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또는 6월 고등교육 혁신방안 발표
대학가, ‘자율’ ‘공공성’ 강화 주문

[한국대학신문 정성민 기자] 문재인표 고등교육 혁신방안이 베일을 벗는다. 교육부가 고등교육 혁신방안을 5월 또는 6월에 공개할 예정인 것. 이에 대학가는 '정부 주도의 정원감축식 대학구조조정정책 폐지', '반값등록금정책과 국가장학금 개선', '책무성 강화' 등을 주문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현재 고등교육 혁신방향을 고민, 검토하고 있다"면서 "고등교육 혁신의 문제 인식 출발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학이 어떻게 미래인재를 성장시키면서, 우리 사회를 주도할 역량을 키울 수 있느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공동 TF를 통해 고등교육 혁신방안을 정리,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고등교육 혁신방안 수립에 착수하면서 대학가도 다양한 주문을 제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부 주도의 정원감축식 대학구조조정정책 폐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학구조조정정책은 1주기에 대학구조개혁평가로 시행됐고 2주기에 대학기본역량진단으로 변경됐다.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은 2021년에 시행된다.

황홍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내년, 내후년부터 학생 수가 급감하기 때문에 구조조정 속도가 학생 감소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서 "대학구조조정은 시장 원리에 맡기면 된다"고 지적했다.

박용기 전국대학노동조합 대전충청지역본부장은 "대학구조조정정책이 대학 교육을 망치고 있다"며 "평가로 인해 학문이 죽어가고, 교수는 평가보고서 작성에 동원되고, 교직원은 기본업무에 평가사업까지 노동강도가 심하며, 학생들은 충원율과 취업률 지표로 전락했다. 교육개혁을 제대로 실행하기 위해서라도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구조조정책과 함께 등록금 문제가 개선이 시급하다. 교육부는 반값등록금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특히 반값등록금정책과 국가 장학금 Ⅱ유형을 연계시키고 있다. 신현기 전국대학교기획처장협의회장(한세대 기획처장)은 "고등교육 혁신방안에 등록금 인상안과 국가 장학금 Ⅱ유형 손질 방안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면서 "등록금이 11년째 동결되는 상황에서 고등교육 혁신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자원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신현기 회장은 "국가장학금 Ⅱ유형도 교비로 대응자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대학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국가장학금의 경우 Ⅰ유형으로 통합하는 등 제도적 손질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용석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사립대는 재정적으로 열악해지고 있다. 사립대의 재정 악화 제1원인은 대책 없이 대학정책을 만드는 교육부와 정치권"이라면서 "단적인 예로 등록금 인상 불허와 국가장학금의 학생 직접 지급이다. 어느 정권도 이 문제를 쉽게 건드리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대학재정지원사업의 개선 방향도 제시됐다. 황홍규 사무총장은 "생존 가능한 대학을 특성화 방향으로 중점 지원해야 한다. 대학이 상대적으로 비교우위에 있고, 미래산업 수요에 맞춰 시설과 교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재정지원사업이 필요하다"며 "대학혁신지원사업은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또한 대학혁신지원사업이 등록금 동결에 따른 수입 결손분을 보충하기 부족한데 대학혁신지원사업의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의 자율성 확대와 함께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용석 이사장은 "대학의 자치와 자율은 법적으로 보장된 것이다. 그러나 대학의 자율성은 학문과 교육의 자율성을 의미하며, 법을 어기면서까지 마음대로 하라는 의미가 아니다"면서 "대학들의 거버넌스를 민주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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