래놓고 지금은 적자생존 논리에 따라 경쟁력 없는 대학은 퇴출돼야 한다는 식인데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게 아쉽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 번은 거쳐야 할 과정인 것은 맞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정리 대상이 될 것이다. 대안으로 평생교육 시스템으로의 전환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부실 낙인이 찍혀 질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 대학의 평생교육기관에 수요자가 가겠느냐. 결국 지방대들이 스스로 노력해 해결해나가야 하는 문제로 본다.”

■ 김영종 총장은…
김영종 총장은 부산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행정학석사 학위를, 동국대에서 행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14회 행시를 패스하고 고용노동부 법무관실·감사관실, 부산광역시 기획관리실 등에서 공직 생활을 한 뒤 1985년 동국대 경주캠 교수로 부임했다. 한국정부학회·대한지방자치학회·한국정책과학학회 등 각종 학회와 경주지역발전협의회, 경상북도의회 자문교수회 회장을 역임했다. 경주부총장, 사회문화교육원장 등의 학내 보직을 거쳐 동국대 경주캠 총장에 취임했다.

<대담 = 박성태 발행인, 사진 = 한명섭 기자, 정리 = 김봉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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