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껴안기 행보 “내년 총선 청년비례대표 뽑겠다”

▲ 홍준표 대표(뒷줄 왼쪽에서 네번째)가 31일 저녁 대학생들과의 타운미팅에서 참석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한나라당이 청년층 민심 얻기에 발 벗고 나섰다. 이른바 ‘2040 맞춤형 정책 혁신’을 위한 첫 발걸음을 뗀 것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31일 저녁 홍익대 인근의 한 맥줏집에서 20대 대학생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청년 공감 타운미팅’을 열어 등록금과 주거문제 등 대학생들의 고민에 대해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다. 홍 대표는 대학생과 청년층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내년 총선에서 청년 비례대표를 뽑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술자리에서 2시간 넘게 대학생들과 격의 없이 이야기를 나눈 홍 대표는 “대학생들이 한나라당을 왜 싫어하는지 듣고 싶다”며 귀를 쫑긋 세웠다.

이에 한 참석자는 “대학을 다니기 힘들어서다. 등록금이나 주거문제 등 대학생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너무 커서 여당이 비판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한나라당이 야권이나 진보세력에 비해 트위터 등 SNS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소통에 있어서나 대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정책을 내놓는 데 있어서나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홍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부터 등록금이 너무 많이 올랐다. 대학생들의 생활 물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은 공감한다”며 “등록금을 줄이는 노력은 계속하겠지만 세금이 투여될 가치가 있는 대학인지 판단해 대학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내년부터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홍 대표는 또 “온라인에서는 야권과 진보세력이 기득권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은 기득권 정당’이라는 낙인 효과 때문에 여당의 친서민 정책이 각인되지 않는 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나라당이 ‘엄한 아버지’ 이미지가 강한 탓에 친구처럼 SNS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야권과 진보세력에 비해 소통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부자정당·집권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데다 그동안 각종 사안에 대한 날치기 통과, 말 바꾸기 등이 논란을 낳아 대학생들이 거리감을 느낀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론을 폈다.

홍 대표는 “한나라당의 전유물로 기억되는 법안 강행처리, 소위 날치기 통과나 각종 말 바꾸기는 민주당에서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잘못으로만 기억되지 않느냐”며 “낙인 효과가 무섭다. 내년 총선에서도 이런 이미지를 벗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내년 총선에서 청년 비례대표 제도를 도입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한나라당에 젊은 피가 수혈돼야 한다는 의견이 옳다. 내년 총선에 젊은이들을 청년 비례대표로 뽑도록 할 것”이라며 “나이 제한은 따로 없다. 단 남자는 군필자로 제한하고 면제자는 안 받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홍 대표는 “젊은이들은 냉소적으로 살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시골에서 못 먹고 못 살며 자랐고 검사생활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지만 한 번도 삶을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적은 없었다”며 스스로의 경험담을 전한 뒤 “젊은이들은 언제나 긍정적으로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