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제주대 등 시·기업과 협약 체결 등 협력 체계 구축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공간 대학 내 유치로 사업 기대감↑
올해 사업 최종 2곳 선정…수도권·세종 제외 지역 가점 부여

강원대 산학연혁신허브 조감도. (사진= 교육부)
강원대 산학연혁신허브 조감도. (사진= 교육부)

[한국대학신문 이지희 기자] “보다 많은 대학이 자체 혁신을 통해 지역에 공헌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과 같은 기회를 대폭 늘려주기를 건의한다.”

지난달 열린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에서 부구욱 영산대 총장은 대통령 인수위원에게 이런 당부를 전했다. 부 총장은 혁신파크 사업에 대해 “지자체와의 협력을 얘기하는 상황에서 지역경제를 선도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지자체 대학이 함께 협력하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여기에 맞는 사업이 바로 혁신파크 사업”이라고 부연했다.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이 지역혁신플랫폼 사업, 링크 3.0 등과 함께 지역 대학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지역 대학들 간의 유치 전쟁도 치열하다.

■ 전북과 제주, 치열한 사업 유치 물밑 전쟁…지자체·기업과 맞손 = 현재 전북과 제주 지역에서는 혁신파크 사업 유치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이들 지역은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에 미선정된 지역이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전북대는 지난달 전주시와 손을 맞고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 추진을 통한 융·복합 인재양성과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도시재생사업 부지와 편의시설 등 상호 인프라를 공동 활용하는 데 동의했으며 개발과 관련한 도로교통, 진출입로, 생활·편의시설 등 지역 정주여건 조성에 협조하기로 했다.

김동원 전북대 총장은 “대학 유휴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고밀도 산학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고 다각적인 활성화를 통한 발전의 기회”라며 “전북대가 보유한 연구역량과 자원을 적극 활용해 혁신파크 사업의 지속가능한 상호협력 체계 구축에 노력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원광대는 익산시와 협력해 사업 유치에 뛰어들었다. 원광대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대학으로 학생 이탈 현상 극복을 위한 ‘캠퍼스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익산시 역시 혁신파크 사업 지원을 통해 지역 혁신기업 육성과 맞춤형 일자리 창출 등을 적극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제주대 역시 혁신파크 사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대학 중 하나다. 제주대는 사업 유치를 위해 캠퍼스 내에 연면적 1만3000㎡에 달하는 데이터센터 전용설비를 갖춘 혁신허브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LG CNS 등과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제주대 측은 “혁신파크는 대학 유휴부지를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해 기업시설과 창업지원 시설, 주거·문화시설 등을 유치하는 사업”이라면서 “수년 간 데이터센터는 지자체를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 추진됐음에도 성공하지 못해 도내에는 하나도 없는 실정”이라고 데이터센터 유치 배경을 설명했다.

물론 혁신파크 사업 참여에 이들 지역만 관심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창원대와 단국대 천안캠퍼스도 혁신파크 사업에 지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창원대는 ‘유니콘밸리 캠퍼스 혁신파크’라는 명칭으로 2025년까지 총사업비 504억 원을 투자해 스마트제조혁신공간과 창업·벤처공간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단국대 천안캠퍼스는 캠퍼스 유휴부지 12만7650㎡ 공간에 소재부품장비분야와 바이오분야를 융합한 ‘에너지·소재부품·바이오헬스 혁신파크’를 추진한다.

한양대 에리카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 착공식. (사진= 안산시 홈페이지)
한양대 에리카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 착공식. (사진= 안산시 홈페이지)

■ 기업이 대학 안으로…혁신파크 활용 사례 = 이처럼 대학들이 혁신파크 유치에 공을 들이는 이유 중 하나는 대학이 기업과 손잡고 최첨단 인프라 구축은 물론 산학협력의 전초기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지난해 12월 카카오 1호 데이터센터가 착공에 들어갔다. 카카오 데이터센터는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급인 하이퍼스케일을 자랑한다.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 혁신파크 내 1만8천383㎡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2만9천923.68㎡ 규모로 들어서며,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함께 조성되는 산학협력동은 지하 1층, 지상 6층에 연면적 1만4천155.8㎡ 규모다.

시는 카카오 데이터센터의 입주로 산학협력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체 조성 공간의 3분의 1은 주민들이 첨단산업을 체감하고 체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과 투어 공간이 들어서는 등 지역상생을 위한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 막 삽을 뜬 강원대 캠퍼스 혁신파크는 총 사업비 504억 원을 확보해 산학연혁신허브를 올해 안에 착공하고 2023년 하반기 문을 열 예정이다. 산학연혁신허브는 지상 8층, 총면적 2만2300㎡ 규모로 조성된다. 강원대는 이곳에 창업 기업 150개를 유치해 연 매출 1500억 원, 일자리 900개를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혁신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호영 창원대 총장은 “캠퍼스 혁신파크 유치와 수행을 통해 제조혁신 선도 ICT기업과 전문인재 양성으로 청년인재들의 취·창업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광역권 산업 융합의 거점 인프라 조성을 통해 지역 경제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올해 혁신파크 사업 최종 결과 6월 발표…2곳 선정 = 교육부는 지난 3월 ‘2022년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 공모를 시작했다. 혁신파크 사업은 교육부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3개 부처가 공동으로 혁신 스타트업 육성을 통해 대학을 지역성장의 거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이다.

입지가 좋은 대학의 유휴 부지를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고 각종 기업시설과 창업지원시설, 주거 및 문화시설을 설치한다. 이곳에서는 정부의 다양한 기업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해 대학을 지역의 혁신성장 거점으로 육성하게 된다.

지난 2019년 첫 사업 조성방안 발표 후 2차례 공모를 거쳐 강원대, 한남대, 한양대 에리카, 경북대, 전남대 등 총 5대 대학이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운영되고 있다. 올해 사업은 지난 4일로 신청서 접수를 마감했고 6월 초 최종 2개 대학을 선정한다.

특히 올해는 사업 조기 추진을 위해 ‘산업단지로의 개발타당성’ 평가배점을 강화했고, 지역균형발전 측면을 고려해 수도권과 세종을 제외한 12개 시도에 대해 균형발전가점을 부여하기로 해 지역 대학들의 관심이 더욱 쏠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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