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금 확대 및 정원감축…“미리미리 준비하자”

정부가 대출제한대학 및 재정지원 제한대학의 명단을 발표한 지 보름 가까이 지나면서 대학들이 속속 자구책을 내놓고 있다. 재정지원 제한대학들은 각종 장학금 확대를 비롯해 전임교원확보 추가확보, 조직개편 등을 다양한 대책을 발표하며 생존전략 짜기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또한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대학들 역시 자체 정원감축 계획을 내놓으며 ‘부실대학’ 피해가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 장학금 확대 및 취업률 높이기 = 서울지역 대학 중 유일하게 대출제한대학으로 선정, 충격을 줬던 상명대는 향후 4년 간 500억원의 대학개혁 예산을 투입하고 신입생에게는 보전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평생지도교수제', `졸업생 멘토제'를 활용해 취업률을 높일 방침이다.

경남대는 300억원 이상을 투입해 2∼3년 이내에 교육지표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전체 학생장학금 수혜율을 50%로 상향하며, 신입생에게 보전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목원대는 교직원 복지를 삭감해 현재 100억원인 장학금을 157억원으로 확충하고 2012학년도 신입생의 학자금 대출 30%를 학교에서 보증할 방침이다.

서원대는 연간 장학금 규모를 60억원에서 80억원으로 확대키로 했으며 전임교수(170명)와 직원(97명)이 10월부터 자발적으로 급여의 1%를 기부할 것을 제안해 장학금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지역 명문 사학에서 학자금 대출제한대학으로 선정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은 원광대는 장학금 50억원을 추가 배정하고 2학기부터 교수 37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한국국제대는 향후 5년간 50억원의 장학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며 `입학성공 장학금'을 도입, 내년 신입생에게 연간 200만원 이상의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장학금 확대 방침과 함께 정원조정에 나서는 대학들도 늘고 있다.

원광대는 장학금 확대와 함께 2013학년도 입학정원 380명 감축 방침도 세웠으며, 관동대는 2015년까지 입학정원 500명을 줄일 계획이다. 루터대는 2012학년도 입학정원을 100명 감축한다.

이밖에 대전대는 조직개편 및 교수충원 계획을 수립 중이며 극동대는 교원확보율 제고(43%→63%), 성적우수 학생의 외국연수 무상지원 방침을 밝혔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평가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대학들에게 교육여건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학교별로 개선 노력이 나타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자평했다.

■ “대비하지 않으면 죽는다” = 재정지원대학 및 대출제한 명단 발표 폭풍이 대학가를 휩쓸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대학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특히 현재 고 3학생이 (4만9000여명)이 2019년에는 65.1% 수준인 3만 1000여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산 지역을 비롯해 울산·경남 등 동남권 대학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동명대는 정보통신대학과 공과대학, 건축대학과 디자인대학을 각각 통합하는 대규모 조직개편을 통해 정원을 2천240명에서 2천20명으로 한꺼번에 220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동아대도 야간학부 정원을 55명 줄이고, 주간은 19명 늘려 전체적으로 26명을 감축하기로 했으며, 이 과정에서 건축·디자인·패션대학을 신설하는 대신 철학과와 조각학과 등에서 5~20명을 줄이고, 정원이 21명인 무용학과를 아예 폐지하기로 했다.

고신대는 2012학년도에 10명을, 2013학년도에 10명을, 2014학년도에 20명을 각각 감축한다는 중·장기 플랜을 세웠으며, 동의대 역시 간호학과와 치위생학과에서 정원을 각각 30명과 10명 늘리는 대신 다른 학과에서 60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경성대, 신라대, 영산대, 부산가톨릭대 등도 2012학년도에 입학정원을 5~23명 감축할 계획이다.

대학 관계자들은 18일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들기 전에 서서히 군살을 빼 자생력을 키우고, 신입생 학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 2012학년도부터 구조조정을 시작한다”면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생존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