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국세청 DB 활용… 프리랜서도 포함

작년 ‘직장건보’도입 후 진화···대학평가서 중요성↑
교과부 "예술계통 합리적 산정기준 마련 고심 중"

대학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취업률에 대한 대학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학 평가 시 졸업자 취업률이 핵심 평가지표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률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이를 산출하는 방식도 점차 진화하고 있다.

25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대학 취업률 산출시 국세청 DB까지 추가로 활용된다. 1인창업자나 프리랜서 등 실질 취업자 수를 반영하기 위해서다. 또 졸업 후 취업까지 10개월간의 구직활동기간을 인정, 매년 12월 31일자를 기준으로 취업률을 산출하기로 했다.

■ 국세청 DB 활용 시 취업률 3.5%↑= 교과부는 국세청 DB 활용 시 그간 ‘직장건강보험 연계 취업률’에선 잡히지 않았던 1인 창업자나 프리랜서를 포함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이로 인해 대학 취업률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실제 교과부가 내부적으로 국세청 DB를 포함,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대학 취업률이 3.5%p 정도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년제 대학 평균 취업률은 54.5%, 전문대학은 60.7%였다. 이에 따라 내년 취업률 통계에선 4년제 대학은 58%로, 전문대학은 64% 정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대학 취업률 통계에 국세청 DB까지 활용하게 된 배경에는 예술분야 취업자가 있다. 개인레슨이나 프리랜서 형태의 취업이 많은 예술분야에선 기존 취업률 산출방식에 불만을 제기해 왔다. 교과부도 이를 받아들여 작가·화가·배우·학습지교사·보험설계사 등 1인 창업자나 프리랜서를 포함할 국세청 DB를 활용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평균 10개월 정도 소요되는 구직 활동기간을 감안, 매년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취업률을 산출한다. 기존에는 매년 6월 1일자를 기준으로 통계를 산출, 구직기간이 3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매년 연말을 기준으로 취업률을 취합하기로 했다. 다만 이럴 경우 2012년도에 발표하는 취업률 통계가 2011년도를 합산한 결과라 ‘당해 연도 통계’가 아니라는 단점은 있다.

■ 예술계통 취업률 조사는 교과부도 ‘고민’= 최근 예술계열 대학생들이 대학 취업률 평가를 폐지하라고 나서는 등 예술분야의 취업률 산출 개선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교과부도 이에 대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뚜렷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교과부 권현준 취업지원과장은 “국세청 DB로 프리랜서 등이 파악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예술계통을 위한 특별한 대책을 세우진 않고 있다”며 “졸업 후 작품 활동을 하는 경우에도 일정한 소득이 생겨야 취업으로 인정할 수 있다. 취업률 조사에서 예술계통을 어떻게 배려할지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대학평가에서 취업률이 중요한 지표로 부상하면서, 취업률 산정방식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직장건보 DB를 활용한 취업률이 발표되면서 대학 취업률에 상당부분 거품이 끼어 있음이 드러났다. 대학이 자체적으로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취업률을 집계하면서 생긴 거품이다. 대학이 단기계약직이나 일용직으로 일하는 졸업생까지 무리하게 취업자에 포함시키거나 졸업생을 한시적으로 교내 취업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직장건보 DB 연계 취업률이 발표되면서 4년제 대학 취업률은 51.9%까지 곤두박질 쳤다. 지난 2009년 취업률 64%에 비해 10%p 넘게 하락한 것이다. ‘취업에 강한 대학’을 내세웠던 전문대학도 55.6%를 기록, 4년제 대학보다 고작 3.7%p 앞서 머쓱해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학·예술 계통에서 반발하자 교과부는 신학과(종교양성목적대학)는 통계에서 예외로 인정했고, 예술계통 졸업자를 위해 국세청 DB를 활용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 ‘유령 취업률’ 어떻게 거를지도 주목= 그렇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대학의 경우 학생들을 교내에 취업시켜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때문에 올해부터 교내취업률을 따로 산출하고 있다. 이 또한 대학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기초조사를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고용보험 DB를 이용해 이와 대조해 보는 과정을 거친다.

권현준 과장은 “대학에 교내 취업자 현황을 자진 신고하라고 하지만, 대학이 신고하는 취업자 외에 또 다른 취업자가 없는지 찾기 위해 고용보험 DB를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교수가 기업에 학생들을 취업자로 등록시켜달라고 요구하는 등 ‘유령 취업’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금까지 통계의 맹점을 해소하기 위해 진화를 거듭해 온 취업률 산출방식이 또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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