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합동분향소 마련…오후 1시 분향 시작

▲ 부산외대 남산동캠퍼스 행정관 2층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

[부산=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17일 저녁 신입생 환영회 장소인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조립식 강당 지붕이 무너져 부산외대 아시아대학 학생 9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 23명이 경상을 당한 참변이 발생하자 해당 대학 본부는 사태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정해린 부산외대 총장은 사고 소식을 접하고는 비상조치로 사고수습대책본부(상황팀장 변기찬 국제교류처장)를 설치했다. 현장에는 부총장과 교학처장을 비롯한 직원 20명을 급파했다.

정 총장은 새벽 1시 학교측의 첫 브리핑에서 “참사를 당한 학생들에 대해서는 향후 대학이 할 수 있는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며 “사고 당시 상황과 원인 등에 대한 정확한 자체 조사는 물론 사고 수습에도 최선을 다 하겠다. 또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부모님들과 학생 여러분께 약속드린다”고 고개 숙여 사죄의 뜻을 밝혔다.

사망자는 인근 울산 21세기 병원에 안치된 상태이고, 유족과의 협의를 통해 인근 침례병원으로 이송하고 있다. 부산외대는 18일 오전 부상이 경미한 70여명의 학생들은 귀가조치했고, 이날 예정됐던 타 단과대학 신입생 환영회는 취소했다. 오후 1시쯤 남산캠퍼스 만오기념관 내에 합동 분향소가 마련돼 조문객들이 분향하고 있다.

송재경 부산외대 대외홍보팀장은 “아직 유족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마무리 되는대로 장례방식과 명예졸업 여부 등에 대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외대 만오기념관 3층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조문객이 묵념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를 두고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리조트 측의 부실한 시설 관리는 물론 대학본부에서 올해 새터에 차량 대여료만 지급하고 최소한의 직원만 파견하는 등 지원과 관리가 허술했다는 비판이다.

이 대학 아시아대 러시아·인도통상학부의 이광수 교수는 1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지난해까지는 신입생 OT를 학교당국에서 지원해 더 좋은 곳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교수들도 모두 참여했는데, 캠퍼스를 이전한 올해는 학교 안에서 하길 원해 멀리서 행사 하는 것을 학교 당국이 반대해 재정지원을 하지 않았다”며 “총학생회 재정상 시설이 더 좋지 않은 곳에서 행사하지 않았나 싶다. 올해에는 저나 다른 동료교수들이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혹은 못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부산외대 관계자는 “이동차량 25대를 지원한 것은 맞지만 재정지원이 적어 숙소 시설이 부실했다는 것은 억측”이라며 “해당 리조트의 숙박비는 근방 숙박시설보다 더 비싸다”고 말했다.

일부 네티즌들의 말에 따르면, 이 리조트는 지난 12일 유례없는 폭설로 인해 다른 예약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예약을 취소할 것을 권유하고 환불했다. 그러나 17일 부산외대 신입생 환영회는 예정대로 강행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무너진 조립식 샌드위치패널로 지어진 이 강당은 지난 2009년 완공한 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부산외대 입학관리팀은 17일 사고가 일어난 후에도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추가합격 문자 메시지를 보내 네티즌들의 구설에 올랐으며, 일부 관계자가 언론에 “총학생회의 단독 행동”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줘 사고 수습과 동시에 논란을 무마하느라 정신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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