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진 교수의 거짓자백에 법원과 학교가 흔들리지 말아야"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학부와 대학원 학생회, 학내 여성단체가 참여한 '서울대학교 교수 성희롱ㆍ성폭력 문제해결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11일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잇단 교수 성희롱·성추행 사건의 사후 조사과정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앞으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조직적인 대응과 대책마련을 약속했다. 

공동행동 측은 우선 강석진 수리과학부 교수의 재판 과정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이들은 "지난달 1차 공판에서 강 교수 측은 뇌수술과 음주 상태를 이유로 기억이 잘 나지 않으나 피해자들의 진술이 거짓은 아닐 것이기 때문에 공소사실은 인정한다고 했다"면서 "이는 몇년 동안 이뤄진 성추행들을 마지못해 인정한다는 뉘앙스로,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 자백"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들은 "지난 6일 2차공판 당시 증거조사에서는 피해자들의 진술서와 문자, 메신저 등 총 84건의 증거가 제시됐다"며 "그 중에는 자신을 여자들을 거느린 한량에 비유하며 기소당한 사실에 대해 배신감을 느꼈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교수 측은 여론을 의식해 법정에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의견서에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다투는 모순된 행동을 보이고 있다"며 공정한 재판을 촉구했다.

공동행동은 나아가 경영대 P교수의 사건에 대해서도 성역없는 수사와 적극적인 해결을 촉구하면서, 구조적 모순과 근본적 개선방안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우리는 권력을 남용하는 이런 성폭력 사건들이 이번에 처음 일어난 일도 아니며, 마지막도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주의를 환기했다. 또 "용기를 내 성추행 피해 사실을 말했다가 오히려 불이익과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 문제제기를 해봐야 바뀔 것은 없다는 무력감 등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석진 수리과학부 교수는 현재 여학생 9명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으며, 다음달 18일 3차 공판이 열릴 예정이다. 이 외에도 서울대는 경영대 P교수가 학생들의 허리에 손을 감고 볼에 입을 맞췄다는 등의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인권센터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제자에게 입맞춤 등을 한 혐의로 피소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P교수는 지난해 서울대 총장 선거에 출마한 12명의 후보 가운데 한 사람이기도 해 공분을 샀다. 그는 여학생들에게 "남자친구와 어디까지 가봤느냐", ""내 애인이 됐다는 건 조상의 은덕이야", "내 볼에 뽀뽀해라"는 등 노골적인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학교측이 수생들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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