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최종선출…새 총장 맞이한 서울대, 어떻게 달라질까
오세정 최종선출…새 총장 맞이한 서울대, 어떻게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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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 강화, 학부교육·입시제도 개선 등…관악RC 단계적 도입
서울대의 새 수장으로 오세정 전 의원이 선정됐다. 오 총장 내정자가 발표한 공약들을 중심으로 향후 서울대의 변화상을 더듬어 본다. (사진=서울대 제공)
서울대의 새 수장으로 오세정 전 의원이 선정됐다. 오 총장 내정자가 발표한 공약들을 중심으로 향후 서울대의 변화상을 더듬어 본다. (사진=서울대 제공)

[한국대학신문 박대호 기자] 27일 서울대 이사회가 3인의 후보자 가운데 오세정 전 바른미래당 국회의원(현 물리천문학부 명예교수)을 제27대 서울대 총장 최종후보자로 선출했다. 교육부 제청과 대통령 임명 등의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총장 자리에 오른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는 상황. 앞서 오 총장 내정자가 발표한 공약들을 중심으로 향후 서울대의 변화상을 더듬어 본다.

■“위대한 전통의 새로운 시작” 겨냥한 핵심목표·세부공약 = 오 내정자는 이번 선거에 뛰어들면서 “위대한 전통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서울대는 더 이상 과거의 영광과 현재 위상에 자족해서는 안 된다. 근본적이고 진취적인 발전계획을 준비해야 한다”며 “위대한 전통은 서울대가 학문적·지성적 권위의 중심을 지키고 공공성을 강화한다는 것을 뜻한다. 세계 일류대학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세계로부터 존경받는 일류대학이 된다는 것”이 오 내정자의 설명이다. 

이를 위한 핵심목표로는 △학부교육 혁신 △정책연구 싱크탱크 △법인화 관련 문제 해결 △글로벌 멀티캠과 대학도시 △행정시스템 수준 향상 △단과대학 자율성 보장 등이 제안됐다.

핵심목표 달성을 위해 제시된 세부공약은 △서울대 공공성 강화 △학부교육 개선 △연구환경 구축 △법인화법 개정 △복지여건 개선 △멀티캠 네트워크와 열린 대학도시 조성 △행정 혁신 △재정자립 기반 마련 등이었다. 

■공공성 강화, 고등학술원 설립, 입시제도 개선 등 = 오 내정자는 공공성 강화를 위한 세부 실행방안으로 분야별 정책지식 산출을 위해 ‘고등학술원’이나 ‘정책지식연구원’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통일·고령화·에너지·환경·혁신기술 등 미래 주요과제를 통합적으로 연구하겠다는 것. 국내외 주요 사안을 다루는 인문사회분야 연구소와 국가경제에 보탬이 될 첨단 과학기술 연구소 지원도 병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여타 공공성 강화방안 중에서는 ‘수월성과 공공성’을 거론하며 개선을 예고한 입시제도가 눈길을 끈다. “입시제도의 잦은 변경과 복잡한 전형방식”이 문제라며 “입시안을 개선하고 안정적으로 유지해 중등교육과정 정상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물론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언급한 것은 아니다. 오 내정자는 지난달 24일과 27일 열린 두 차례의 소견발표회 당시 정시확대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정부안을 따를지, 다른 방법을 선택할지는 많은 사안을 검토해야 결정할 수 있다. 입학관리본부와 상의하고 의견을 모아야 해 확실히 답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신중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어떤 방향으로든 서울대 입시에 전환점이 마련될 가능성은 높다. 2022학년 대입 개편안에 따라 수능전형이나 교과전형 30% 이상이 대학들에 권고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현재 수능전형 비중이 30% 미만이고 학생부교과전형이 없어 변화를 피하기 어렵다. 다만 오 내정자가 밝힌 “1점 높은 학생을 뽑기보다는 중·고교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다면 수능전형 확대가 아닌 다른 방법을 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학부교육 전면 개편, 관악RC 단계적 도입 = 학부교육은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오 내정자는 “학부교육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한다”며 “한국사회는 우수하고 창의적이며 헌신적인 서울대 졸업생을 요구한다. 사회적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학부교육의 내실을 다져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거주형(기숙형) 학부대학인 RC(Regidential College) 도입이 유력하다. RC는 신입생들을 기숙사에 모아 교육하는 체제를 의미한다. 오 내정자는 앞선 소견발표회에서 “고교 때부터 경쟁만 배우고 입학하는 신입생들에게 RC가 필요하다”며 도입 의지를 분명히 했다. 

다만, 전면 도입 등을 예고했던 다른 후보와 달리 ‘단계적 도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 내정자는 지난달 24일 열린 소견발표회 당시 “신림동 고시촌이 없어진다. 건물들을 매입해 작은 규모의 기숙사 여러 개를 만드는 방안을 제안하려 한다”고 했다. 건물 매입과 기숙사로의 전환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할 때 당장 RC가 도입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외 오 내정자가 제시한 학부교육 전면 개편 방안은 △신입생 적응, 학부과정 학력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 실시 △교과목형태 다양화 △창의설계전공 활성화 △교수-학생 상호작용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적극 지원 △교육우수교원 인센티브 강화 △교육석좌교수제도 도입 △학부교육 프로그램 개발기금 확보다. 

이 중 신입생 적응과 학력 불균형 해소를 위한 지원 프로그램은 최근 몇 년간 벌어진 ‘신입생 학력편차’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대에는 물리Ⅱ를 이수하지 않고 공대에 입학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급기야 서울대는 강의 진행에 어려움이 빚어지자 물리 기본강의를 개설해 대학 입학생에게 고교 단계 지식을 가르치는 ‘웃지 못할’ 조치를 취하는 중이다. 

■‘제자리 찾기’ 법인화법 수정, 총장선출제도 개선도 = 오 내정자가 시급히 다뤄야 할 현안으로는 ‘법인화’ 문제가 손꼽힌다. 2020년 지방세 특례법 일몰규정에 따라 법인화 과정에서 받은 재산들에 대한 세금 부담이 임기 중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미 오 내정자는 소견발표회를 통해 “현 예산 구조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국가 예산 받아 연구하는 곳이 다시 세금을 낸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문제의식을 드러낸 상태다.

문제 해결을 위해 오 내정자는 특별위원회를 만들 계획이다. “총액 예산제 도입 등 좋은 성과도 있지만 본래 취지인 자율성 제고를 통한 발전이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법인화 본연의 목적 성취를 위해 법인화법을 수정 보완할 ‘국립대학법인 서울대학교 재정립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실천계획이 있다.

재정립특별위는 법인화법 수정·보완에 더해 총장 선출제도 개혁 임무도 맡을 예정이다. 앞선 선거에서 정책평가 1위를 하고도 이사회 선택을 받지 못한 점에 비춰볼 때 총장 선출제도에 대대적인 수정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직선제’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간선제’나 다름없는 점, 총장추천위의 정책평가 비중이 25%로 인원 대비 상당히 높다는 점 등이 수정이 유력한 부분들이다.

■네트워크 구축과 대학도시 조성 = 오 내정자는 대부분의 전공이 몰려 있는 관악캠과 의대 등이 자리한 연건캠을 ‘과밀한 섬’에 비유하며, ‘글로벌 멀티캠퍼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관악캠을 중심으로 연건캠·수원캠·평창캠·시흥캠을 잇는 캠퍼스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앞서 RC도입 방법으로 언급한 신림동에 더해 관악캠퍼스, 낙성대를 연결하는 ‘대학도시’ 건설 구상도 있다. “주변 생활 공동체와 연계적 발전이 미약하다. 단순 캠퍼스 계획을 넘어 함께 발전하는 열린 대학도시 건설을 지향해야 할 때”라는 이유에서다. 

■재정자립 '핵심' SNU 산학타운  = 공약 실현을 위한 재정 마련 방법 가운데 오 내정자가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SNU 산학타운'이다. 창업센터를 설립하고 첨단 기술기업을 육성하는 산학타운을 통해 특허료 수입 등을 얻겠다는 것이다. 

설립 예정지는 평창캠이다. 오 내정자는 "서울대 예산은 정부출연금 4400억여 원, 연구비 500억여 원, 등록금 1900억여 원, 발전기금 2000억여 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정부출연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실질적 총액 예산제를 추진하겠지만 근본적인 개선책도 필요하다"며 "스탠퍼드대나 칭화대 모델들을 활용해 평창캠에 산학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소견발표회에서 말한 바 있다.

산학타운 구성원으로는 중견·중소기업을 활용할 구상이다. "대기업을 유치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중견·중소 첨단기업 창업 벤트를 만들 생각이다. 시흥캠 주변에는 안산·반월공단이 있고, 송도가 가까워 외국계 기업이 들어오기도 쉽다. 평창캠은 길게보고 투자할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관악캠과 연건캠의 자원을 빼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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