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시흥캠 학생징계 ‘무효’판결 불복, 항소 제기
서울대 시흥캠 학생징계 ‘무효’판결 불복, 항소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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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전 총장 신년사 “소송으로 내몰지 않겠다” 번복
징계 ‘철회’ 아닌 ‘해제’가 낳은 법적 다툼 지속
서울대 시흥캠 조감도. 한국대학신문 DB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서울대가 시흥캠 시위 관련 학생징계가 ‘무효’라는 1심 판결에 항소함에 따라 봉합 양상을 띠던 학생징계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게 됐다. 성낙인 전 총장이 ‘소송으로 내몰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것이 뒤집힌 양상이기에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시흥캠 반대시위 학생 징계 관련 SNS인 ‘서울대 본부는 점거중(이하 점거중)’은 “서울대가 ‘징계처분 무효확인’ 1심판결에 불복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항소장을 23일 제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서울대 시흥캠 반대 투쟁에 참여한 12명 학생들에 대한 징계처분은 모두 무효”라고 판단한 것에 따르지 않기로 서울대 본부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점거중은 “‘학생을 소송이라는 불미스런 공간으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던 본부 약속은 어디로 갔냐”며 ”1심 소송 결과 징계처분위 위법하다는 점은 명백하다. 학생을 또 다시 소송으로 내몰겠다는 본부를 강력 규탄한다”고 했다. “항소를 즉각 취하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서울대가 1심 판결에 불복, 항소하는 것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그림이라고는 할 수 없다. 이미 1심에서 질 경우 항소하겠단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 “학생들이 승소하면 항소를 포기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박찬욱 서울대 총장 직무대리는 “단언할 수 없다. 아직 방침을 정하지 않았다”며 에두른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이번 서울대의 항소는 의외로 다가온다. 학생들을 ‘소송으로 내몰지 않겠다’던 성낙인 전 총장의 선언이 뒤집힌 것이기 때문이다. 7월19일 퇴임한 성 전 총장은 작년 10월 국정감사를 통해 징계 철회를 공언하고, 실제 12월에 징계를 해제하면서 일시적으로나마 ‘화해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후 성 전 총장은 신년사를 통해 “가르침의 대상인 학생을 소송이라는 불미스런 공간으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징계처분 해제를 결단한 교육자적 학자적 고민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1심 판결이 지적한 징계절차 위반이 비교적 명확한 사안이기에 항소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지 않음에도 서울대 본부가 항소를 결정한 이유는 불명확하다. 아직 원고인 학생들조차 항소장 부본을 송달받지 못했기에 서울대가 내세우는 ‘논리’를 확인할 수 없다. 서울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서울대 본부와 학생들 간 벌어지고 있는 법적 다툼의 발단은 재작년 10월 시작해 지난해 마무리된 시흥캠 반대 시위다. 당시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설립이 부동산 사업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대학 공공성을 저해한다며 본관을 점거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대는 이에 학생 12명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다. 8명은 무기정학, 1명은 정학 12개월, 1명은 정학 9개월, 2명은 정학 6개월을 각각 받았다. 

이후 학내 비판, 정치권의 지적 등으로 인해 서울대가 지난해 12월 징계조치를 해제했음에도 지금까지 법적 다툼이 이어지는 것은 ‘해제’의 법적 성격 때문이다. 해제는 징계의 효력을 소멸시키는 것일 뿐 징계 사실 자체를 소급해 없애지 못한다. 때문에 징계를 받은 학생 12명에게 징계가 내려졌다는 사실은 남는다.

학생들이 ‘해제’ 조치에 반발, 징계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자 서울대 본부는 징계를 해제했으니 소송요건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징계처분이 학생들의 법률상 지위에 향후 불리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징계 무효 확인 소송에 의미가 있다고 본 것. 서울대는 이에 대해 “징계 자체를 철회한 적이 없다”며 소송전에 돌입했다.

1심 법원은 학생들에게 내려진 징계가 전부 무효라는 결론을 지난 2일 내렸다. 학생들이 징계위원회에 출석조차 못한 상황에서 내려진 징계 처분은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본 것이다. 당시 법원은 “징계위원회 장소를 알려주지 않아 출석하지 못했고, 의견도 진술하지 못했다”는 학생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계위원들이 학생들이 정당한 사유없이 징계위원회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잘못 인식한 것은 징계처분을 의결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12명 학생들에 대한 징계처분은 모두 무효”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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