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부터 5일간 전국 대학생 500명 대상 설문조사
부동산 이슈로 ‘불공정 화두’ 재점화… 대기업 취업 관심도 여전
재테크·OTT 등 새로운 생활 패턴 트렌드 보이는 MZ세대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올 한 해 대학생들의 관심사는 무엇이었을까. 한국대학신문은 매년 창간 기념일(10월 15일)을 맞이해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 및 인물 선호도 조사’를 실시한다. 대학생 의식조사는 사회, 생활, 교육, 취업 부문으로 구분하며 인물 선호도 조사는 전 분야를 통틀어 영향력 있는 인물과 정치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구분했다.

대학생 의식조사는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 전국 대학생 500명(한국대학신문 대학생평가단 패널)을 대상으로 온라인(모바일·PC), 이메일을 통해 실시됐다. 신뢰수준은 95%, 최대 오차는 ±4.38%다. 응답자 성별 비율은 남녀 동일하며 응답자의 연령대는 만 20세 미만 17.4%, 만 20~24세 72.4%, 만 25~29세 10.2%다. 응답자의 전공 계열은 인문·사회 분야 41.2%, 자연·공학 분야 49.2%, 예체능 9.6%다.

■ 사회 의식 조사= ‘공정성’은 올해도 대학가의 화두였다. 2019년부터 이어져 온 조국 전 장관 자녀들의 입시 논란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고 곽상도 의원의 아들이 대리 직급으로 받은 퇴직금이 50억 원으로 알려지는 등 최근까지도 불공정 사례가 지속된 탓으로 보인다.

대학생들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에 대해서 응답자의 48.8%가 ‘대체로 불공하다’고 응답했다. 불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바뀌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23.2%가 ‘부동산 안정’을 꼽았다. 이어 ‘기회의 균등’과 ‘젠더 갈등’, ‘노동 가치 평가’, ‘교육제도 개혁’, ‘세대 갈등’, ‘기타’ 순이다.

■ 생활 의식 조사= 올해 설문에서는 지난해에는 볼 수 없었던 항목이 생겼다. 생활 의식 조사 부문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의 생활 패턴을 알아보기 위한 항목으로 경제·사회·문화적 소비 트렌트를 새롭게 구성했다.

학생들은 재테크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재테크를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가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여성 보다는 남성, 1·2학년 보다는 3·4학년이 재테크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학생들이 재테크에 투자하는 금액의 규모로는 ‘100만 원 초과 500만 원 이하’ 구간이 33%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 많은 구간은 ‘50만원 이하’로 31.6%의 응답율을 기록했다. 그 외에 1000만 원을 초과해 투자한다는 응답 비율도 8.7%나 됐다.

가장 많이 활용하는 재테크 수단은 주식과 펀드였다. ‘주식 또는 펀드’에 투자한다는 비율이 62.5%로 가장 높았다. 암호 화폐에 대한 관심은 높지만 실질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는 비율은 9.8%로 낮게 나타났다. 암호 화폐가 갖는 불안정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제 분야에서 새로운 화두로 떠오른 ESG 경영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기업의 재무적 요소 외에 환경, 사회책임,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ESG 경영 트렌드는 경제 분야뿐 아니라 최근 대학에서도 속속 도입하고 있는 움직임 중 하나다. 대학이 가진 공공성이 점차 중요해지면서다.

대학생들의 ESG 경영에 대한 인식 자체는 낮았지만 필요성은 높게 평가했다. ‘ESG 경영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는 물음에 48.6%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응답했고, 27.4%는 ‘들어봤지만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다만 ESG 경영이 갖는 사회적 책임 요소를 대학에서도 실현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7.8%로 나타났다. ‘매우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16.4%였다.

다양한 OTT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대학생들의 문화 소비 패턴도 달라지고 있었다. 기존에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SNS 플랫폼이 인기였다면 최근에는 넷플릭스, 유튜브, 왓차 등 영상 기반의 OTT 서비스를 더 선호했다.

‘평소 스마트폰 이용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은 무엇인가’라는 문항에 48.2%가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 앱’을 꼽았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은 SNS는 2위를 기록했지만 비중은 19.8%로 1위와 큰 차이를 보였다.

가장 선호하는 OTT 서비스는 넷플릭스로 응답자의 무려 70%의 지지를 받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영화 상영 기회가 감소한데다 전통적인 TV 지상파 콘텐츠에 한계를 느낀 젊은층의 수요가 볼거리가 다양한 OTT로 모아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한국 콘텐츠의 영향도 상당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 교육 분야 조사=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의 여파는 상당했다. 코로나19로 대다수의 대학에서 비대면 교육을 실시하고 있었다. 전면적으로 비대면 교육을 실시하는 곳은 29%, 일부 실습을 제외한 대부분 비대면 교육 실시는 39.4%였다. 대면 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병행하는 곳까지 더하면 비대면 수업 비중은 95%가 넘는다.

비대면 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시대 비대면 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대체로 만족한다’는 응답이 33.6%로 ‘대체로 불만족 한다’는 응답인 20.2%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1학기 비대면 수업에 대한 불만족도가 만족도를 훨씬 상회했던 것과 비교하면 긍정적인 변화다.

비대면 교육의 장기화를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비대면 교육에 있어 가장 먼저 개선돼야 할 부분’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8.8%는 ‘강의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꼽았다. ‘원격 인프라의 업그레이드(21%)’ 보다 콘텐츠의 질적 강화를 더욱 강조한 셈이다. ‘교수자의 강의 기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답변도 20.8%로 3번째로 높게 나타났다.

온·오프라인 수업을 두고서는 온라인 수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오프라인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36.4%, ‘온라인 수업으로 해야한다’는 의견이 35%로 온라인 수업 초반 학생의 학습권 침해에 대한 논란은 어느 정도 가라앉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오프라인 수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28.6%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제 대학은 합리적인 학습 방안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최근 대학에서도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메타버스에 대해서도 대학생들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가상현실 플랫폼 메타버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어느 정도 개념은 이해하고 있다’는 답변이 37.4%로 가장 높았다. ‘들어는 봤지만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대답은 35.2%로 70% 이상의 학생들은 최소한 메타버스의 기본 개념은 인지하고 있었다.

메타버스가 강의에 적용된다면 어떨까. 이에 ‘보통’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3%였지만 ‘대체로 만족’이라는 응답이 30.8%로 뒤를 이었다. 이는 온라인 수업을 선호하고 있는 현재 시점과도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상용화 단계가 아님에도 빠르게 온라인 수업에 적응한 대학생들의 메타버스에 대한 긍정적 선호도도 높게 나타난 것이다.

■ 취업 분야 조사= 코로나19로 취업 시장이 잔뜩 얼어붙어 있는 요즘 학생들의 취업 선호도는 여전히 대기업과 공기업 등에 집중 됐다. ‘취업할 경우 직업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 꼽는 것은 ‘급여’로 31.1%의 응답자가 선택했다. ‘안정성’이라고 대답한 응답자 비율은 16.7%로 두 번째로 높게 나왔다. 근무 분위기(16.6%)와 적성과 능력(14.7%)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시 선호하는 기업군’은 삼성·LG 등 대기업이 24%로 1위를 기록했다. 직업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급여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한전·공항공사 등 공기업은 2위를 기록했지만 대기업 등과 별 차이 없는 23.8%의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네이버·카카오 등 IT 신화를 기록한 기업들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최근 스타트업 지원이나 창업 프로그램이 많아지긴 했지만 신생 기업인 스타트업에 대한 선호도는 5%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반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답변은 높지 않았다. 응답자의 63%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1개만 하고 있다는 답변이 29.4%, 2~3개를 병행한다는 비율이 7.2%로 뒤를 이었다.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할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사이트는 ‘알바몬’으로 응답자의 과반이 넘는 55.2%가 선택했다.

■ 인물 영향력 조사= 올해 인물 영향력 조사는 ‘전 분야에서의 영향력 있는 인물’과 ‘정치 분야에서의 영향력 있는 인물’ 두 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했다.

전 분야를 통틀어 가장 영향력 있다고 생각하는 국내 인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위로 선정됐다. 응답자의 21.8%가 이재용 부회장을 꼽았다. 뒤를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20.2%로 2위, 가수 방탄소년단이 14.4%로 3위, 방송인 유재석 씨가 11.8%로 4위,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범수 카카오의장이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정치·사회·경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해외 인물에서는 올해 초 당선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6%로 1위를 기록했다. 일론 머스크,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이 뒤를 이어 순위에 올랐다. 주요 경제 인사들이 순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정치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해외 인물로는 조 바이든이 꼽혔다. 응답자 58%가 조 바이든을 선정했다. 뒤이어 도널드 트럼프, 버락 오바마 등이 각각 2위, 3위에 오르면서 미국의 전 대통령들도 여전한 영향력을 드러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