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협력 통한 취·창업 현장실습 전문대학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공감대 형성

[한국대학신문 이연희·공현정·최상혁 기자]21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열린 ‘UCN 프레지던트 서밋 2016’ 제3회 콘퍼런스에서 27명의 전문대학 총장들은 산학협력 관련 패널 토론이 끝난 뒤에도 각 대학의 산학협력 성과와 애로사항을 적극적으로 공유했다. 보건계열과 인문사회계열이 강한 대학들은 어려움을 토로하는가 하면, 의지를 갖고 산학협력 성과를 낸 대학들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다잡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이들 대학 총장들은 전문대학의 정체성과 재정 이득 등 향후 전문대학의 생존에 산학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 동의하고, 각 계열별 산학협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상대적으로 산학협력이 용이한 이공계열 외에 인문사회, 보건계열 등의 애로사항을 감안, 향후 보다 적극적인 산학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남식 계원예술대학교 총장 “첨단 기술 현장 취업 지원전략 주효”
“산학협력은 앞으로 전문대가 생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산업기술이나 세상 바뀌는 것에 대해 변화 속도가 느리다는 큰 문제가 발견된다. 지금 정부 4대 개혁 중 하나가 산업기반 개혁이라고 한다. 오늘 기재부 발표 내용 보면 미래성장산업에 올해만 100조를 지원하고 창업에만 10조를 투입한다고 한다. 창업 관련해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을 나누자면, 사실 전문대학 졸업생끼리 모여 창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굉장히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은 다행히 디자인 특성화대학이라 디자이너 1년 1000명 배출하는 대학이다. 어떻게 하면 우리 학생들이 창업과 관련된 일을 할 수 있을까 아이디어를 짜보니 실리콘밸리 벤처창업이 엔지니어 5명에 디자이너 1명이 붙는다. 우리 창업교육은 창업 아이디어 뿐 아니라 IOT, 빅데이터, 드론, 인공지능, 핀테크, 등 산업기술 용어를 아는 디자이너다. 이런 내용의 캡스톤 디자인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전국적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 구글의 구글캠퍼스 등 창업 인큐베이터에서 우리 학생들이 디자인 한 내용을 전시하고, 그들과 함께 기업을 초대해 학생들을 취업시키는 형태로 풀었다. 인문사회 계열도 마찬가지로, 모두 기술개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분위기에서 일하도록 지원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많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허정석 울산과학대학교 총장 “전문대학 맞춤형 산학협력 제도 적극 요구해야”
“산학협력이 일반대학보다는 우리 전문대학에 더 필요한 사업 중 하나인데, (정책 입안시) 우리가 확실히 주장하지 못한 것 아닌지 아쉽다. 유니테크 사업을 들여다보면 특성화고 학생들과 연계돼 있다는 점도 한 예다. 전문대학 교수들도 학문중심 교육을 배웠고, 여전히 직무중심 교육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교육과정도 절반은 학문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다. 따라서 교수들은 산학협력을 통해 직무교육과정을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학교에서는 연구년을 외국보다는 국내 기업체 가도록 권유하고, 학생들에게 뭘 가르쳐야하는지 알아보도록 유도한다. 앞으로 산학협력선도 전문대학(LINC) 사업도 전문대학에 더욱 적합할 수 있는 사업이니 앞으로 더 강하게 압박해 따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아까 산학관 협력 언급이 나왔는데, 미국은 ‘관’은 전혀 관여하지 않고 캐나다는 관여한다. 지방세를 일부 면제해주는 식이라 기업들이 부담을 덜 수 있어 울산광역시에 제안했는데 잘 안 됐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제안하고자 한다.”

■김희진 춘해보건대학교 총장 “보건계열 산학협력, 공업계열에 비해 매우 열악”
“저희가 LINC 사업에 지원했는데 심사위원들이 보건계열은 어렵다고 했다. 그 결과 저희는 사업에 채택 되지 못했다. 간호, 보건계열의 산학협력은 거의 의료기관과 하고 있는데 보건학과들이 많이 생기다 보니 산학 협력을 할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치위생과를 예로 들면, 치과 의원이나 병원에 학생들이 실습을 나가고 거기서 실습을 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채용이 되는데 지금은 실습기관을 유치하는 것 자체가 경쟁이 치열하다. 대학병원에서는 학생들을 무한정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인원수를 제한하기도 한다. 우리 학교 간호학과 학생이 300명이 넘는데 실습기관을 유치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기관을 접촉하고 이 일을 관리하는데 상당한 인력이 필요하다. 또, 근처 지역에서만 할 수 없어 원거리로 갈 때가 있는데 기숙사 문제 등도 야기된다. 앞으로는 응급처치 심폐소생술 교육이라든지 관과 같이 협의해 산업체 요구에 맞게 교육해서 수익을 창출하려 하는데 이것마저도 공업계열과 비교하면 상당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호성 영남이공대학교 총장“우리 학생들도 하면 된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중요하다”
“우리 대학 기계공학과 졸업생들이 쓴 졸업논문을 가져왔으니 한 번 보시라. 프로젝트를 한 학생들은 전부 해당 기업에 높은 연봉을 받고 취직했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가 중요하다. 우리 학생들을 깔봐선 안 된다. 1학년 1학기부터 학생들이 6주 동안 실무 심화교육을 받으면서 학점을 따고 있다. 학교를 다니면서 배운 걸 현장에서 실습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은 차이가 크다. 우리 학생들 할 수 있다.”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 “정부차원에서 보건계열 자격증 따는 방법 간소화시켜야”
“글로벌 현장학습을 다녀왔을 때 취업됐으면 좋겠다. 간호학과 학생들이 4개월간 글로벌 현장학습을 다녀왔다. 한국에서 잘하고 오기만 하면 쓰겠다고 하는데 현실은 와서 다시 자격증을 따야 한다. 자격증 따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독일은 직업교육에서 공부하고 산업체에서 실습하면 바로 간호사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이런 식으로 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도와줘야 한다. 치기공 같은 경우도 미국으로 많이 간다. 취업하기 위해서는 전공심화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4년제를 졸업해야 취업비자가 나온다. 특별한 경우 미국은 치기공 자격증이 없는데도 한국 특유의 우수한 기술로 엄청난 각광을 받고 있음에도 비자문제 때문에 막혀 있다. 이런 부분을 정부 차원에서 나서준다면 더 많은 학생들을 해외로 취업시킬 수 있을 것이다.”

■김숙자 배화여자대학교 총장 “인문사회계열 현장실습 유도 어려워…일률적 지표 지양해야”
“우리나라 현장실습, 산학협력, 취업문제 등은 모두 이공계열에 맞춰져 있다. 그렇다면 인문사회계열은 전문대학에서 필요 없는가. 여기에 대해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대학의 경우 현장실습 비율을 올리기 위해 1인당 많은 돈을 투자한다. 그래도 학생들이 안 간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그 이상의 돈을 버는데 뭐 하러 구애 받으면서 4주 동안 하겠나. 학생들을 강제할 수 없다. 산학협력에 따른 현장실습률을 올리라는 일률적인 지표는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공계 하나만 있는 우리대학의 애로사항도 알아달라.”

■이우권 인덕대학교 총장 “창업사관학교 매출만 60억 원…전문대학도 창업 가능해”
“산학협력이 주로 공과대학 중심이라 들어보려 했다. 아이디어 하나 더 말씀드리면 우리대학 운영 시스템 중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홈커밍 프로그램이 있다. 졸업생이 나가있는 곳에 학생들을 추천해서 데려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을 대학에서 더 신경 써주면 좋다. 또한 학과별로 적어도 30% 이상 산학협력 업체와 MOU를 맺는다. 그 업체를 초청해 발표도 하고 선물도 주면서 인간적인 교류를 가질 수 있는 산학협력의 날을 제정했다. 창업과 관련해서는 전문대학이 창업해서 되겠냐고 하는데 하면 되더라. 우리 전체 창업사관학교 매출이 60억 원이다. 메카트로닉스학과 졸업생들이 그 가운데 50%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 학생은 교육용 프로그램을 개발해 3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일반대학도 못하는 걸 어떻게 전문대학 학생들이 하겠는가, 취업연계를 할 수 있느냐고 생각할 텐데 가능하다는 것이다. 창업사관학교 중에 전문대학은 우리대학이 유일하다. 작년에는 20개 창업선도대학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 모임에서 대학 대표로 발표했다. 이야말로 전문대학 위상을 올리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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