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내년 한경대·한국복지대 통합 확정
내년 3월 1일자로 ‘한경국립대학교’로 출범
경주대·서라벌대 논의 시작…반응은 부정적

사진=한경대
사진=한경대

[한국대학신문 김의진 기자] 경기 안성시의 국립대인 한경대와 경기 평택시 소재 국립 전문대인 한국복지대 간 통합이 확정됐다. 이와 함께 최근 같은 재단 산하의 일반대인 경주대와 전문대인 서라벌대 간 통합 논의에도 시동이 걸렸다. 교육계에선 한경대·한국복지대 통합을 계기로 주춤해졌던 대학 간 통합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경기 안성시의 국립대인 한경대와 경기 평택시 소재 국립전문대인 한국복지대 간 통합을 확정했다. 국립대 간 통합은 이미 지난해에 경상대·경남과기대가 통합하며 경상국립대가 출범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통합은 국립 일반대·전문대 간 통합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교육부는 최근 국립대통폐합심사위원회 제9차 회의를 열고 이들 두 대학의 통합을 확정했다. 교육부가 두 대학 간 통합을 확정함에 따라 이들 대학은 올해 입시에서부터 통합대학으로서 내년 신학기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한경대·한국복지대는 올해 초 교육부에 통합 신청서를 제출했다. 대학 간 통합안에 따르면 대학 본부는 현재 한경대가 있는 안성 캠퍼스에 두는 방안이 유력하다. 1개 대학, 2개 캠퍼스, 18개 학부 체제로 운영된다. 안성 캠퍼스 13개 학부, 평택 캠퍼스 5개 학부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한경대·한국복지대 통합 대학명은 지난 25일 교육부 승인을 받아 최종적으로 ‘한경국립대학교’로 확정돼 내년 3월 1일자로 새롭게 출범하게 됐다.   

■ 통합 추진 2년 만에 성사…지역사회 봉합이 최우선 과제 = 한경대·한국복지대 간 통합이 추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두 대학은 지난 2020년 5월에 구성원 투표, 6월 대학통합 합의서 체결 등을 거치며 통합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안성시와 지역사회는 두 대학의 통합을 반대했고 국립대학통폐합심사위원회는 이에 지난 2년 동안 통합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3월 초 안성시가 교육부에 조건부로 찬성 의견을 제출하면서 통합대학 추진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안성시가 교육부에 제출한 의견서에는 △대학·지역사회 상생협의체 구성 △한경대 주요 학과 평택 캠퍼스 이전 반대 △신설 학과를 안성에 우선 배치 △대학 시설을 지역사회와 공유 등이 조건으로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안성시와 지역사회는 한경대·한국복지대 통합을 반대하며 주요 학과의 평택 캠퍼스 이전을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꼽고 있다. 지난 2020년 안성시민들은 두 대학 통합 소식을 접한 뒤 교육부에 2만6000명의 서명이 담긴 통합 반대 성명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경대·한국복지대 관계자는 통합대학 체제에서 주요 학과의 평택 캠퍼스 이전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원희 한경대 총장은 “안성시로부터 위원 추천을 받아 지역상생협의체 구성을 준비하고 있다”며 “대학 통합에 있어 안성시·시민단체·대학 간 소통을 계속해 대학 발전의 공동 파트너로 함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경주대·서라벌대 통합 논의 시동…교육계 전망은 부정적 = 한경대·한국복지대 통합이 급물살을 타며 확정된 가운데 최근 주춤했던 대학 통합 움직임이 교육계로 확산하고 있다. 같은 재단 산하의 일반대인 경주대와 전문대인 서라벌대가 통합 논의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교육계에선 두 대학의 통합은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학교법인 원석학원 산하의 경주대·서라벌대는 지난 11일 교육부에 대학 통폐합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두 대학은 당장 내년부터 통합대학으로서 신입생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주대 관계자는 “통폐합을 추진하기 위해 대학 설립자·이사장, 총장·교무위원회, 학생회·노조·총동창회 등 구성원 동의서와 함께 승인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두 대학은 지난 2018년 이미 통합을 한 차례 추진했지만, 당시 교육부가 이를 허가하지 않으면서 무산된 바 있다. 원석학원은 지난 2017년 교육부 종합감사 결과 재단 비리가 드러나며 재정지원제한, 임시이사 파견 등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교육계에선 두 대학 간 통합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교육부 출신 교육계 관계자는 “통합을 추진하는 대학이 재정지원제한대학일 경우 통폐합 신청을 할 수 없다는 지침이 결국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며 “교육부 종합감사 지적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통폐합 승인을 받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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