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 역량 탄탄, 산단 연계도 끈끈

[한국대학신문 김기중 기자] 교과부가 지난 18일 발표한 ‘세계수준의 전문대학(WCC)’에 전문대학은 물론, 4년제 대학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WCC는 ‘세계에 내놔도 통할’ 전문대학으로, 전문대학 최고의 명예다. 이들은 어떻게 WCC에 선정될 수 있었을까. 4곳의 WCC 대학들은 하나 같이 ‘선순환 구조가 비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 중소기업 겨냥 역량 집결= 경기과학기술대학은 현장적응력이 뛰어난 인재 배출, 시화공업단지 및 인천 남동공단 등 지역 산업단지와의 꾸준한 연계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경기과학기술대학은 중소기업 취업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전문대학으로 꼽힌다. 중소기업을 위한 맞춤형 전문인력을 배출하고, 이들을 주변의 산업단지로 취업시키는 선순환 구조는 다른 대학과의 차별점이다.

손상환 전략기획실장은 “중소기업청과의 산학협력 컨소시엄은 15개로, 여기에서 나오는 수익률은 전문대학 중 최고를 자랑한다”며 “지경부 대학 설립 취지 자체가 중소기업 취업이었고, 교육에서 이를 지향하고 있다. 주변 공업단지들과의 산학협력 역시 끈끈하다”고 설명했다.

4단계 평가인 기업 설문조사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손 전략기획실장은 “기업들과의 관계는 단기간에 어떤 노력을 한다고 오르는 게 아니다”라며 “중소기업이 원하는 교육보다 한 단계 높은 교육을 하고 있고, 학생들의 눈높이 역시 이에 맞춰져 있다. 그래서 4년제 대학 졸업생보다 경기과기대학 학생들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국제화 분야 역시 다른 대학에 비해 돋보이는 부분이다. 경기과학기술대학은 현재 해외 유학생을 국내 전문대학에서 가르친 후 다시 해외 소재 국내 기업에 보내는 ‘해외산업체 연계 외국인 유학생 교육선도 전문대학 육성사업(Global Hub College·GHC)’ 대학 중 한 곳이기도 하다.

■ 취업 위주 조직 개편 돋보여= 경북전문대학은 철저한 지표 관리는 물론, 취업을 위주로 한 조직 개편이 돋보이는 전문대학이다. △간호보건 △공무원 △인문사회 △철도 △식품 △공학 등 6개 계열이 거의 모두 취업 위주의 학과로 구성됐다. 특히 간호보건, 공무원, 철도 등은 취업률이 보장된 인기 계열이다.

취업에 대한 대학의 역량 집결은 최근 단행한 조직개편에서도 알 수 있다. 올해 초 ‘산학취업처’를 발족했는데, 산학협력과 취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게 특징이다. 산학협력단장이 취업처장을 겸임하는 이와 같은 방식은 다른 전문대학에서 찾기 힘든 사례로, 실제로 WCC 평가지표에서 취업은 40%, 산학협력은 30%로 가장 중요한 지표다. 남형천 기획처장은 이에 대해 “다른 대학에서 산학협력단의 역할이 미비한데 경북전문대학은 상당한 권한을 위임했다. 그리고 산학협력과 취업을 연계시켜 취업률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변화는 강력한 리더십에서 나온다는 게 남 기획처장의 설명이다. 남 기획처장은 “최재혁 총장의 강력한 리더십에 따라 5~6년 전부터 지표 관리도 함께 하면서 전체적으로 취업과 산학협력을 중시하는 대학으로 체질을 바꿨다”고 말했다. 남 기획처장은 “지표 관리의 경우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총장은 물론, 부총장과 원로급 교수들의 협력, 그리고 위기의식을 가진 직원들이 함께 나서줘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 몸집 줄이고 특성화 체제로= 아주자동차대의 WCC 선정 비결은 한 마디로 ‘특성화’라 할 수 있다. 구조조정을 통해 입학정원 520여명 정도로 몸집을 줄이고 백화점식 학과 운영을 지양하면서 체력을 길러 지방 전문대학의 한계를 극복했다. 특히 자동차 회사들과의 끈끈한 산학협력은 다른 대학에 비해 큰 장점으로, 자동차 엔진 전문 제작 업체·전국 정비 회사 등과의 수익률에 있어서 전국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류지호 기획팀장은 “1차년도 WCC 대학인 영진전문대학과 주문식 교육에 있어서는 ‘양대 산맥’이라 할 정도로 탄탄한 주문식 교육을 하고 있다”며 “이러한 산학렵력은 현장실습·인턴십으로 이어지고, 또 다시 취업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이번 쾌거를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들어오는 학생들의 열정 역시 강점이다. 류 기획팀장은 “입학정원이 520명에 불과한데 300개 고교에서 학생들이 몰린다. 말하자면 한 고교 당 1~2명 정도 오는 셈으로, 이들은 정말로 자동차가 좋아서 온 학생들”이라며 “열정이 있다보니 중도 탈락률도 낮고, 인성 교육 역시 수월한 편”이라고 말했다. 이런 학생들이 4단계 평가(기업설문 조사)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이야기다.

■ 8년전부터 지표 철저 관리= 한림성심대학은 ‘지표 관리’와 ‘지역 밀착’으로 지방 전문대학의 어려움을  극복했다. 남형우 기획실장은 “취업률 지표를 비롯해 다른 지표들의 변동이 거의 없다”며 “편차가 적은 이유는 그만큼 관리를 잘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남 기획실장의 말대로 한림성심대학의 취업률은 2010년 68.9%, 2011년 70.8%, 2011년 71.6%를 기록했다.

이러한 지표관리가 시작된 것은 8년 전 금승호 총장이 부임하면서부터다. 남 기획실장은 “금 총장께서 ‘지표관리에 만전을 기하라’ 지시했고, 이후 지표 관리를 철저하게 해 왔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 하는 각종 사업에 모두 선정됐다”고 말했다. 지표관리가 대학 행정을 강화시키고, 정부 사업에서 지원금이 들어오면서 대학이 또 다시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됐다. 실제로 한림성심대학은 WCC를 비롯해 교육역량강화사업, 대표 브랜드 사업, LINC 사업에 모두 선정된 ‘4관왕’ 대학이기도 하다.

산학협력 부분에서는 소규모 기업체들과의 끈끈한 유대관계가 돋보였다. 지난 1차년도 WCC 선정대학 7곳과 올해 선정된 4곳 중 공단 지역이 아닌 곳(보건계열은 제외)은 한림성심대학 뿐이다. 지역적으로 열세지만 ‘지역동반성장’을 캐치프라이즈로 걸고 작은 곳들을 집중공략했다.

남 기획실장은 “강원도의 경우 굵직한 공단이 없고 작은 기업들이 많다. 그래서 한림성심대학이 먼저 나섰다”며 “학생들이 작은 기업체라도 취업하도록 독려했고, 그러다보니 취업유지율도 다른 대학에 비해 월등히 높다. 교수들이 땀을 많이 흘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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