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제 개편에 방학활용 집중교육까지

기업연계형 산학협력교육인 ‘Co-op(Co-Operative Education)’이 뜨고 있다. 학생 취업과 산학협력 중심으로의 체질 변화가 대학가 화두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기업 현장실습을 위한 학제 개편부터 방학기간을 활용한 집중교육까지 한국형 Co-op이 활발해져 주목된다.

Co-op이란 북미·유럽 대학들이 운영하는 일종의 기업 현장실습 제도다. 미국·캐나다 등 Co-op의 역사가 오래된 대학들은 학생들이 재학기간 중 3~6차례 Co-op에 참여하는 고용과 연계된 산학협력교육 제도가 정착됐다. 특히 Co-op을 운영하며 학제를 5년제로 편성하거나 학기도 2학기(semester)·3학기(trimester)·4학기(quarter) 등으로 다양화했다.

13일 고용노동부와 대학들에 따르면 국내에도 이런 움직임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한국기술교육대(이하 한기대)는 최근 3학년부터 기업 현장실습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학제를 개편했다. 기존 2학기제를 봄·여름·가을·겨울 4학기제로 바꾸고, 3~4학년 8학기 중 3학기를 기업 현장실습 학기로 운영하는 내용이다.

그간 산업체 만족도 조사에서 대학교육이 현장의 수요와 괴리됐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으로, 한기대를 시작으로 다른 대학들에도 Co-op이 확산될 전망이다. 노동부는 “단기 현장실습은 단순 업무에 치중하게 되고 산업체와도 체계적 연계가 힘들어 기업과 학생 모두 만족도가 높지 못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국형 Co-op을 도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o-op의 가장 큰 특징은 기업이 자체 인력을 뽑기 위해 운영하는 인턴십과 달리 학생의 경력 로드맵 개발을 위한 상호 매칭(matching)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간도 상대적으로 길어 학생들의 경력 개발이 용이하다. 해외 Co-op의 우수사례를 살펴보면 기업의 수요가 많아 학생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그간 인턴십과 큰 차이점을 느끼지 못해 Co-op이 확산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두산 인프라코어는 Co-op 프로그램을 이수하면 채용 과정에서 서류심사와 인·적성검사를 면제하고 곧바로 면접심사에 응할 수 있는 혜택을 주고 있다.

2005년부터 방학을 활용해 Co-op을 운영 중인 성균관대는 지난해 126명의 학생을 8주간 중국·일본·미국·베트남 등의 해외 Co-op 프로그램에 파견했다. 이 대학 경력개발센터 김성준 주임은 “한국기업 해외법인 뿐 아니라 현지 기업들까지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은 장기 Co-op을 원해 26명은 방학이 아닌 정규 학기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이수했다”고 설명했다.

금오공대 역시 방학기간을 활용한 산업연계형 집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방학기간 동안 학생들이 산업체에서 120시간 이상 교육을 받는 일종의 Co-op으로 인턴십·현장실습 등 기존 프로그램보다 훨씬 강화됐다. 2010년 처음 전자공학부 4학년을 대상으로 반도체-디스플레이 교육과정을 운영해 수료인원 절반 이상이 LG전자 등 대기업에 취업하는 실적도 냈다.

금오공대 관계자는 “기존 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장기 집중교육이 가능해 차별화됐다. 인턴십이나 단기 현장실습에 비해 업무 집중도가 높고 습득도 빠른 게 최대 장점”이라며 “덕분에 취업률도 자연스레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움직임이 활발해지면 학제 자체가 다양하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텍·이화여대 등 몇몇 대학이 시행 중인 학·석·박사 통합 단축과정이 산학협력 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다. 기업 현장실습을 전담하는 Co-op 학기가 추가되고 5년제로 학제가 바뀌는 내용이다. 현장 지식 습득 등의 이유로 5년제로 운영되는 건축 관련 학과들도 롤모델로 삼을 만하다.

실제로 해외 대학들은 5년제 학제와 유동적 학기 운영으로 Co-op을 활성화하고 있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5년제 2학기제(최대 3번 Co-op 실시) △캐나다 워터루대: 5년제 3학기제(최대 6번 Co-op 실시) △일본 모노쯔쿠리대: 4년제 4학기제(6~9개월 인턴십 실시) △스웨덴왕립공대: 학·석사 통합 5년제(6~12개월 기업·연구소 프로젝트 수행) 등이 대표적이다.<표 참조>

이에 대해 김화중 경북대 산학협력단장은 “정부가 산학협력 비중을 높여 취업으로 이어지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기존 관련 사업들과의 연계가 중요하다”며 “학생들이 기업 현장교육을 이수하면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수준부터 시작해 대학 내 산학협력교육 관련 전담조직을 만들어 체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표>주요 선진국 대학의 기업연계교육 특화 사례(자료출처 고용노동부)

국가

(지역)

대학명

주요내용

비고

미국

(북미)

노스이스턴대학

(North-eastern  Univ.) 

· 5년제 2학기(Semester)제, 22.5주

  단위

· 재학기간 중 최대 3번의 co-op 실시

· 전담조직 내 coordinator를 두고 운영

· 102년의 역사

로체스터공대 등 9개 대학 필수 시행

캐나다

(북미)

워터루대학교

(Waterloo Univ.)

· 5년제 3학기(Trimester)제, 16주 단위

· 재학기간 중 최대 6번의 co-op 실시

· 평균 95%의 높은 취업률

· 년 16,000명 Co-op 참여, 54년 역사

온타리오 주정부 세금 공제 혜택

스웨덴

(북유럽)

스웨덴왕립공대

(Royal Institute of Tech.)

· 4개국* 모든 대학이 고용연계형 교육제도**

  *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 학위 프로젝트(Degree Projects) 제도

· 학부, 석사 통합 5년제* 운영

  * 6∼12개월 기업, 연구소 등에서 프로젝트 수행

북유럽 4개국에서 국가적 교육정책으로 시행

독일

(유럽)

베를린응용과학

대학

(Beuth Hoschschule fur Technik)

· 4년제, 2학기제

· Internship제도(3개월)

· 취업률 90%이상 유지

유럽통합학점교류시스템 연계

일본

(아시아)

모노쯔쿠리대학

(ものつくり大學) 

· 4년제, 12주 단위 4쿼터제

· Internship제도(6개월~9개월)

· 이론50%+실습50%의 실학 중심 교육

가나자와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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