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식 조사에서 과반 이상 ‘불공정’ 응답
ESG 경영 인식 낮지만 대학 도입 필요성은 공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정치인과 기업인 강세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우리 사회에서 유독 단기간에 깊게 뿌리박힌 ‘불공정’. 대통령이 탄핵됐지만 기득권층의 특혜 논란이 계속되고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해졌다. 그래서인지 대학생들은 한국 사회의 공정성에 계속해서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 사회 의식 조사… 응답자 과반이 ‘불공정 하다’고 답변= 본지가 창간 33주년을 맞아 기획한 사회 의식 조사에서 20대 대학생 응답자들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을 묻는 질문에 48.8%가 ‘대체로 불공정하다’고 답변했다. ‘매우 불공정하다’는 응답은 5.2%로 부정적인 응답이 과반을 넘었다. ‘대체로 공정하다’는 응답은 12.2%에 그쳤다.

공정성 향상을 위해 크게 바뀌어야 할 부분으로는 응답자의 23.2%가 ‘부동산 안정’을 꼽았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실패한 것으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대학생들의 실망감도 커졌다. 뒤이어 응답자의 22%는 공정성 향상을 위해 ‘기회의 균등’을 강조했다.

지난 4월 15일 총선에서 보여준 ‘이대남·이대녀’ 갈등도 청년 세대는 실감하고 있었다. 젠더갈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응답한 사람이 21.8%였다. 그밖에도 ‘정치적 안정’, ‘노동 가치 평가’, ‘교육제도 개혁’ 등이 뒤를 이었다.

생활 의식 조사… 20대 청년세대 재테크 관심, 주식·펀드·암호화폐 투자 답변 눈길= 청년 세대의 재테크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계속되는 불황과 부동산 가격 급등의 영향으로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20대의 투자 열풍도 높아졌다. 주식이나 암호화폐 등 적극적인 투자로 성공한 사례가 조명을 받으면서 실제 투자에 나서는 20대도 늘어나는 추세다. 주식이나 코인은 부동산 투자 보다 상대적으로 접근이 쉽다는 점도 20대의 투자 열풍을 더욱 끌어 올렸다. 이는 고스란히 이번 생활 의식 설문에서도 드러났다.

생활 의식 부문에서 ‘현재 재테크를 하고 있다’는 20대 대학생 응답자는 55%나 됐다. 성별로 보면 남성이 62.4%, 여성은 47.6%였다. 연령별로는 만 25~29세 응답자가 60.8%로 가장 많았고 만 20~24세, 만 20세 미만이 각각 뒤를 이었다.

이들이 주로 하는 재테크 수단은 주식과 펀드가 대세였다. 20대 대학생 응답자의 62.5%는 ‘주식 또는 펀드’에 투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낮은 은행 예·적금에 투자하는 비중은 24%로 의외로 높았다. 암호 화폐에 투자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9.8%로 예·적금 비중 보다 낮았다. 해외 투자를 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2.9%였다.

재테크에 투자하는 금액은 ‘100만원 초과 500만 원 이하’ 구간이 3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50만 원 이하는 31.6%, 50만원 초과 100만 원 이하는 16.4%, 500만원 초과 1000만 원 이하는 11.3%였다. 1000만원을 초과한다는 비율도 8.7%나 됐다.

ESG 개념은 대체적으로 잘 모르지만 필요성 공감… 가장 선호하는 OTT는 역시 ‘넷플릭스’= 최근 이슈에 대한 대학생들의 의식은 어떨까. 경제 분야에 이어 사회·문화·교육에서도 각광 받고 있는 ESG 경영은 대학생들에겐 아직 생소한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ESG 경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6%가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들어는 봤지만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비율도 27.4%나 됐다. ‘어느 정도 개념은 이해하고 있다’는 대답은 12.2%,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는 대답은 11.8%로 나타나 4명 중 1명만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SG 경영의 개념은 분명히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최근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의 변화 등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공감했다. ‘기업의 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를 책정하는 ESG 경영이 대학에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47.8%의 학생들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보통’이라고 답변한 비율은 28.4%, ‘매우 필요하다’고 답변한 비율은 16.4%로 대부분의 응답자가 대학의 ESG 경영의 필요성에 손을 들었다.

다만 대학의 ESG 경영에 따른 등록금 인상에 대해서는 부담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대학이 ESG 경영을 위해 등록금을 인상한다면 어느 정도까지 이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절반이 넘는 57.6%가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10만 원 내외’ 수준의 인상에 대해서는 30.4%, ‘30만 원 내외’에는 9.2%가 이해할 수 있다고 답변하면서 대학의 ESG 경영에 대한 긍정적 반응도 확인할 수 있었다.

생활 조사를 통해 대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도 알아볼 수 있었다. 평소 스마트폰 이용 시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은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앱’으로 응답자의 48.2%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스마트폰 앱 강자였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사용한다’는 응답 비율인 19.8% 보다 2배 이상 높게 나타나 최근 대학생들의 스마트폰 소비 패턴을 가장 잘 드러냈다.

역시 가장 선호하는 OTT 서비스는 넷플릭스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9.8%가 넷플릭스를 선호하는 OTT 서비스로 꼽으면서 압도적인 수치를 보였다. 티빙, 왓챠, 웨이브 등은 6~8%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킹덤’, ‘스위트홈’과 함께 최근 전 세계적인 흥행몰이를 했던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콘텐츠가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면서 그 관심도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국내에 런칭 전인 디즈니 플러스를 선호한다는 답변도 있어 공식 출시 이후 OTT 판도도 기대된다.

인물 선호도 조사… 가장 영향력 있는 국내 인물 ‘이재용 부회장’, 정치 분야 ‘문재인 대통령’= 올해 진행된 인물 조사는 ‘전 분야를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다고 생각하는 국내·해외 인물’과 ‘정치 분야를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다고 생각하는 해외 인물’로 나눠 실시했다.

국내 인물 중 ‘전 분야를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8%로 1위에 꼽혔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1월 수감돼 8월에 가석방 되는 등 논란거리도 있었지만 가석방 이후 ‘청년 일자리’ 약속 등 사회공헌에 적극적인 뜻을 밝히면서 관심도도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 해외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방탄소년단이 14.4%로 뒤를 이었다. 방송인 유재석도 11.8%도 여전한 인기를 보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4%로 공동 5위에 올랐다.

해외 인물 중에서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27.6%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에 선정됐다. 테슬라 열풍을 일으킨 일론 머스크가 24.8%, 빌 게이츠가 7.6%로 기업인들에 대한 영향력이 크게 느껴졌다. 스티브 잡스의 경우 3.2%로 4위를 기록하면서 생존 인물이 아님에도 여전한 영향력을 보여줬다. 5위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3%의 응답율을 보였다.

정치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해외 인물로는 여전히 조 바이든 대통령이 58%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0.4%,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4.4%로 전직 대통령들의 영향력도 높게 나타났다. 4위와 5위는 각각 중국 시진핑 주석과 독일 메르켈 총리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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