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실련 교수들 예술계열 취업률 평가 폐지를 위한 기자회견

▲ 실용음악과 교수들이 모여 예술계열 학과 취업률 평가 폐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전국 대학 실용음악과 교수 10여 명이 3일 오전 10시 정부중앙청사 인근 커피숍 광화문나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용음악과를 포함한 예술계열 대학을 취업률로 평가하는 행위는 예술을 죽이는 행위’라며 규탄했다.

성명 낭독을 맡은 장기호 서울예술대학 교수는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서 우리나라 대중음악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르는 등 관련 학문과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유독 이를 파괴하는 정책을 펴는 교과부의 작태가 한심하다”며 “△실용음악과 포함 예술계열 대학 취업률 평가 폐지 △전 예술인과 예술학도들에 대한 교과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 △이주호 교과부 장관의 책임 사퇴 이상 세 가지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문화예술계 전체의 거센 반발을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전국대학실용음악교수연합회(회장 이정선, 전실련)는 교과부의 이번 조치에 대해 10월 한 달간 전국 실용음악과 58개 중 51개 대학 1500여 명의 실용음악과 교수들의 반대 서명을 받았다.

또한 16개 대학 1300여 명의 실용음악과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 84%가 ‘취업률 기준으로 실용음악 교육을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답변했으며, 예술계열 학과를 평가하는 올바른 기준을 묻는 문항에는 90%가 ‘예술 활동’이라고 답했다.

마도원 동덕여대 교수는 “일부 대학들은 소속 대학의 만류로 함께 하지 못했지만, 이번 서명지와 재학생 설문조사결과를 교과부에 전달하고 실용음악과 교수들의 결연한 의지를 보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는 장혜진 한양여대 교수와 손무현 한양여대 교수, 김세황 서울예술종합학교 교수 등 대중음악인 겸 실용음악과 교수들이 참석해 예술계열 대학 취업률 평가에 대해 “예술인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무시하는 행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장혜진 한양여대 교수는 “이제 막 졸업하고 음악계 발 내딛는 제자-후배들에게 어떻게 돈을 벌으라고 가르칠 수 있겠나. 취업률 때문에 꿈 대신 취업이나 창업하라고 독촉하는 것은 스스로 예술인임을 포기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손무현 한양여대 교수도 “입시철에는 입시경쟁률 때문에VIP 대접을 받고 교육역량강화사업 등 정부 재정지원 사업에 연계될 때면 낮은 취업률 때문에 천덕꾸러기 신세”라며 “이런 교과부 정책 때문에 정원 감축-구조조정 등 불이익을 받아서야 되겠느냐”고 토로했다.

함께 참여한 강남훈 교수노조 위원장은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의 목표는 취업률이 아니다. 취업률로 평가받아야 할 대상은 고용노동부”라고 지적하며 “예술인들을 비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관행부터 바꾼 다음 취업률로 평가하면 몰라도 현행 무계획적인 정책은 시장만능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미술디자인계열대학장협의회 소속 배동석 홍익대 미대 교수는 “교과부에서 국세청 DB를 통해 예술계열 학과를 배려하겠다고 하지만 여러 가지 오류가 있다”며 “취업률 평가에서 전면 제외하든가 각종 예술가 협회에서 발행하는 회원자격증을 근거로 전업작가로 취직한 학생들을 인정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오전 11시쯤 기자회견을 마치고 교수들은 교과부 정부중앙청사 후문으로 행진했으며, 이정선 전실련 회장과 마도원 동덕여대 교수는 실용음악과 교수들의 서명지와 재학생 대상 설문조사 응답지를 갖고 교과부를 방문, 취업지원과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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