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지원 선정 청년, 소득 ‘150만원 이하’ 45% 달해
비좁은 주거지, ‘거리’ ‘경제’ 이유로 선택
서울시 “지원사업 통해 청년 주거 수준 향상”
12일 유튜브 통해 ‘서울 청년월세 지원 정책포럼’

'서울 청년월세지원' 사업에 선정된 청년들은 월세로 41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월소득이 123만원인 것에 비하면 무려 30% 가량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자료제공 = 서울시)
'서울 청년월세지원' 사업에 선정된 청년들은 월세로 41만원을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월소득이 123만원인 것에 비하면 무려 30% 가량을 주거비로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자료제공 = 서울시)

[한국대학신문 김홍근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들은 ‘월세지원’을 절실히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에 ‘고주거비’까지 더해진 탓이다. ‘서울 청년월세지원’에 선정된 청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주거비는 평균 소득의 30%나 됐다. ‘기본적인 생계유지’와 ‘주거문제 해소’를 위해서라도 월세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23만원 벌며 월세 41만원…저소득에 고주거비 첩첩산중 = 서울특별시(시장 권한대행 서정협)가 ‘서울 청년월세지원’에 신청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서울 청년월세지원’은 주거비로 고통받는 서울 거주 청년 1인 가구에 월세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준중위소득 120% 이하, 만 19세~39세에 속하는 청년만 신청 가능하다. 선정된 이들에게 최대 10개월 동안 월세 20만원을 지원한다. 

설문조사에는 월세지원 신청자 3만4201명 중 2만2405명이 참여했다. 신청자와 최종 선정자로 나눠 답변을 분석한 결과 월세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청년의 경우 평균소득이 123만6000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기준 도시근로자 1인가구 120% 소득이 월평균 317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4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가장 많은 응답자가 나온 구간은 ‘151만원~200만원’으로 30.6%였으며, △‘50만원 이하’ 23.4% △‘101만원~150만원’ 10.8% △‘51만원~100만원’ 9.7% 순으로 이어졌다. 소득이 150만원 이하인 경우를 모두 합산하면, 43.9%나 됐다. 

이처럼 설문조사 응답자 10명 중 4명이 월평균 150만원 이하를 버는 것과 비교했을 때 ‘서울 월세’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매달 월세로 31만원에서 50만원을 낸다는 응답이 69.7%에 달했다. ‘31만원~40만원’이 36.2%로 가장 많았고, ‘41만원~50만원’이 33.5%로 뒤를 이은 데 따른 것이다. 월세로 ‘30만원 이하’를 내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16.7%에 불과했다. 평균적으로 소득의 30% 가량을 주거비로 지출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보증금을 마련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보증금이 ‘500만원 이하’라는 응답이 49.1%, ‘501~1000만원’이라는 응답이 36.4%였다. 청년들이 낸 평균 보증금은 871만4000원이었다. 

직업군 현황에서는 사무직이 23.3%로 가장 많았다. 다만 무직도 20.4%로 적지 않았다. 무직 비율이 높다 보니 평균 소득 ‘50만원 이하’가 23.4%나 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이 전반적인 평균소득을 낮추는 효과가 일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10명 중 8명 ‘원룸’, 7.3평 이하 66.2% = 주택유형을 묻는 질문에는 ‘단독·다가구 주택’에 사는 경우가 50.7%로 가장 많았다. ‘다세대 주택’ ‘오피스텔’도 각각 22.4%, 15.0%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주택유형만 달랐을 뿐 청년들은 대부분 ‘원룸’에 살았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85.7%가 원룸에 산다고 했다. 기본적인 가구·가전제품이나마 구비된 원룸에 사는 경우가 71.5%로 더 많았지만, 별다른 가구·가전제품이 없는 ‘깡통원룸’에 산다고 답한 경우도 14.2%나 됐다. 

‘원룸’이 주를 이루는 청년들의 주거지는 대부분 비좁았다. 면적을 조사한 결과 7.3평인 24m² 보다 좁다는 응답이 66.2%를 차지했다. ‘14m² 미만’이라고 응답한 청년도 13.6%에 달했다. 

비좁은 환경임에도 현 거주지를 선택한 이유로는 ‘학교 또는 직장과의 거리가 가까워서’(48.3%) ‘경제적인 이유’(41.1%)를 주로 꼽았다. 현 주거공간에 대해 만족하는 비율은 44.8%로 절반 이상이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청년들이 월세 지원 사업에 몰리는 것은 ‘기본적인 생계유지(47.3%)와 ’주거문제 해소‘(36.1%) 등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와 지원 대상 청년들의 주거상황을 종합해보면 대부분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소득 대비 높은 주거비용을 매달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월세지원 사업이 청년들의 주거안전망으로서 실질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청년 목소리 직접 듣겠다” 12일 정책포럼 개최 = 서울시는 월세지원의 효율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12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서울 청년월세지원 정책포럼‘을 열었다.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해 현 사업 현황을 진단하고 내년 사업에 필요한 개선점들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사업 추진 배경과 성과, 정책 발제와 토론회 등으로 구성된 포럼은 오후 3시부터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올해 처음 시작한 청년월세 신청에 모집규모의 7배 가까운 지원자가 몰린 것은 높은 주거비로 고통 받는 청년들의 큰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며 “청년월세 지원 사업이 청년들의 주거수준을 높이는 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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